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과 토플. 한국의 영어시장을 ‘지배’하는 두 시험의 막강함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0대 후반의 고등학생부터 40대 직장인에 이르는 많은 사람들이 ‘10점만 더 올릴 수 있다면…’을 되뇌며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늦은 밤 졸린 눈을 비비며 시험교재를 뒤적이던 사람들은 한번쯤 빠져 봤음직한 통쾌한 공상. ‘우리 나라가 세계 초강대국이 되면 영어 공부할 필요가 없겠지? 대신 코쟁이들이 한국어 시험 준비하느라 끙끙댈 테고.’
하이텔 유머란을 통해 처음 공개되어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두 개의 유머 토킥(TOKIC:Test of Korean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과 톡플(TOKFL:Test of Korean as a Foreign Language)은 이 공상을 웃음의 소재로 응용한 것이다. 각각 토익과 토플의 문제형식을 패러디한 이 가짜 한국어 시험들은 영어 성적에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는 20, 30대 네티즌들의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리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토킥 유머를 처음 만든 김병일씨(28·유머사이트 ‘푸하’ 작가, 호남석유화학 연구원) 역시 700점대의 토익 성적 때문에 날마다 열 받고 있다는 평범한 회사원. 860점을 넘으면 해외연수를 보내주겠다는 회사 방침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신세가 한탄스러워 토킥을 구상했다고 이야기한다. “영어 시험을 들여다보면 말도 안 되는 문제들이 있죠. 외국인들이 보면 웃음이 나올 법한 문제들에 열과 성을 다하는 우리 모습을 뒤집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기발한 내용, 날카로운 풍자 압권
처음 쓸 때만 해도 이렇듯 높은 호응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김씨는, 평범한 유머와는 다른 참신한 형식과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자극한 것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며 수줍어한다. “어느 날 친구가 ‘진짜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며 토킥을 메일로 보냈더라고요. 그 친구에게 내가 쓴 거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아요. 그때 ‘떴다’는 걸 실감했죠.”
토킥이 문제를 통해 웃음을 주는 형식이라면 톡플은 문제에 딸린 해설이 압권이다. 서점마다 넘쳐 나는 토플 시험 교재를 패러디한 것. 특히 ‘한국 문화를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협박성 경고는 영어 성적 향상을 위해 미국 문화에 대한 동화를 첩경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99년 8월 처음으로 이 글을 하이텔에 올린 홍의선씨(타락이브)는 영어교육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그 무게가 한층 더하다. 홍씨는 머리말을 통해 ‘이 교재만 한번 떼면 영어는 완전정복’이라고 주장하는 부실 교재들을 웃음의 도마에 올려놓고 있다.
물론 이들 시험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해마다 9개국 31개 도시에서 한국어능력시험을 시행하고 있지만 구어보다는 공식어에 초점을 맞춰 쓰임새도 아직은 폭 넓지 못한 편. 그러나 어떠랴. 세계어가 되기에는 미약한 국력을 한탄하기보다는, 언젠가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더 이상 한글을 모르고는 살아 남을 수 없는 시대’를 꿈꾸며 시원하게 웃어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하이텔 유머란을 통해 처음 공개되어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두 개의 유머 토킥(TOKIC:Test of Korean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과 톡플(TOKFL:Test of Korean as a Foreign Language)은 이 공상을 웃음의 소재로 응용한 것이다. 각각 토익과 토플의 문제형식을 패러디한 이 가짜 한국어 시험들은 영어 성적에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는 20, 30대 네티즌들의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리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토킥 유머를 처음 만든 김병일씨(28·유머사이트 ‘푸하’ 작가, 호남석유화학 연구원) 역시 700점대의 토익 성적 때문에 날마다 열 받고 있다는 평범한 회사원. 860점을 넘으면 해외연수를 보내주겠다는 회사 방침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신세가 한탄스러워 토킥을 구상했다고 이야기한다. “영어 시험을 들여다보면 말도 안 되는 문제들이 있죠. 외국인들이 보면 웃음이 나올 법한 문제들에 열과 성을 다하는 우리 모습을 뒤집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기발한 내용, 날카로운 풍자 압권
처음 쓸 때만 해도 이렇듯 높은 호응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김씨는, 평범한 유머와는 다른 참신한 형식과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자극한 것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며 수줍어한다. “어느 날 친구가 ‘진짜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며 토킥을 메일로 보냈더라고요. 그 친구에게 내가 쓴 거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아요. 그때 ‘떴다’는 걸 실감했죠.”
토킥이 문제를 통해 웃음을 주는 형식이라면 톡플은 문제에 딸린 해설이 압권이다. 서점마다 넘쳐 나는 토플 시험 교재를 패러디한 것. 특히 ‘한국 문화를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협박성 경고는 영어 성적 향상을 위해 미국 문화에 대한 동화를 첩경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99년 8월 처음으로 이 글을 하이텔에 올린 홍의선씨(타락이브)는 영어교육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그 무게가 한층 더하다. 홍씨는 머리말을 통해 ‘이 교재만 한번 떼면 영어는 완전정복’이라고 주장하는 부실 교재들을 웃음의 도마에 올려놓고 있다.
물론 이들 시험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해마다 9개국 31개 도시에서 한국어능력시험을 시행하고 있지만 구어보다는 공식어에 초점을 맞춰 쓰임새도 아직은 폭 넓지 못한 편. 그러나 어떠랴. 세계어가 되기에는 미약한 국력을 한탄하기보다는, 언젠가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더 이상 한글을 모르고는 살아 남을 수 없는 시대’를 꿈꾸며 시원하게 웃어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