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5

2023.11.17

우리 강아지 분리불안 잠재우려면…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안쓰러운 마음에 외출 전 간식 주면 불안 더 심해져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3-11-2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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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반려견은 보호자가 외출 낌새를 보일 때부터 긴장 상태에 놓인다. [GettyImages]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반려견은 보호자가 외출 낌새를 보일 때부터 긴장 상태에 놓인다. [GettyImages]

    분리불안이 있는 반려견을 기르는 보호자라면 외출할 때마다 반려견 눈치를 봐야 하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상황을 겪습니다.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반려견은 보호자가 외출 낌새를 보일 때부터 긴장 상태에 놓이는데요. 대표적 증상이 숨 헐떡이기, 낑낑대기, 몸 떨기, 왔다 갔다 하기, 땅 파기 등입니다. 문제는 반려견이 이런 증상을 보일 때 많은 보호자가 잘못된 보상을 한다는 점입니다. 불안해하는 반려견이 안쓰러워 간식을 주거나 몸을 만져주는 등 반려견에게 칭찬으로 인식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거죠. 이 경우 반려견의 분리불안이 강화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불안 신호 최소화해야

    대표적인 반려견의 분리불안 증상으로는 숨 헐떡이기, 낑낑대기, 몸 떨기, 왔다 갔다 하기, 땅 파기 등이 있다. [GettyImages]

    대표적인 반려견의 분리불안 증상으로는 숨 헐떡이기, 낑낑대기, 몸 떨기, 왔다 갔다 하기, 땅 파기 등이 있다. [GettyImages]

    보호자는 반려견이 혼자 있을 때 불안해하지 않도록 좀 더 근본적인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이때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하는데요. 첫 번째는 반려견이 차분히 앉아서 긴장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반려견이 진정되면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그런 행동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분리불안이 있는 반려견은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편안하게 보호자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애초에 반려견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외출 준비를 하는 보호자를 보고 반려견이 이미 긴장하기 시작했다면 진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려견의 분리불안 정도가 극심할 경우 수고롭더라도 보호자가 불안 신호를 주지 않으려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트, 재킷 등 외투를 집 밖으로 나와 입는다든가, 반대로 외출하지 않는 날에도 집에서 외투를 입고 있음으로써 이를 불안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게 하는 거죠. 외출할 때처럼 가방을 메고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거나 장난감을 던져주면서 노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보호자가 외출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 서로 다르게 행동하는 부분을 목록으로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두 날의 차이를 줄이면 반려견의 불안 빈도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반려견은 모두 성향이 다르기에 불안 신호를 제거하는 방법이 우리 집 반려견에게는 꼭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반려견은 보호자의 외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호자가 돌아오지 않는 것에 더 불안을 느끼곤 합니다. 따라서 ‘펫캠’(반려동물용 CCTV) 등을 통해 불안 신호를 없애는 것이 반려견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지 반드시 주의 깊게 관찰하기를 권합니다.



    음악으로 불안감 down

    특정 음악을 들을 때 불안이 완화되도록 훈련시키면 반려견이 긴장 상황을 잘 견딜 수 있다. [GettyImages]

    특정 음악을 들을 때 불안이 완화되도록 훈련시키면 반려견이 긴장 상황을 잘 견딜 수 있다. [GettyImages]

    이미 반려견의 분리불안 증상이 시작된 경우라면 긴장 상황을 잘 견딜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이때 사용하면 좋은 방법이 노래, 음악 등을 통해 반려견의 불안을 완화하는 것입니다. 반려견에게 특정 음악을 들려주면서 차분히 자리에 앉아 기다리게 한 다음 보상하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평소 반려견이 다른 이유로 불안해할 때도 같은 음악을 들려주면서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 음악이 들리면 반려견 스스로 “긴장할 필요 없다”고 느끼도록 조건화하는 거죠. 보호자가 외출하고 없을 때 반려견이 갑자기 불안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보호자가 펫캠 등을 통해 이 같은 반려견의 불안을 알아채고 원격조정으로 같은 음악을 틀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불안은 한번 시작되면 빠르게 증폭되는데, 보호자가 귀가 전까지 이렇게 불안을 누그러뜨려준다면 반려견은 한결 편히 보호자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훈련이 소용없을 경우 최후 수단으로 약물 병용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할 만합니다. 분리불안이 있는 반려견을 반려견 유치원에 맡기거나 직장에 동행할 상황이 아니라면 항불안제로 반려견의 불안감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항불안제는 반려견의 불안 및 긴장을 일시적·인위적으로 해소하는 것이기에 꼭 훈련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반려견이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이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진행하면 대체로 효과가 더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항불안제는 말 그대로 약물이기에 반드시 수의사의 정확한 진료와 처방에 따라 적정량을 사용해야 합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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