주간동아 1156

2018.09.19

추석 때 놀자 | 게임

‘덕내’ 폴폴 기자 추천 시간 ‘순삭’ 게임 Best 6

  • 입력2018-09-18 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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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더 잘 먹는다는 말처럼, 게임도 해본 사람이 더 잘 안다. 틈만 나면 게임에 몰두하는 ‘겜잘알’ 두 기자가 각자의 취향에 맞춰 연휴든, 주말이든 시간 ‘순삭’(순식간에 삭제)할 수 있는 모바일 및 콘솔 게임을 추천한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향이라면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기 전 한번쯤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다들 중독성이 강하니 말이다. 해봐서 하는 말이다. 일부 게임은 ‘현질’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구 기자가 추천하는 스마트폰 게임
    돈이 없어? 무과금도 괜찮아

    #아직도 이 명작을 못 해봤다면? 이제 해봐, 
    무료니까 ‘회색도시’ ‘회색도시2’  

    [사진 제공 · 네시삼십삼분]

    [사진 제공 · 네시삼십삼분]

    아니, 이 ‘갓게임’이 무료라고? 플레이에 몰두해 단숨에 주말을 사라지게 만드는 국내 게임 제작사 네시삼십삼분의 모바일 어드벤처 게임 ‘회색도시’ 시리즈. ‘검은방’ 시리즈로 유명한 수일배(본명 진승호) 디렉터가 제작 총괄을 맡아 복수, 배신, 죽음의 미스터리 군상극을 주제 삼아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그려낸 수작으로 각각 2013년, 2014년 출시됐다. 2편은 1편의 프리퀄이다. 제작사 측은 “고객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올해 3월 서비스 전면 무료화를 진행했다. 1편의 경우 7만 캐시, 2편은 60만 캐시가 지급돼 돈을 내지 않고도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아쉽게도 ‘회색도시’ 시리즈를 만든 주요 인물들이 퇴사함에 따라 3편이 나올 가능성은 요원해졌지만 1, 2편만으로도 추석 연휴 내내 장대한 인간 군상극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여느 게임과 달리 배드 엔딩을 보는 것도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 주인공의 시점은 수시로 바뀌는데, 잘못된 선택을 해가며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모든 배드 엔딩을 모으려면 이것저것 눌러보고 일부러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게 필수다. 성우진이 빵빵한 데다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것처럼 명연기까지 즐길 수 있으니 꼭 목소리 파일까지 다운로드하자. 구글 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훈남들이 수시로 전화와 문자! 중독성 최고 
    ‘수상한 메신저’ ‘러브앤프로듀서’  

    [사진 제공 · 체리츠, 페이퍼게임즈]

    [사진 제공 · 체리츠, 페이퍼게임즈]

    당최 스마트폰을 놓을 수가 없다. 언제 어떤 ‘훈남’으로부터 어떤 ‘연락’이 올지 모르기 때문. ‘수상한 메신저’는 국내 게임 제작사 체리츠에서 만든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러브앤프로듀서’는 ‘아이러브니키’로 유명한 중국 게임 제작사 페이퍼게임즈에서 만들어 한중일에 서비스하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두 게임은 다른 듯 닮았다. 여러 명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여자 주인공이 공략하는 큰 틀은 같다. ‘수상한 메신저’는 국내만큼이나 해외, 특히 영어권 팬이 많이 하는 편이다. 한국어에서 영어로 언어 설정을 변경하면 모든 대사를 영어로 즐길 수 있다. 게임하면서 영어공부까지 한다고 우길 수도 있다. 강수진, 김영선, 김장, 이호산, 심규혁, 신용우, 양정화, 이현진 등 주연급 성우들이 한데 모여 연기 대잔치를 벌인다. 성우들도 “이렇게 긴 녹음 시간은 처음이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보이스가 많다. 실시간으로 ‘단체 채팅방’이 열리고, 수시로 전화가 걸려와 실존 인물과 소통하는 느낌이 든다. 무료 버전인 ‘캐주얼 스토리’에서는 3명을 공략할 수 있다. 다른 멤버를 공략 가능한 ‘딥 스토리’와 ‘어나더 스토리’는 유료 아이템인 ‘모래시계’를 구매하면 오픈할 수 있다. 새로 추가된 ‘크리스마스 스토리’와 ‘만우절 스토리’도 마찬가지로 ‘모래시계’를 소모해 플레이할 수 있다. 



    한편 ‘러브앤프로듀서’는 최근 게임업계에서 심심하면 불거지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이 게임이 ‘수상한 메신저’와 다른 점은 남자 주인공들의 사진 카드(가챠)를 뽑는 시스템이 있다는 점. 카드는 레벨을 올리고 진화시키면 다른 일러스트로 바뀐다. 어떤 카드를 뽑으면 캐릭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업데이트되기도 하고,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레어 카드’를 뽑고자 100만 원 이상 지급한 유저도 있는데, 높은 등급의 카드가 나오지 않자 확률 조작 의혹이 일었다. 

