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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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 해조음 듣다 환상적 일몰 좋구나

서해 보령 외연도

  • 글·사진 양영훈

    입력2012-06-26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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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돌 해조음 듣다 환상적 일몰 좋구나

    고라금의 일몰.

    외연도는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53km가량 떨어진 낙도로, 보령의 유인도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전체 넓이는 2.18km2(약 20만 평)에 불과하며 해안선 길이도 8.7km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섬 동서에 봉화산(279m)과 망재산(171m)이 우뚝 솟아 있어 지세는 제법 험준한 편이다.

    외연도에 하나뿐인 마을은 두 산봉우리 사이 한가운데에 자리잡았다. 마을 북쪽에는 울창한 상록수림으로 뒤덮인 당산(75m)이 봉긋하다. 3만2295㎡(약 9700평) 규모의 이 상록수림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보리수나무, 식나무, 돈나무, 붉가시나무 등 난대성 상록수와 활엽수가 빼곡하다. 천연기념물 제136호로 지정된 이 숲은 나무 두 그루가 하나로 붙은 연리목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 연리목은 몇 해 전 태풍 곤파스에 부러져 끝내 말라 죽고 말았다.

    외연도 상록수림에는 중국 제나라 전횡 장군의 사당이 있다. 아득한 옛날 한나라 군사에 쫓기던 전횡 장군은 부하 500여 명을 이끌고 이 섬으로 건너왔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을 통일한 한나라의 사신이 찾아와 항복할 것을 권유하자 부하들의 안전을 염려한 전횡 장군은 홀로 중국 낙양으로 잡혀간 뒤 자결했다. 이후 외연도에 남았던 부하들도 스스로 죽음을 택함으로써 주군에 대한 충성을 지켰다고 한다. 그 뒤로 언젠가부터 외연도 주민들은 전횡 장군을 뱃길의 안전과 풍어를 가져다주는 당신(堂神)으로 섬기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곳 주민들은 정월 대보름날마다 당제와 풍어제를 성대히 치르곤 한다.

    외연도는 2007년 완도 청산도, 신안 홍도, 통영 매물도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의 ‘가보고 싶은 섬’ 시범사업지 중 하나로 선정됐다. 지금까지도 진행 중인 시범사업 덕에 외연도는 크게 달라졌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발길 닿는 곳곳마다 설치된 데크 산책로다. 전망 좋은 바닷가에는 어김없이 데크 전망대와 산책로가 설치돼 있어 섬 구석구석을 둘러보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예전에는 외지인의 경우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서남쪽 끝의 고래조지 초원지대와 환상적인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동북쪽 끝 노랑배도 이젠 잘 닦인 산책로와 데크 길을 따라 편안하게 오갈 수 있다. 몽돌이 깔려 있어 해조음이 듣기 좋은 북쪽 해안의 큰명금·작은명금 해변, 그리고 대청도와 중청도의 전경 및 황홀한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은 고라금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도 어김없이 데크 산책로가 놓였다.

    외연도를 찾은 김에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는 봉화산이다. 외연도 최고봉인 이 산의 정상 부근 능선에 올라서면 외연도 전경뿐 아니라 횡견도, 대청도와 중청도, 당산도, 무마도 등 외연열도의 모든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에서 정상까지 오르내리는 데 1시간 30분쯤 소요된다.



    몽돌 해조음 듣다 환상적 일몰 좋구나
    1 상록수림

    천연기념물 제136호로 지정된 문화재 당숲. 충남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문 상록수림이다. 마을 당숲인 이곳엔 중국 제나라 전횡 장군을 당신으로 모신 사당이 있다.

    2 노랑배

    외연도 최고의 일몰 감상 포인트. 마치 공중 위에 붕 떠 있는 듯한 전망 데크가 설치돼 있다. 한낮의 햇살 아래 은빛으로 일렁이는 바다도 인상적이다.

    3 고라금

    천태만상의 갯바위와 유리처럼 맑은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비경.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고, 곳곳에 설치된 전망 데크는 캠핑 사이트로도 안성맞춤이다.

    4 봉화산

    외연도의 최고봉. 정상엔 작은 돌탑과 봉수대가 있다. 정상 바로 아래 능선에 올라서면 외연도 전경과 외연열도의 여러 섬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5 망재산

    외연도 제2봉우리. 외연도항과 상록수림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포인트다. 고래조지 트레킹과 연계해 올라볼 만하다. 사진은 망재산 정상에서 본 외연도항.

    6 작은명금

    여름철에 해수욕장으로 활용 가능한 몽돌해변. 파도와 몽돌이 서로 쓰다듬을 때 쏟아내는 해조음이 참 듣기 좋다.

    7 고래조지

    고래의 성기 모양을 닮았다는 지형. 시야가 훤히 트인 초원으로 뒤덮여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상쾌한 조망을 누릴 수 있다.

    몽돌 해조음 듣다 환상적 일몰 좋구나
    여/행/정/보

    맛집 외연도어촌계식당(041-931-5751), 바다식당(010-7270-8948), 장미식당(041-936-5084), 용진식당(041-936-5058) 등이 있다. 대체로 생선회, 매운탕, 김치찌개 등을 내놓는다. 가격과 맛은 비슷한 편이다.

    숙박 외연도항 바로 앞에 위치한 외연도어촌계여관(041-931-5751)이 편리하고 시설도 좋은 편이다. 이 밖에 외연도펜션(041-936-6667), 대어민박(041-936-5006), 서해민박(041-936-5030), 우리민박(041-936-5017), 대천민박(041-936-5101) 등의 민박집이 있다.

    교/통/정/보

    ●여객선 | 보령↔외연도 대천항↔호도↔녹도↔외연도 노선을 운항하는 신한해운(041-934-8772, www.shinhanhewoon.com)의 웨스트프론티어호가 평일 1회(10:00), 주말과 휴일 2회(08:00, 14:00) 대천항에서 출항한다. 외연도까지는 2시간 10분 소요.

    ※ 여름철 성수기에는 증편되므로 해당 선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정확한 운항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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