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3월 28일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지금 더본코리아 주가를 보면 상장할 때 회사가치를 제대로 평가했는지 의심스럽다. 백종원 대표가 인기 유명인이라고 상장 심사를 엉터리로 한 것 같다. 더본코리아 같은 주식 때문에 국내 주식은 전부 사기라는 말이 도는 것이다.”
5월 14일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더본코리아 관련 게시 글이다. 더본코리아 주주들은 “주가가 매수할 때보다 40% 하락해 오늘 500만 원 손실을 보고 팔았다” “원금 회복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고 얼른 탈출하게 주가가 3만 원대만 회복했으면 좋겠다”며 주가 하락에 대한 절망감을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6일 코스피에 상장돼 당일 장중 6만4500원까지 올랐던 더본코리아 주가가 2만 원대까지 급락한 후 좀처럼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그래프 참조). 5월 14일 종가 기준 더본코리아 주가는 2만7850원으로 공모가(3만4000원) 대비 18.09%(6150원) 떨어졌다.
경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등 수사
더본코리아는 자사 제품 원료의 원산지 허위 표기 의혹에 휩싸여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더본코리아의 간편식 제품 ‘덮죽’ 광고가 허위 정보를 담고 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더본코리아가 덮죽 광고에 ‘국내산 다시마, 새우, 멸치를 사용’ ‘통통한 자연산 새우’라는 문구를 넣었으나 양식 새우와 베트남산 새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 강남구는 지난달 29일 더본코리아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더본코리아 직원은 강남구 조사 과정에서 “덮죽에 들어가는 새우가 자연산인지 별도로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는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에서 판매하는 ‘쫀득 고구마빵’에 외국산 원료를 쓰고 국내산으로 홍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더본코리아가 부적절한 조리도구를 사용했다는 국민신문고 민원도 여럿 접수됐다. 경찰은 더본코리아의 ‘닭뼈 튀김’ 조리도구 민원과 관련해 내사를 시작했다. 민원인은 더본코리아가 허가받지 않은 업체에 조리도구 제작을 의뢰하고 관련법상 요구되는 검사 없이 맥주 프랜차이즈 ‘백스비어’ 가맹점 54곳에 무료로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규격에 맞지 않는 기구와 용기, 포장 등은 식약처장이 지정한 식품 전문 시험·검사기관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더본코리아는 충남 예산군 백석공장이 농지 전용 허가 없이 창고를 불법 사용했다는 의혹으로도 고발됐다. 또한 백석공장이 ‘국내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가공하는 시설만 들어설 수 있는 ‘농업진흥구역’에 있으면서도 중국산 메주, 미국·캐나다·호주산 대두 등 외국산 원료를 사용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으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5월 12일 기준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 법인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총 14건이다.
“적정주가 1만9000원”
백 대표는 3월부터 세 차례 사과문을 올리며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사태 진화에 나섰다. 백 대표는 5월 6일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모든 열정과 온 힘을 오롯이 더본코리아의 성장과 가맹점주의 발전에 집중하겠다”며 방송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9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법인과 백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으로 매출 하락 등 피해를 본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300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백 대표는 5월 12, 13일 이틀간 진행된 미디어 대상 간담회에서 원산지 표기 및 위생 문제 지적에 대해 “실제 잘못이 있었던 부분은 물론,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까지 모두 제 불찰”이라며 “개선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가 부양 방안에 대해서는 “(주가를 높이고자) 해외에 소스 수출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현재 (수출용 소스) 6종 개발을 마쳤고 2종을 추가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