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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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식당촌②

“손님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요”

맛 살짝 달라지면 지적…처음 가게 문 열던 그 마음, 그 정성 그대로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8-04-18 16: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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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살아가는 즐거움을 말하자면 먹는 즐거움을 따라올 것이 없다. 푸짐하고 맛좋은 한 상 차림은 눈과 코와 입을 즐겁게 한다. 이렇게 오감을 만족게 하는 음식은 오랫동안 기억되기 마련이다. 이에 사람들은 한번 즐긴 맛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가 맛보는 일을 망설이지 않는다. 이런 발길이 이어질수록 음식점은 대박이 난다. 

    건강한 재료와 빼어난 맛으로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전국 음식점이 많다. 그중에는 방송에 나와 공신력을 확보한 집들도 있다.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방영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교양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은 잠입 취재를 통해 양심적으로 음식을 내놓는 가게를 찾아 ‘착한식당’으로 명명하고 인증간판을 제공했다.

    다시 가보고 싶은 건강 맛집

    ‘먹거리 X파일’에 소개된 집들 가운데 10개 식당이 지난해 7월 의기투합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파크하비오 지하 1층 상가에 자리한 ‘착한식당촌’이 바로 그곳. 착한식당촌은 전국에 흩어진 착한식당들을 힘들게 발품 팔지 않고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한 손님이 많은 지역에 식당을 열어 양심적으로 영업하는 착한식당 주인들의 사업 경쟁력을 키워주자는 취지도 있다. 파크하비오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실내 워터파크, 영화관, 호텔이 들어선 복합단지다. 

    착한식당촌은 크게 푸드코트존, 단독매장, 디저트·스낵존, 착한가게로 구성된다. 푸드코트존에는 고구마 전분으로만 뽑은 면과 사흘간 우린 고기 육수로 맛을 낸 ‘속초양반댁함흥냉면’(강원 속초시·‘먹거리 X파일’ 74회 방영), 건강하게 키운 토종닭을 맑은 국물로 끓인 ‘거시기삼계탕’(전북 군산시·85회), 직접 담근 아삭한 식감의 묵은지로 매콤한 닭볶음탕을 선보이는 ‘묵은지확WA닭’(경기 의정부시·110회), 국산 재료와 사골국물로 담백한 맛을 낸 ‘원가네 손만두·육개장’(경기 용인시·118회), 노루궁뎅이버섯 등 희귀 버섯을 샤브샤브로 즐길 수 있는 ‘샤브 수’(경기 성남시·129회)가 나란히 입점해 있다. 

    단독매장에는 횡성 5일장에서 구매한 나물로 만든 사찰음식 전문점 ‘걸구쟁이네’(경기 여주시·10회),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닭을 직접 재배한 각종 채소와 양념에 버무려 철판에 볶아 먹는 ‘항아리 닭갈비 막국수’(강원 춘천시·231회)가 있다. 



    디저트·스낵존에는 유기농 통밀과 발효종으로 빵을 만드는 ‘뺑드빱바’(서울 강남구·15회), 한약재와 꿀로 만든 특제 소스로 버무리는 ‘삼우닭강정’(경기 안양시·176회), 가마솥에서 끓인 조청을 사용한 전통 한과를 파는 ‘삼계오지한과’(전북 임실군·201회)가 자리 잡고 있다. 

    착한가게인 ‘도담촌’에서는 이들 가게와 합작해 내놓은 각종 유기농 반찬과 냉동간편식,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을 맛볼 수 있다. 착한식당촌 음식점과 착한가게 등 11곳을 소개하는데, 지난 호에 이어 단독매장 2곳과 디저트·스낵존 3곳을 찾아가봤다.

    제철 나물로 만든 사찰음식 전문점
    ‘걸구쟁이네’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흔해 보이는 나물들이지만 막상 제철에 구해 먹으려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나물에 따라 본연의 향과 맛을 끌어올리는 조리 방식이 달라 자칫 잘못하면 먹지도 못하고 버리게 된다. 경기 여주시에서 25년째 각종 나물을 요리해 내놓는 식당 ‘걸구쟁이네’는 그 방면에 베테랑이라 전국적으로 이름난 곳이다. 착한식당촌에는 송파점이란 이름으로 입주했다. 

    이곳은 국산 나물만 고집한다. 나물은 대량으로 구하기도, 보관하기도 쉽지 않아 중국산을 사용하는 식당이 많다. 반면 걸구쟁이네는 안서영 사장이 직접 강원 횡성군에서 가져온 나물을 기본으로 한다. 직접 재배하는 나물도 있고, 횡성 5일장에 나오는 나물들을 사들이기도 한다. 

