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헌재가 12월 16일 보낸 탄핵심판 관련 서류를 19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수령하지 않고 있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의 수사에는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는 방식으로 불응해왔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도 변호인단 구성 미완료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18일 검찰의 이첩으로 윤 대통령 사건이 공수처로 일원화됨에 따라 조만간 다시 출석 통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 일정 놓고 여야 수싸움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대응에 헌재의 탄핵 심리 기간(최장 180일)을 최대한 늦춰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 이후로 조기 대선 일정을 늦추려는 전략이 담겼다고 보고 있다(타임라인 참조).
우선 윤 대통령과 여당은 헌재의 탄핵 선고일을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내년 4월 18일 이후로 미루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인용되기 전까지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이다.
현재 헌재는 헌법재판관 9명 중 국회 추천 몫인 3명이 공석인 상태다. 탄핵 결정을 위해서는 재판관 9명 중 3분의 2 이상인 최소 6명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으면 현 재판관 모두가 탄핵 결정에 찬성해야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된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의 정형식 재판관만 탄핵에 반대해도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또 여당이 재판관 임명의 절차적 정당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면 국회 몫 재판관 임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헌재는 ‘헌법재판관 6인 체제’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현 6인 체제에서는 6명 전원이 만장일치가 되지 않는 한 결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변호인 尹 출석 요구 불응 이유 즉답 피해
반면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권 원내대표와 같은 논리라면 정책적 이유로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더더욱 위헌적”이라면서 “그것 자체로 논리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보이콧에도 12월 18일 단독으로 특위를 구성하고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일정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을 변호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12월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당당한 입장이며 내란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은 개인적 불만 차원이 아니라 정말 국가의 비상사태로 (판단했다)”며 “누가 떠든다고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윤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국민·언론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건의해 조력자로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향후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응할지 여부, 그동안 공수처의 출석 요구서나 헌재의 탄핵심판 관련 우편물을 윤 대통령이 수령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변호인단 구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도 어떤 기관에 위임장을 낸 변호사가 없다. 시일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면서 “필요한 단계가 되면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장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의혹을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20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국방부 조사본부가 꾸린 공조본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이달 25일 오전 10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나와 조사 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 부속실 등 세 곳에 특급우편과 전자공문으로 문서를 발송했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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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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