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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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나도 돈 벌 방법은 있다”

“특정 국가에 자산 올인 투자는 위험… 자산의 글로벌화가 돼 있어야 최악의 상황 면해”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8-03-06 10: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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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법칙’ 펴낸 영주 닐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평균수명이 크게 늘면서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60세에 현역에서 물러난다 해도 최대 40년 이상을 살아야 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100세 시대를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게 하려면 최소한 건강, 가족, 돈 이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 

    은퇴를 바라보는 40, 50대 직장인의 상당수가 노후자금 마련에 고민이 깊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 걱정 없이 노후를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금융의 중심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십수 년 동안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 활동해온 영주 닐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길게 보고 멀리 가는(길멀) 글로벌 투자만이 노후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준다”며 ‘길멀 투자’를 강조한다. 우물 안 투자나 근시안적 투자, 한탕 투자로는 결코 100세 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왜 길게 보고 멀리 가는 투자인가. 

    “고스톱을 예로 들어보자. 단 한 번의 게임, 단 하나의 패로 인생역전을 하겠다고 고스톱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고스톱에서 이기려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광박과 피박을 피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패를 유지해 점수를 내려고 노력하지 않나. 그게 바로 포트폴리오다. 그런데 고스톱을 하려는 사람이 규칙조차 모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규칙을 잘 알고 활용하는 사람에게 번번이 돈을 잃지 않겠나. 투자도 마찬가지다. 돈 버는 규칙을 먼저 이해하고, 자기가 처한 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꾸준히 투자할 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런데 포트폴리오 구성 시 중요한 것은 특정 국가에 올인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산의 글로벌화’가 돼 있지 않으면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자산의 글로벌화? 



    “어느 나라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진다면 개인은 직장을 잃을 개연성이 높고, 부동산가격도 폭락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좋을 리 없다. 만약 당신이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국에 집을 사고, 한국 주식에 투자한다면 단 한 번의 국가적 위기에 모든 것을 잃을 게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극단적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투자해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바로 자산의 글로벌화다.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나더라도 자산의 글로벌화가 돼 있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정 국가의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 무역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자산의 글로벌화가 이뤄져 있으면 무역전쟁 속에서도 돈을 잃지 않고 오히려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국내 투자도 꺼리는 투자자가 해외 투자에 나서기는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인데…. 

    “모르면 두려울 수밖에 없고, 두려우면 피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다. 돈을 엄청나게 쌓아놓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제 투자는 100세 시대에 반드시 함께해야 할 동반자와 같다. 은퇴한 개인이 새로운 ‘일’을 찾아 소득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는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투자해 수입을 늘리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다. 많은 한국 사람이 부동산을 통해 임대 소득을 올리려는 경향이 강한데,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에 큰돈을 쏟아붓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닐슨 교수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의 3중 구조를 잘 활용해 자신의 장기 목표에 맞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노후를 대비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양한 금융상품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낼 수 있는 수준의 노력만으로도 기본적인 노후 대비책이 될 수 있다”며 “장기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면 매일매일의 가격 변동에 연연하면서 살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투자에 관심은 있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투자자가 적잖다. 

    “우리 속담에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을 읽고, 그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바꾸려면 투자상품과 자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하루아침에 그 일을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어느 정도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책에서 투자 관련 지식을 습득하거나, 강의를 통해 꼭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아기가 처음 말을 배울 때 부모나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 따라 하듯, 투자도 책이나 전문가의 조언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미 시중에는 시간이 없는 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글로벌 투자상품이 여럿 나와 있다. 금융 선진국의 거의 모든 상품을 한국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법칙

    닐슨 교수는 곧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법칙’(위즈덤하우스)을 펴낼 예정이다. 책은 크게 1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투자와 금융 이야기, 2부 은행도 알려주지 않는 금융상품의 원리, 3부 스스로 시작하는 나만의 투자 포트폴리오 만들기 등으로 구성됐다. 그는 “월급에서 일부 저축한 돈을 은퇴할 때까지 꾸준히 투자할 계획을 가진 직장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금융지식을 충실히 담았다”고 말했다. 

    닐슨 교수는 3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20층 CC큐브에서 은퇴 후 삶에 대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길멀(길게 보고 멀리 가는) 투자법’ 특별 강연을 갖는다. 닐슨 교수의 강좌는 해외투자 가이드를 비롯해 글로벌 시대의 주식, 펀드, 채권, 연금 투자의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청 및 문의 : 02-361-0947, e-mail : globalinvest@donga.com)


    자금이 적어도 글로벌 투자를 할 수 있나. 

    “해외 투자는 큰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이미 개인투자자가 적은 자금으로 쉽게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다. 대표적인 게 ETF(Exchange Traded Fund)다.” 

    자금이 적은 사람이 어떻게 다양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을까. 

    “100만 원으로 포트폴리오를 한번 만들어보자. SPDR S&P 500 ETF, iShares Core MSCI International Developed Markets ETF, Vanguard FTSE Emerging Markets ETF를 각 2주씩 사고, iShares JP Morgan USD Em Mkts Bd ETF와 iShares iBoxx $ Invmt Grade Corp Bd ETF, Vanguard Real Estate ETF, iPath S&P GSCI Crude Oil TR ETN, iShares Silver Trust를 각 1주씩 포트폴리오에 넣으면 약 $1050의 자산으로 다양화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ETF를 이용해 주식 72%, 채권 22%, 대체자산 6%인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이 같은 예는 자금이 없어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반투자자를 위해 가상으로 만들어본 것이다. ETF를 사고팔 때 비용이 들기 때문에 아주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적은 투자금으로도 이처럼 다양한 장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수영할 때 준비운동이 필요하듯, 글로벌 투자에서 중요한 점은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먼저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이 무엇인지 살펴본 뒤 투자에 뛰어드는 것이다. 안정된 노후를 원한다면 돈 걱정할 시간에 돈 벌 궁리를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Don’t be afraid,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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