    이에 게임사 측에서는 사과와 함께 다급히 아이템을 퍼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런 외적인 문제를 제외한다면 아이템을 한껏 퍼주는 현 시점이 게임을 시작할 적기다. 유려한 이미지와 네 남자의 멋진 목소리를 한국과 일본 성우 두 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 CG를 모으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게임이다. 눈과 귀가 동시에 호강할 수 있다. 

    무료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현질’을 하면 확실히 플레이가 편하다. ‘수상한 메신저’는 ‘모래시계’가 있으면 날짜를 건너뛰거나 지나간 채팅창에 참여 가능하고, ‘맥스 스피드’(채팅 빨리 감기) 이용권을 사면 채팅을 빠르게 넘길 수 있다. ‘러브앤프로듀서’는 ‘루비’를 충전하거나 ‘특권’을 한 달 정액 결제하면 빠른 플레이 속도와 2배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지르느냐 마느냐는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 구글 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심들은 은퇴해도 죽지 않아, 
    내 마음속에 살아가! ‘심즈 모바일’  

    [사진 제공 · EA]

    [사진 제공 · EA]

    ‘대체 언제 적 심즈야’라고 해도 ‘심즈’가 계속 살아남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초창기 컴퓨터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던 EA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가 심즈 4의 기본 골격을 갖고 ‘심즈 프리플레이’에 이어 ‘심즈 모바일’로 출시됐다. 8월 21일부터 국내에서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심을 만들고, 집을 꾸미고, 패션을 바꾸고, 취미와 직업을 바꾸는 것도 게임 내 화폐인 시몰레온을 모으면 무료로 진행할 수 있다. 종종 가구세트를 ‘특가’에 사라는 팝업이 뜨지만 무시하면 그만이다. 

    예전 심즈 시리즈에서는 심들이 시간이 지나면 배고파하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어 하는 등 기본 욕구를 표현하고 이를 채워줘야 했다면 ‘심즈 모바일’은 샤워나 수면으로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것 외에는 따로 할 일이 없다. 발 빠른 사람은 벌써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과 최대한 유사하게 만든 심들로 가족을 구성했다. 기존 심즈 시리즈보다 이목구비나 체형을 더 세밀하게 수정할 수 있는 기능 덕이다. 기자는 회사 사람들로부터 모티프를 따와 각각의 심에 이름을 붙였다(채널A에 파견 간 여기자의 외형을 딴 심의 이름은 ‘비토우(Be.T.ow)’다). 

    단,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려면 돈이 필수다. 아무리 사랑으로 충만한 관계여도 특정 레벨에 도달해야 결혼 미션을 실행할 수 있고, 2인용 침대나 아기 요람, 기저귀 교환대 등을 구매하지 않으면 강제 ‘딩크족’으로 살아가야 한다. 몇몇 아이템은 시몰레온으로 구매 가능하지만, 결제를 해야만 살 수 있는 아이템도 있으니 잘 살펴보고 현명하게 지르자. 개인적으로는 ‘심즈 모바일’을 하면서 미션 완료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면 같은 회사에서 만든 ‘심시티’를 플레이해보라고 추천한다. ‘심시티’에서 공장을 돌리고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심즈 모바일’로 돌아가 플레이하다 보면 끝나지 않는 게임의 뫼비우스 띠가 만들어진다. 구글 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박 기자가 추천하는 콘솔 게임
    게임기 종류별 추천! 물론 덕후라면 집에 다 있겠지?

    #PS4 - 솔직히 영화보다 재밌다니까, 
    마블 ‘스파이더맨’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슈퍼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는 유치해서 안 봐.” 근 10년간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어졌다.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 시리즈가 평단과 관객을 모두 만족시켰기 때문. 최근에는 슈퍼히어로를 다룬 게임도 화제다. ‘배트맨 : 아캄 시리즈’ ‘인저스티스2’ 등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게임이 명작 반열에 올랐다.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영화계에서는 마블의 슈퍼히어로가 강세라면 게임계에서는 ‘DC’의 슈퍼히어로가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9월 7일 발매된 ‘스파이더맨’을 시작으로 게임에서도 마블의 반격이 시작됐다. 출시 전 공개된 게임 웹진 ‘메타크리틱’의 평점은 100점 만점에 87점. 히어로 게임계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배트맨 : 아캄 시리즈’와 비슷한 점수다. 역대 스파이더맨 게임은 물론, 마블 캐릭터가 주인공인 게임 중에서도 최고점을 기록했다. 

