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컨테이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12월 17일(이하 현지 시간) 발표한 ‘리튬: 수요 상향으로 공급 부족 심화’ 제목의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JP모건은 해당 보고서에서 ESS 확대 현상을 강조하며 ESS용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자 리튬이차전지 및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도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SS 시장 연평균 17% 성장 전망
JP모건에 따르면 리튬정광 가격은 현재 t당 1100달러(약 160만 원)에서 2026년 4분기 2000달러(약 290만 원)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산리튬 가격은 현재 t당 1만3500달러(약 2000만 원)에서 1만8000달러(약 2600만 원)로 오를 것으로 봤다. 실제로 리튬 가격은 올해 10월부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12월 22일 중국 현물시장의 탄산리튬 가격은 ㎏당 100.50위안(약 2만1000원)을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2024년 6월 4일(100.50위안) 이후 탄산리튬 가격이 100위안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ESS의 핵심 부품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LFP 배터리는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이 낮고 수명이 길어 매일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ESS에 적합하다. 시장조사기관 밸류에이츠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84억5000만 달러(약 12조3300억 원)였던 LFP 배터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6% 성장해 2031년에는 약 235억5000만 달러(약 34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은 ESS 관련 수요가 2026년 전 세계 탄산리튬 수요의 32%, 2030년에는 3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재 위험 낮고 수명 긴 ESS용 LFP 배터리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도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부터 충북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12월 10일 미국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 및 운영 업체와 2조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부터 약 3년간 공급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미국 현지 공장 일부 생산 라인을 전환할 계획이다.SK온은 2026년 하반기부터 미국 현지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 이에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경북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짓는 안건을 12월 15일 이사회에서 승인했다. 2026년 착공해 2027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LFP 양극재는 전량 ESS용으로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ESS 사업이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중장기적 실적 개선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부문 영업이익은 2025년 약 1138억 원에서 2028년 약 2조9000억 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동사의 ESS 사업 모멘텀이 본격화하면 중장기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서도 “삼성SDI는 미국 현지 ESS 생산 능력을 2025년 말 약 6~7GWh에서 2026년 말 약 3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ESS는 전기차 배터리 대비 높은 판매가를 기대할 수 있을뿐더러, 미국 내 생산 시 미국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은 배터리 기업의 가치와 실적을 시장 예상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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