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 중앙대 입학식에서 어머니와 기념 촬영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동아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17년 출간한 자서전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밝힌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다. 부모, 형제, 자녀 등 가족은 삶의 시작이자 동반자다. 한 개인의 가치관과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대선 후보들의 삶에 중대한 변곡점을 만든 가족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가난한 환경에서 꿈 키운 양당 후보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에서 7남매의 다섯째로 태어났다. 이 후보의 부친 이경희 씨는 동네에서 드문 고학력자로 통했다. 영남대 전신인 대구청구대 법학과에 진학했으나 학비가 빠듯해 중퇴한 뒤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이 후보는 똑똑한 머리를 물려받았음에도 아버지를 애증의 대상으로 기억한다. 부친은 도박에 빠져 이 후보가 초교 3학년 때 집을 떠났고, 이 후보의 모친 구호명 씨가 남의 집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7남매를 먹여 살렸다.이 후보가 초교를 졸업할 때가 돼서야 이 후보의 아버지는 가족을 경기 성남으로 불러 모았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학교 대신 공장에서 돈을 벌길 원했고, 이 후보의 소년공 생활이 시작된다. 공부에 뜻이 있었던 이 후보는 단칸방에서 홀로 불을 켠 채 중등 검정고시를 공부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깟 공부 따위를 해서 뭐 하냐”며 소리를 지르기 일쑤였다. 공장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힘겨움에 이 후보는 당시 두 번의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후 부친은 중앙대 법대와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이 후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이 후보는 아내 김혜경 씨와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김혜경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과 두 아들이 모두 책을 좋아해 밥 먹을 때도 아버지와 토론을 벌인다”고 말했다. 질병으로 군면제를 받은 이 후보와 달리 두 아들은 공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장남과 관련해 불법 도박 등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이 후보는 “실망하셨을 분들에게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2006년 경기도지사 시절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딸 김동주 씨(왼쪽), 아내 설난영 씨. 동아DB
김 후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학까지 진학할 수 있었던 데는 가족의 희생이 있었다. 김 후보는 특히 둘째 누나를 각별하게 생각한다. 김 후보의 둘째 누나는 중학생 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을 만큼 공부를 잘했지만 여자 형제는 대학에 진학할 상황이 아니었다. 둘째 누나는 고교 졸업 후 대구 전화국에 취직해 김 후보의 경북중·고로 이어지는 대구 유학을 함께하며 뒷바라지를 했다.
김 후보는 아내 설난영 씨와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 김동주 씨에게도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다. 민주화운동을 하다 수감돼 딸의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동주가 아주 많이 크고, 공부도 많이 해서 아빠 편지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을 모르고 있었단다. 그동안 아빠가 동주한테 편지 한 번도 못 한 것은 미안하다.”
1987년 11월 딸에게 쓴 김 후보의 편지다.
절절한 어머니 연설로 당선한 이준석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부모와 함께 유세차에 올랐다.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 캡처
“젊을 때 대구에서 상경해 서울지하철 4호선 종점에 살던 그 부부가 아이의 교육에 투자했다. 그 아이는 국가가 만든 영재고를 졸업하고, 나랏돈으로 유학을 가고 국회의원이 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양천구 목동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이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며 자신의 성장 서사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을 기반에 두고 공정한 경쟁을 표방하는 이 후보의 대표 정책 기조 역시 그의 성장 배경과 맞닿아 있다. 이 후보가 정치권 입문 전인 2007년에 설립한 비영리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역시 배울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준석 후보의 모친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때 경기 화성을 유세차에 올라 절절한 연설로 아들을 응원했다. 김 씨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날 때를 회상하며 “칼로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정치인 아들 이준석이 당대표에서 물러날 때 그 힘든 과정을 지켜보는 엄마는 심장에 칼이 꽂힌 듯한 그런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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