    주 메뉴는 사찰정식. 9가지 산나물과 장아찌, 도토리전병, 김부각, 곤드레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오신채란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 등을 가리키는,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몸에 화를 돋우는 원료들로 보고 쓰지 않는 재료들이다. 대부분 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원료라 나물 본연의 맛을 살리기에 적합하지 않다. 고기가 들어가는 메뉴에는 양념에 파, 마늘 등을 쓴다. 

    나물 요리는 지난해 오픈 이후 지금까지 안 사장이 담당하고 있다. 여주에서 매일 새벽 4시 서울로 올라와 판매할 하루치 나물을 조리한 뒤 여주로 돌아가 본점 나물을 준비한다고. 윤 사장은 “나물 요리는 손맛이 중요하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어머니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든다. 다른 사람이 만들면 손님들이 기가 막히게 맛이 달라진 걸 안다. 그래서 믿고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계속 이렇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산채나물 정식 1만4000원, 산채나물 비빔밥 9000원, 우리 콩 청국장 9000원 등이다.

    항아리 숙성 닭과 신선 채소
    ‘항아리 닭갈비 막국수’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닭갈비 본고장인 강원 춘천시에는 저마다의 요리법으로 이름난 닭갈비 가게가 많다. 그중에서도 착한식당에 선정된 ‘항아리 닭갈비 막국수’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춘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신북읍 신샘밭로에 자리한 이곳은 가게 바로 뒤편에 1만6530㎡(약 5000평) 규모의 채소밭이 있다. 이곳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채소를 그때그때 손님상에 올리다 보니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닭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비결이다. 국내산 신선육과 각종 채소, 버섯 등을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킨다. 저온을 유지해주는 항아리의 특성 덕에 닭 육질이 더욱 살아나고 잡내도 사라진다. 매콤, 달달한 닭갈비 맛을 살리고자 직접 수확한 매실로 담근 매실청과 꿀, 방울토마토 등으로 단맛을 낸다. 

    음식점은 맛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위생이다. 아무리 별 다섯 개짜리 음식점이라 해도 수저나 접시에 오물이 덜 씻긴 자국이 있으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닭갈비는 철판에 요리한다. 철판 자체가 매우 무겁기 때문에 일부 식당에서는 철판을 밀대로 세척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곳은 철판을 매일 주방에서 물로 세척한다. 이 점이 ‘먹거리 X파일’에서도 부각됐다. 

    춘천에 이어 착한식당촌에도 입점한 항아리 닭갈비 막국수는 꾸준히 손님이 늘고 있다. 춘천에서 재배한 채소,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신선육 등 춘천까지 가지 않아도 그 재료 그대로 서울에서 맛볼 수 있어 2~3월 비수기에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진호 사장은 “사실 지방에서만 음식점을 운영하다 서울에 가게를 여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원칙대로 운영하다 보면 잘되리라는 믿음을 갖고 시작했는데 다행히 손님들 반응이 좋다. 똑같이 요리하는데도 ‘춘천 본점보다 맛있다’고 칭찬해주는 분도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항아리 버섯 닭갈비 1만5000원, 항아리 매운 닭갈비 1만2000원, 막국수 7000원 등이다.

    한약재와 꿀로 양념한
    ‘삼우닭강정’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닭강정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하는 국민 간식이다. 그런데 어떤 원료로 닭을 튀기고 양념을 덧입히느냐에 따라 국민 불량식품이 될 수도 있다. 전국 수많은 닭강정 가운데 착한식당으로 선정된 ‘삼우닭강정’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소스로 이름난 곳이다. 경기 안양중앙시장에 자리한 삼우닭강정은 윤정아 사장의 친정아버지가 한약재와 각종 채소를 가마솥에 끓여 소스를 만든다. 그 향과 맛이 독특해 안양 일대에서 유명한 집이다. 닭고기도 국내산 생육을 사용하고 단맛을 낼 때도 설탕 대신 꿀을 쓴다. 시설 위생관리 역시 철저히 하고 있다. 

    현재 착한식당촌에 들어온 삼우닭강정은 윤 사장의 사촌오빠인 배영배 사장이 운영 중이다. 가족 경영을 원칙으로 하는 착한식당촌의 약속에 따라 배 사장이 운영을 맡았다. 안양 본점에서 판매하는 닭강정 그대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배 사장은 “안양점에 갔다 여기까지 찾아오는 분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한번은 어느 손님이 사흘 동안 먹겠다며 한꺼번에 대량으로 사 가기도 했다. 보통 닭강정은 시간이 지나면 굳는데 우리 소스는 다르다. 며칠 지난 뒤 먹어도 부드럽다는 평이 많다”고 말했다. 

