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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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 올해 두 차례 더 단행할 듯

고용지표 둔화 대응 위한 보험성 인하… 내년엔 금리 동결 가능성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입력2025-10-09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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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단행된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뉴시스

    9월 단행된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뉴시스

    올해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통화정책 방향이었다. 연초부터 금리인하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았던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과 연준의 독립성 문제가 더해지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미국 고용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해 4.00∼4.25%로 조정했다. 성명서는 7월보다 완화적인 톤을 보였으며,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기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요인으로 보면서도 경계심을 유지했다.

    고금리에도 확대되는 기업 대출 증가율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에서 연내 3회 금리인하(0.75%p)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3회 금리인하 전망은 10 대 9로 박빙 우위였고, 2025년 말 기준금리가 현 수준(4.00∼4.25%)과 같거나 더 높을 것이라고 본 위원이 7명, 1회 인하만 예상한 위원도 2명 있었다. 더욱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3.4%로 전망돼 2025년 말 대비 추가 1회 인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그래프1 참조). 이에 따라 내년 3차례 인하를 예상했던 시장 기대가 일부 조정되며 주요 자산 가격에도 반영됐다.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비교적 중립적이었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가 고용시장 리스크 확대에 대응한 위험 관리 차원임을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은 관세 영향이 일시적일 수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지적했고, 관세율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50bp 금리인하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는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향후 정책은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9월 FOMC 정례회의는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번 조치가 보험적 성격임을 강조해 내년도 금리인하 폭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올해는 노동시장 하방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10월과 12월 두 차례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는 양호한 경기 흐름과 2% 넘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내 추가 금리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약화된 점이 이를 보여준다. 연준 내부에서도 인하 폭을 두고 이견이 컸던 만큼, 위원들의 발언에 따라 시장 전망이 수시로 흔들릴 수 있다.

    과거 미국의 보험성 금리인하는 대체로 3∼4차례 이어졌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고용 지표 둔화에 대응해 연내 2차례 정도 추가 인하가 가능해 보인다. 현재 실업률은 4% 초반에서 안정적이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노동시장 균형이 무너질 경우 급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최근 구인율 하락세와 신규 고용 증가 둔화를 고려한다면 실업률 급등을 막고자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그래프2 참조).

    이번 조치가 경기 위축이 아닌, 보험적 성격이라는 점에서 내년 추가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노동시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지만 투자 사이클을 통한 성장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업 대출 증가율은 높은 금리에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 확대에서 확인되듯이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가 정책적 지원 속에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미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고르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적 수혜에서 배제된 산업이 존재하고,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수요 부진 문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경기침체로 직결될 가능성은 낮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하락하거나 관세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은 올해까지 보험성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내년에는 동결한 채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인덱스 90대 후반,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25bp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는 오히려 반등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이번 FOMC 정례회의를 매파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실제로는 과도했던 금리인하 기대가 조정되는 과정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올해 금리인하 폭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으나, 내년 3차례까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축소됐다. 여기에는 스티븐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의 첫 회의 참석과 일부에서 제기된 50bp 인하 전망 등 완화 기대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 달러와 원/달러 환율은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좁은 범위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12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감안할 때 달러의 바닥 다지기 구간은 다소 길어질 수 있다. 달러인덱스는 4분기에도 90 후반대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미국의 투자 확대와 자금 유입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해 상쇄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달러 흐름에 연동해 1300원 후반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미(對美) 투자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일시적으로 1400원을 상회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관련 우려는 완화될 수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대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00원대 후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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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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