    오픈월드 액션 장르로, 플레이어가 스파이더맨이 돼 미국 뉴욕시의 악당과 맞서는 내용이다. 스토리도 탄탄하지만 무엇보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액션이 즐겁다. 게다가 영화와 달리 플레이어의 조종에 따라 스파이더맨이 움직이니 즐거움은 배가된다. 오픈월드 장르인 만큼 거미줄을 타고 뉴욕 전역을 누비는 것도 큰 재미다. 솔직히 영화보다 게임이 재밌다. 게임 속 스파이더맨은 사진도 잘 찍는다. 포토 모드로 게임 속 풍경과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도 있다. 이미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영화 포스터 같은 스파이더맨 사진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온다. 연휴 때 콘솔을 장만해 스파이더맨이 돼 뉴욕 여행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콘솔 가격이 비싸다지만 뉴욕 왕복 항공권보다 쌀 테니 말이다.

    #Nintendo- 고인물, 뉴비 할 것 없이 즐거웠다, 
    ‘마리오 테니스 ACE’

    [사진 제공 · 한국닌텐도]

    [사진 제공 · 한국닌텐도]

    명절 연휴에 가장 걱정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집에 오는 친척 아이들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이 방, 저 방을 들쑤시고 다니며 피겨나 만화책 등 수집품에 관심을 보이면 곧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해결책은 하나뿐. 아이들의 관심을 돌릴 대상이 필요하다. 

    6월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 독점 타이틀인 ‘마리오 테니스 ACE’(ACE)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접대용 게임이다. 상대방이 공을 받아치면 되니 조작도 직관적이다. 캐릭터마다 특수 기술이 있어 테니스를 잘 모르는 사람도 대전 격투 게임을 하듯 재미있게 할 수 있다. ACE는 게임 상대가 없으면 지루한 접대용 게임의 한계도 벗어났다. 전작과 달리 싱글 플레이인 스토리 모드가 탄탄해진 것. 스토리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레 조작법과 전략을 익힐 수 있다. 

    온라인 대전도 가능하다. 온라인 대전에선 대부분 ‘고인물’이라 부르는 고수들이 처음 입문하는 ‘뉴비’를 말 그대로 요리한다. ACE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뒤집으면 그만큼 즐길 거리가 많은 게임이라는 뜻도 된다. 온라인에 접속하면 어려운 보스들이 그득하니 실력을 늘려 이들을 하나하나 무릎 꿇리는 재미도 있다(물론 실력에 따라 계속 무릎만 꿇을 수도 있다).

    #PC, PS4- 즐길 것 많은 소문난 잔치, 
    ‘데스티니2’(데스티니 가디언즈)

    [사진 제공 ·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데스티니2’(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올해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으로 국내에서 유행 중인 FPS(1인칭 슈팅) 장르에 RPG(역할 수행게임)를 섞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해 적을 무찌르는 PvE(플레이어 대 환경)는 물론, 기존 FPS 게임처럼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도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지난해 9월 출시됐고, 벌써 2개의 확장팩까지 나온 구작이다. 게임성과 스토리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게임 내 클래스 쏠림 현상이 있었다. 스토리를 모두 진행하고 최고 레벨에 도달하면 할 게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9월 4일 세 번째 확장팩 ‘포세이큰’과 함께 국내에 PC판이 발매됐다. 현재 확장팩에 대한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즐길 거리가 부족한 현상을 대부분 해결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확장팩에는 PvP와 PvE를 조합한 ‘겜빗’ 모드가 추가됐다. 4 대 4 팀 대결로 맵 곳곳에 있는 적을 처치해 ‘티끌’을 모은 뒤 ‘원시괴수’를 소환, 먼저 무찌른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오버워치,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회사 블리자드가 유통을 담당한다는 것도 게이머의 흥미를 끌었다. 

    직접 게임을 해봤다. 자정 무렵 시작해 30분만 하고 자야겠다는 마음으로 게임을 켰다.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며 총을 쏘다 보니 손이 아팠다. 보통 RPG 장르는 초반부 캐릭터 성장 기간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FPS가 접목되니 초반부도 쫄깃한 긴장감이 계속됐다. 어디서 적이 튀어나올지 모르니 방심할 틈이 없었다. 게임을 하다 문득 정신을 차려 시간을 보니 벌써 새벽 3시였다. 

    9월 3일까지는 PC방에서만 PC 게임을 할 수 있고 플레이스테이션4(PS4) 사용자는 확장팩이 없는 본편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하지만 본편 무료 다운로드는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본편을 무료 다운로드하면 확장팩 합본 구매가 불가능하다. 확장팩 합본은 6만9000원. 각 확장팩을 따로 구매하면 7만3800원으로 합본이 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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