    주변 직장인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 1년 전 가게 오픈 당시에 비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대부분 포장해 가는 손님인데, 전체 매출의 80~90%를 차지한다. 푸드플라이와 제휴해 배달도 하고 있어 주문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으며, 아이들도 믿고 먹을 수 있는 닭강정이라 순한맛으로 대량 구매하는 주부가 상당수다. 대표 메뉴는 순살닭강정 1kg 1만8000원, 순살 후라이드 1만5000원, 옛날통닭 한 마리 8000원 등이다.

    유기농 통밀로 만든 건강빵
    ‘뺑드빱바’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요즘 저마다 개성을 자랑하는 다양한 빵집이 전국에 많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빵집은 프랜차이즈와 동네빵집으로 구분될 정도로 거의 특성이 없었다. 이러한 빵집에서 사용하는 밀가루는 대부분 쉽게 구할 수 있는 수입산이었다. 그런데 2013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우리 밀로 만든 유기농 빵집이 생겨 이목이 집중됐다. 바로 ‘뺑드빱바’다. 

    뺑드빱바는 수입산 밀가루 대신 100% 우리 밀을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매우 낮다. 그래서 이호영 사장은 직접 전국 농가를 돌며 우리 밀을 재배하는 곳을 수소문한 끝에 전남 구례에서 밀농사를 짓는 곳을 찾았다. 이 사장은 파종, 수확, 탈곡, 분쇄 전 과정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했다. 그는 “입으로 들어가는 건데 어디서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손님들도 처음에는 100% 우리 밀로 만든 빵을 생소하게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우리 밀인지 확인하고 구매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뺑드빱바의 빵은 달달한 맛이 나지 않는다. 한 끼 식사로도 가능한 호밀빵, 통밀식빵 등 투박하면서도 든든한 빵이 대부분이다. 단맛 빵은 무화과나 제철과일 등을 첨가해 풍미를 약간 낸 것 정도다. 

    이 사장은 “돈을 벌려고 빵집을 차린 게 아니다. 사람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싶어 문을 열었는데 여기까지 왔다. 우리 밀과 천연 발효종으로 만든 빵은 소화도 잘 된다. 아이가 먹어도 전혀 걱정이 없다. 그런 빵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곡물꼭꼭식빵 5500원, 더4가지빵(감자, 치즈 첨가) 3800원, 르방바게트 3500원 등이다.

    가마솥 조청과 국산 곡물 듬뿍
    ‘삼계오지한과’

    [홍태식 기자]

    [홍태식 기자]

    명절 선물로 첫손 꼽히는 한과. 달콤하고 바삭한 한과는 누구나 좋아하는 전통 간식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한과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줄었고, 믿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는지 의심 가는 곳도 많아 쉽사리 손길이 가지 않는다. ‘삼계오지한과’는 국산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온라인, 언론 등에서 수차례 조명받은 바 있는 맛집이다. 

    본점은 전북 임실군 삼계면 오지리에 있다. 직접 농사지은 쌀과 깨, 엿기름, 조청 등 하나에서 열까지 신진영 사장의 손을 거쳐 한과를 만들어낸다. 보통 한과는 단가를 낮추려고 설탕물을 쓰는데 이곳은 쌀조청만 사용한다. 한과도 공장이 아닌 농가에서 수제로 만들고 있다. 임실에서 만든 한과는 온라인으로 택배 판매를 한다. 명절이면 주문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좋다. 신 사장은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직접 생산한 재료들로 가족이 수제로 만들다 보니 단가가 낮은 편이다. 또 포장에 신경을 쓰기보다 시골에서 생산하는 만큼 투박한 모양으로 판매한다. 오히려 그런 모양새가 더 좋다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이곳의 별미는 팥빙수다. 신 사장이 직접 팥농사를 짓고 있으며 겨울에는 단팥죽, 여름에는 팥빙수를 판매한다. 조청으로 단맛을 내 느끼하지 않아 가족 단위 손님에게 인기가 많다. 매장에서는 한과뿐 아니라 미숫가루, 오미자, 매실차, 옛날식혜 등도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조청유과 7000원, 조청모듬쌀강정 8000원, 조청흑임자팥빙수 9000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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