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박항서 감독. [뉴시스]
박 감독도 “베트남 축구대표팀과의 지난 5년은 축구 인생에서 단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A대표팀과 U-23(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며 매 대회에 집중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결과가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협회 그리고 베트남 국민까지 무한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금이 아름다운 이별을 할 시기”
U-23 대표팀 감독으로서도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첫 준우승을 일궜고,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첫 4강 진출 쾌거를 이뤘다. 또 동남아시안게임에서는 2019년에 이어 2021년 우승을 차지하며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베트남은 박 감독의 지도 아래 2018년 11월 19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에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 96위로 100위권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나라가 이렇게 오랜 기간 100위권에 든 것은 베트남이 유일하다.
박 감독은 부상당한 선수에게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직접 선수들의 발을 마사지하는 따뜻한 리더십으로 선수들은 물론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까지 얻었다. 베트남 국민들은 박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뛰어난 성적을 거둘 때마다 거리에 몰려나와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축제 분위기에 빠졌고, 박 감독을 국민 영웅으로 추앙했다. “지금이 아름다운 이별을 할 시기”라고 언론에 밝힌 박 감독은 미쓰비시 대회 후 귀국해 휴식을 취하며 새로운 축구인생을 구상할 계획이다.
1959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박 감독은 생초초등학교와 생초중학교에서 축구를 했지만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서울 배재고 입학을 희망했으나 낙방해 1년 재수 후 경신고에 진학한 그는 고3때 전국 청룡기 축구대회 결승골을 넣어 경신고에 우승컵을 안겼다. 또 한양대 2학년이던 1978년에는 청소년 대표팀 주장을 맡아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 대회 우승 주역이 됐다. 1984년에는 럭키금성 황소팀 창단 멤버로 입단하며 이듬해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어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되기도 했다. 1988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그는 트레이너와 코치로 활동하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로 합류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신화를 이뤄내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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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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