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0일 오전 9시. 출근길 2호선 지하철에서 세어보니 승객 10명 중 6명이 고개를 숙이고 아이폰, 갤럭시탭 등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네이버 웹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화를 보고, 왼쪽 사람은 ‘사파리’로 검색 중이었다. 책이나 신문을 읽는 ‘천연기념물’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요즘 사람들은 컴퓨터 바탕화면에 글씨 가득한 초록색 네모창 대신 텅 빈 구글 화면을 띄워놓고,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자신의 위치와 하는 일을 올린다. 유학 간 친구와는 페이스북 ‘담벼락’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는다. 트위터(Twitter), 구글(Google),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 등 ‘TGIF’는 2010년 우리 삶에 갑작스레 다가와 깊숙이 파고들었다.
아이폰 등장에 TGIF 급성장
2009년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미니홈피나 개인 블로그, 네이트온, MSN 등 메신저를 이용했다. 그런데 2009년 하반기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2009년 초 국내 가입자 수 5000여 명에 불과하던 트위터는 2010년 11월 200만 명을 돌파했다. 페이스북 관련 통계사이트인 ‘페이스베이커스’에 따르면 2010년 하반기 페이스북 국내 이용자는 249만 명에 육박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열풍을 견인한 것은 바로 아이폰이다. 2009년 11월 말 출시 당시부터 화제였던 아이폰은 9개월 만에 국내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넘어서더니 12월 초 1600만 명을 돌파했다. 구글 역시 캘린더, e메일, 검색 같은 서비스를 아이폰과 연동해 제공하면서 국내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TGIF의 급성장 뒤에는 개인의 삶이 통째로 드러나는 데 따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기자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후반 남성 이모 씨에게 트위터 쪽지(DM)로 허락을 받고, 트위터만으로 그의 ‘신상정보’를 파악해보았다. 이씨는 2010년 2월 트위터에 가입해 10개월간 904개의 ‘트윗(Tweet·트위터에 남긴 글)’을 남겼다. 하루 평균 2.8개의 트윗을 남긴 셈. 그가 팔로잉한 사람은 93명, 그의 팔로어는 118명. 그가 남긴 트윗과 그와 관계 맺은 트위터리언을 통해 그의 이름, 출신 학교, 회사, 나이 등은 기본으로 알 수 있었고 외모는 그가 올린 프로필 사진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은 서울의 사당동, 강남역, 역삼동 부근이고 집은 관악구에 있다. 그는 지난 토요일 친구들과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했고 일요일에는 친구들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낙지, 대게, 전복 등을 먹으며 송년회를 했다. 최근 뮤지컬 ‘42번가’ 등을 관람한 것으로 보아 문화적 관심이 높다. 주중 오전에는 강남역 회사 근처의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다. “여자친구를 기다린다”는 글을 보아 그는 솔로다.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 서울대 로스쿨 조국 교수 등의 트윗을 다수 추천한 것에서 그의 정치적 성향도 파악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일면식도 없는 이씨의 트위터를 30여 분간 훑어보면서 얻은 정보다.
이렇게 TGIF는 ‘장벽’ 없이 개방돼 개인정보가 노출되기 쉬운 만큼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높다. 얼마 전 김모(24) 씨는 1년간 운영해오던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너 왜 내 말 X냐, 미친X. 니가 잘난 줄 알아?”라는 욕설 멘션을 받았기 때문. 김씨는 “안면도 없는 그가 먼저 팔로잉해서 ‘안녕하세요’ ‘제 친구랑 닮으셨네요’ ‘주말에 영화 보실래요’ 등 말을 걸어 무시했더니 갑자기 욕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무작정 스토킹’ 대상
페이스북 이용자 이모(23) 씨 역시 자신의 담벼락(방명록)에 누군가 영문으로 “당신은 랜덤으로 선택됐다”라며 심한 성적 욕설을 담은 멘션을 보내온 후 페이스북을 ‘개점휴업’ 상태로 뒀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기 때문에 ‘무작정 스토킹’의 대상이 되기 쉽다. 상호 수락을 통해 관계를 맺어야 글을 읽을 수 있는 네이트 미니홈피와 달리, 트위터는 일방적인 팔로잉이 가능하고, 승낙 없이도 글과 사진을 자유롭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개인정보를 실제 범죄에 이용한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는 “트위터에 자기 사진 올려놓고 계신 분들, 자기 사진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수 있으니 주의 바람”이라는 글이 리트윗(Retweet·트윗을 자신의 트위터로 퍼가는 것)으로 확산됐다. 