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백발이 된 지금도 인자한 미소만은 여전한 초등학교 은사님, 순전히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는 일본 유학 중인 친구, 앞뒤로 아이 둘을 업고 품은 채 국지성 폭우를 뚫고 와준 중학교 동창, 어릴 때 저를 좋아했다는 ‘아는 동생’ 등 친지, 친구, 회사 동료들이 많이 와서 자리를 빛내주셨어요. 몇몇 분은 청첩장을 못 보냈는데도 어디선가 소식을 듣고 오시기도 했고요.
정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사했어요. 어른들 말씀 틀린 게 하나도 없더군요. “경조사는 잘 챙겨야 한다”는. 사실 저도 청첩장을 받고 귀찮아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결혼식을 해보니 이렇게 발걸음 한번 해주는 게 그 사람에게는 정말 큰 고마움으로 남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또 경사보단 조사를 더 잘 챙겨야 한다는 말도 옳다고 생각해요. 좋은 일에 와준 것도 고마운데, 힘든 순간에 와주면 얼마나 감사하겠어요?
이번 호 커버스토리의 주제는 ‘회사가 붙잡는 1% 슈퍼 직장인’입니다. 취재하면서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만났는데요. 이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조사를 잘 챙기고 부서에서 ‘돌쇠’를 자처한다는 거예요.

주간동아 696호 (p7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