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6·25전쟁. 인민군 포로를 이송하던 국군 배가 난파당해 국군 2명과 인민군 4명이 무인도에 고립된다. 일촉즉발의 대립 상황에서 다들 남으로, 북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다. 가족, 전쟁의 승리, 그리고 사랑…. 다들 돌아가야 할 명확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 한 사람, 인민군 류순호에게는 북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 인민군에서 도망치던 형이 죽은 후 순호는 삶의 의지를 잃었다.
하지만 고장 난 배를 고칠 수 있는 건 순호뿐. 그로 하여금 배를 고치게 하려고 국군 한영범은 가상의 인물인 ‘섬을 지키는 여신님’을 만들어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아 많은 부하가 ‘장군님이 살아계시다’는 생각으로 승리를 이끌어냈 듯, 순호에게 “무인도 주인인 여신님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름답고 착한 여신의 부탁이니 제발 배를 고쳐달라고 한 것이다. 여신에게 푹 빠진 순호는 배를 고치기 시작하고, 국군과 인민군은 순호를 속이려고 여신이 정말 있는 듯 행동한다. 그렇게 100일간 인민군과 국군의 위기 가득한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2013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상을 수상하며 올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창작뮤지컬로 떠오른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전쟁 포화 속에서 국군과 인민군이 우정을 쌓는 ‘웰컴 투 동막골’ 식의 줄거리에 가상의 인물 ‘여신님’을 등장시켜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내밀하게 바라본 작품이다.
처음 여신은 순호를 움직이게 하려는 허구의 장치였지만, 점차 국군과 인민군은 여신을 믿고 의지한다. 여신은 고백하지 못한 연인이자 오매불망 아빠만 기다리고 있을 딸이며, 나만 두고 전향했지만 결국 함께 가야 할 가족이다. 순호는 형의 죽음으로 마음속 여신을 잃었지만, 동료들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도록 자기 재주를 나눠준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여신’을 찾겠다는 의지를 갖는다.
작품 전체가 몽환적이고 순수한 분위기이다 보니, 중간중간 등장하는 폭력적인 전쟁 모습이 더욱 도드라져 고통스러운 느낌을 준다. 병사들은 전쟁의 답을 찾으려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려면 목숨을 부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순호가 허망함 속에서 포기하려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 결과, 순호는 마지막 ‘다 함께 살기 위한 전투’에 당당히 나섬으로써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소 무거운 소재임에도 젊은 관객의 호응을 얻은 이유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압축적이고 의미가 명확하며 장면 전환이 빨라 작품을 보면서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생생한 조연 캐릭터도 작품 완성도에 일조하는데, 특히 잔머리가 뛰어나고 입담이 좋아 순호를 잘 구워삶는 국군 영범의 천연덕스러운 대사는 객석의 웃음을 수차례 자아냈다. 순호 역의 배우 정원영은 앙코르 공연에 합류했는데 탄탄한 기본기와 연기력으로 작품 품격을 끌어올렸다. 8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하지만 고장 난 배를 고칠 수 있는 건 순호뿐. 그로 하여금 배를 고치게 하려고 국군 한영범은 가상의 인물인 ‘섬을 지키는 여신님’을 만들어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아 많은 부하가 ‘장군님이 살아계시다’는 생각으로 승리를 이끌어냈 듯, 순호에게 “무인도 주인인 여신님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름답고 착한 여신의 부탁이니 제발 배를 고쳐달라고 한 것이다. 여신에게 푹 빠진 순호는 배를 고치기 시작하고, 국군과 인민군은 순호를 속이려고 여신이 정말 있는 듯 행동한다. 그렇게 100일간 인민군과 국군의 위기 가득한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2013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상을 수상하며 올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창작뮤지컬로 떠오른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전쟁 포화 속에서 국군과 인민군이 우정을 쌓는 ‘웰컴 투 동막골’ 식의 줄거리에 가상의 인물 ‘여신님’을 등장시켜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내밀하게 바라본 작품이다.
처음 여신은 순호를 움직이게 하려는 허구의 장치였지만, 점차 국군과 인민군은 여신을 믿고 의지한다. 여신은 고백하지 못한 연인이자 오매불망 아빠만 기다리고 있을 딸이며, 나만 두고 전향했지만 결국 함께 가야 할 가족이다. 순호는 형의 죽음으로 마음속 여신을 잃었지만, 동료들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도록 자기 재주를 나눠준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여신’을 찾겠다는 의지를 갖는다.
작품 전체가 몽환적이고 순수한 분위기이다 보니, 중간중간 등장하는 폭력적인 전쟁 모습이 더욱 도드라져 고통스러운 느낌을 준다. 병사들은 전쟁의 답을 찾으려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려면 목숨을 부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순호가 허망함 속에서 포기하려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 결과, 순호는 마지막 ‘다 함께 살기 위한 전투’에 당당히 나섬으로써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소 무거운 소재임에도 젊은 관객의 호응을 얻은 이유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압축적이고 의미가 명확하며 장면 전환이 빨라 작품을 보면서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생생한 조연 캐릭터도 작품 완성도에 일조하는데, 특히 잔머리가 뛰어나고 입담이 좋아 순호를 잘 구워삶는 국군 영범의 천연덕스러운 대사는 객석의 웃음을 수차례 자아냈다. 순호 역의 배우 정원영은 앙코르 공연에 합류했는데 탄탄한 기본기와 연기력으로 작품 품격을 끌어올렸다. 8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