전화로 “자녀를 납치했다”며 거짓 협박을 해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진화해 최근에는 범인들이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트위터에서 찾은 사진을 부모에게 멀티메일로 전송하는 수법까지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널리 알린 트위터리언은 “트위터에 올린 가족사진을 통해 가족의 나이, 성별 등을 파악한 후 더욱 실감나게 속여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도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실제 외국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한 범죄가 수차례 발생했다. 2010년 3월 영국에서 성폭행 전과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17세 소녀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치아가 거의 없고 몸집이 왜소한 33세의 성폭행 전과자 피터 채프먼은 페이스북에서 건강하고 잘생긴 19세 피터 카트라이트로 가장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웃통 벗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소녀의 호감을 샀고, 결국 ‘번개팅’을 제안해 차 안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같은 해 7월 21일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보험사 ‘모어댄’이 범죄 경력이 있는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2%는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고 SNS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TGIF가 포털과 구분되는 대표적 특징이 바로 ‘실시간 개방’이다. TGIF는 글이 작성되면 바로 확산되고 아이폰으로 즉각 확인할 수 있으며, 포털의 ‘실시간 검색’을 통해 바로바로 검색할 수 있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누리꾼의 지탄을 받았던 ‘축포녀’(북한이 남편 생일에 축포를 쏘았다고 발언), ‘명품녀’(피란을 가더라도 짐을 명품가방에 싸겠다고 발언) 등은 모두 SNS 실시간 검색으로 드러난 ‘희생양’이다. 이러한 실시간성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SNS를 통해 짧은 시간에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에 내장된 GPS(위성 위치확인 시스템)를 이용한 사생활 노출 가능성도 높다. 최근 많은 어플리케이션이 아이폰의 GPS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데, 그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이 ‘오빠믿지’ 어플리케이션이다. 서로 아이폰에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짝을 맺으면 상대방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아이폰 전원을 끄지 않는 한 위치를 감출 수 없고, 위치를 감추면 ‘위치를 숨겼다’는 내용이 상대방 휴대전화로 전송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빠믿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여자친구로부터 ‘오빠믿지’ 가입을 제의받은 장모(28) 씨는 “연인끼리 믿음을 쌓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아무리 연인이라 해도 가는 곳마다 알려주는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사소한 행적을 말하지 않았다가 오해만 쌓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믿음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김봉섭 박사는 “위치 추적은 개인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가 명백히 드러나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주변에 있는 아이폰 사용자를 검색하는 후즈히어(Who’s here), 1km 같은 어플리케이션이나 트위터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내 주변 트윗 찾기’ 등은 개인의 행동 하나하나를 제약한다.
입사하려면? 트위터도 검증하라!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하다 보니 SNS도 관리가 필요하다. 얼마 전 한 대기업 최종면접에서 원모(28) 씨는 “자네는 트위터를 하나? 한다면 팔로어는 몇 명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친구들과 안부를 주고받는 데 트위터를 이용해 팔로어보다 팔로잉한 사람 수가 많았던 원씨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안 한다’고 거짓말을 할까 생각하다가 ‘혹시 면접지가 이미 내 트위터를 본 거 아닐까?’ 걱정돼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몇몇 기업에서 입사지원서에 미니홈피, 블로그 등을 기입하라고 요구했지만 최근에는 SNS를 기입하라는 경우가 늘었다.
6월에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5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1.5%가 입사지원서에 SNS 주소를 기재하게 했다고 밝혔다. SNS를 적게 한 이유는 “실제 생활 모습이나 사회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복수응답 가능, 68.1%), “지원자의 신상을 자세히 보려고”(40.5%) 등이었다. 실제 지원자의 SNS를 확인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전체의 19.5%에 달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겉보기에 좋고 성적이 좋아도 SNS에 욕설이 있거나 사회에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뽑기를 머뭇거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담당자는 “최종합격 이후 지원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진짜 가고 싶은 회사는 떨어지고 가기 싫은 데만 됐네’라고 글을 올린 것을 발견하고 고민했다. 다음부터는 꼭 전형과정 전부터 SNS를 점검할 생각”이라 말했다.
TGIF를 통해 회사 상사와 ‘불편한 관계’를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경우 ‘who to follow’ ‘OOO 씨가 당신을 초대합니다’ 등을 통해 성향이 유사하거나 소속이 겹치는 인물과 ‘관계 맺기’를 추천한다. 이 때문에 원치 않게 사장과 트위터 팔로우 관계를 맺은 이모(24) 씨는 “전에는 ‘야근이 많다’거나 ‘일이 너무 지루하다’는 식의 투정도 자주 올렸는데 이제는 회사 욕은 장난으로도 못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사장이 ‘점심 먹자’고 할 때 ‘약속 있다’ 하고 몰래 혼자 먹는데, 혹시 내가 실수로 이런 상황을 트위터에 올리거나 사장의 ‘주변 트윗 검색’에 걸리면 다 들통 날 것 같아 두렵다”고 덧붙였다.
