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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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 벗어났지만 샤넬백에서 ‘딱 걸린’ 김건희 명품 수수 의혹

1271만 원짜리 플랩백 등 2개 전달… 공식 일정에는 국내 브랜드

  •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5-06-0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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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 트렌디CC 스몰’로 불리는 핸들 장식의 플랩백은 부드럽고 유연한 ‘램스킨레더’(어린양 가죽) 소재로 만들어졌다. 가로, 세로, 폭이 각각 25㎝, 17.5㎝, 9㎝로 휴대가 편하고 체인으로 된 스트랩이 달려 있어 활용도가 높은 샤넬의 인기 제품이다.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모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2022년 전달할 당시 802만 원이던 이 가방은 올해 5월 28일 현재 가격이 인상돼 1104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윤 씨가 2022년 김건희 여사 선물용으로 전 씨에게 전달한 샤넬 가방 2개는 ‘핸들 장식의 플랩백’과 ‘클래식 라지 플랩백’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수행비서 유경옥 씨는 2022년 기준 각각 802만 원, 1271만 원이던 두 가방을 샤넬 매장에서 추가금을 내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했다. 검찰은 유 씨가 교환한 제품이 김 여사 측에 건네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수행비서, 관저 공사업체 대표 아내와 샤넬 매장 방문

    핸들 장식의 플랩백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2022년 4월 윤 씨로부터 전 씨에게 전달됐다. 전 씨는 이 가방을 유 씨에게 전달했고, 유 씨는 85만 원을 더 얹어 해당 가방을 다른 샤넬 가방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유 씨 측은 “‘젊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걸로 교환해달라’는 전 씨의 부탁을 받고 제품을 교환한 것”이라며 “김 여사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전 씨는 “유 씨에게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샤넬 백으로 바꿔 오라고 부탁했다”면서 “유 씨에게 받은 후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윤 씨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7월에도 전 씨에게 샤넬의 ‘클래식 라지 플랩백’을 전달했다. 유 씨는 전 씨로부터 두 번째로 건네받은 이 가방을 웃돈을 주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했는데, 이때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아내 A 씨와 동행했다. 21그램은 윤석열 정부 초기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경쟁 없이 따내면서 논란이 일었던 업체다. 유 씨는 검찰 조사에서 “A 씨가 샤넬 최우수 고객이라 편의상 제품 교환 때 동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 라지 플랩백은 고급 ‘그레인드 카프스킨’(어린 송아지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로 30㎝, 세로 19.5㎝, 폭 10㎝ 크기의 샤넬 대표 제품이다. 수요가 많아 한국에서는 인당 연 1점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제품으로 알려졌다. 현 가격은 1678만 원으로 전 씨가 가방을 받았을 당시보다 400만 원 이상 오른 상태다.



    김 여사 300만 원 디올 가방 수수는 무혐의

    김건희 여사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에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명품 브랜드 디올의 ‘레이디 디올 파우치 카프스킨’ 가방. 디올 제공

    김건희 여사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에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명품 브랜드 디올의 ‘레이디 디올 파우치 카프스킨’ 가방. 디올 제공

    검찰은 윤 씨와 전 씨의 김 여사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합동수사부에 최근 검사 1명을 추가 배치해 수사 인력을 8명으로 늘렸다. 검찰은 2월에도 해당 수사부에 검사 2명을 충원한 바 있다. 연이어 인력을 추가한 검찰은 유 씨가 교환한 제품들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는지, 김 여사도 윤 씨가 전달한 샤넬 가방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가 2021년 6월 들었던 가방으로 언론에 공개된 명품 브랜드 고야드의 ‘아르투아 백 PM’ 그레이 색상. 고야드 제공

    김건희 여사가 2021년 6월 들었던 가방으로 언론에 공개된 명품 브랜드 고야드의 ‘아르투아 백 PM’ 그레이 색상. 고야드 제공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여사는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짜리 디올 가방 ‘레이디 디올 파우치 카프스킨’을 받았다. 가로 21.5㎝, 세로 11.5㎝, 폭 3㎝ 크기에 ‘클라우드 블루’ 색상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은 이 가방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해외 순방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때는 주로 ‘그레이양’ ‘마르헨제이’ ‘로사케이’ 등 국내 브랜드 가방을 들었다. 가격은 20만~3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전인 2021년 6월 김 여사가 명품 브랜드 고야드의 ‘아르투아 백 PM’ 그레이 색상을 든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2021년 12월 기준 해당 가방의 국내 가격은 222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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