회사 간부와 트위터 팔로우 관계를 맺은 양모(31) 씨는 “얼마 전 트위터에 ‘서울시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 의견을 썼더니 보수 성향의 간부가 트위터로 ‘자네의 생각이 틀렸다’면서 조목조목 따졌다. 정말 할 말을 잃었다”며 “이제 말단직원은 SNS에 정치적 의견도 올릴 수 없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양씨는 “주변에 회사 사람과 트위터 관계 맺기가 싫어 ‘트위터 절필’을 선언하거나 회사용 아이디와 별도의 개인용 아이디를 만들어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 사람들은 컴퓨터 바탕화면에 글씨 가득한 초록색 네모창 대신 텅 빈 구글 화면을 띄워놓고,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자신의 위치와 하는 일을 올린다. 유학 간 친구와는 페이스북 ‘담벼락’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는다. 트위터(Twitter), 구글(Google),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 등 ‘TGIF’는 2010년 우리 삶에 갑작스레 다가와 깊숙이 파고들었다.
아이폰 등장에 TGIF 급성장
2009년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미니홈피나 개인 블로그, 네이트온, MSN 등 메신저를 이용했다. 그런데 2009년 하반기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2009년 초 국내 가입자 수 5000여 명에 불과하던 트위터는 2010년 11월 200만 명을 돌파했다. 페이스북 관련 통계사이트인 ‘페이스베이커스’에 따르면 2010년 하반기 페이스북 국내 이용자는 249만 명에 육박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열풍을 견인한 것은 바로 아이폰이다. 2009년 11월 말 출시 당시부터 화제였던 아이폰은 9개월 만에 국내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넘어서더니 12월 초 1600만 명을 돌파했다. 구글 역시 캘린더, e메일, 검색 같은 서비스를 아이폰과 연동해 제공하면서 국내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TGIF의 급성장 뒤에는 개인의 삶이 통째로 드러나는 데 따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기자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후반 남성 이모 씨에게 트위터 쪽지(DM)로 허락을 받고, 트위터만으로 그의 ‘신상정보’를 파악해보았다. 이씨는 2010년 2월 트위터에 가입해 10개월간 904개의 ‘트윗(Tweet·트위터에 남긴 글)’을 남겼다. 하루 평균 2.8개의 트윗을 남긴 셈. 그가 팔로잉한 사람은 93명, 그의 팔로어는 118명. 그가 남긴 트윗과 그와 관계 맺은 트위터리언을 통해 그의 이름, 출신 학교, 회사, 나이 등은 기본으로 알 수 있었고 외모는 그가 올린 프로필 사진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열풍의 견인차 구실을 한 아이폰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TGIF는 ‘장벽’ 없이 개방돼 개인정보가 노출되기 쉬운 만큼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높다. 얼마 전 김모(24) 씨는 1년간 운영해오던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너 왜 내 말 X냐, 미친X. 니가 잘난 줄 알아?”라는 욕설 멘션을 받았기 때문. 김씨는 “안면도 없는 그가 먼저 팔로잉해서 ‘안녕하세요’ ‘제 친구랑 닮으셨네요’ ‘주말에 영화 보실래요’ 등 말을 걸어 무시했더니 갑자기 욕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무작정 스토킹’ 대상
페이스북 이용자 이모(23) 씨 역시 자신의 담벼락(방명록)에 누군가 영문으로 “당신은 랜덤으로 선택됐다”라며 심한 성적 욕설을 담은 멘션을 보내온 후 페이스북을 ‘개점휴업’ 상태로 뒀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기 때문에 ‘무작정 스토킹’의 대상이 되기 쉽다. 상호 수락을 통해 관계를 맺어야 글을 읽을 수 있는 네이트 미니홈피와 달리, 트위터는 일방적인 팔로잉이 가능하고, 승낙 없이도 글과 사진을 자유롭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개인정보를 실제 범죄에 이용한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는 “트위터에 자기 사진 올려놓고 계신 분들, 자기 사진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수 있으니 주의 바람”이라는 글이 리트윗(Retweet·트윗을 자신의 트위터로 퍼가는 것)으로 확산됐다. 전화로 “자녀를 납치했다”며 거짓 협박을 해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진화해 최근에는 범인들이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트위터에서 찾은 사진을 부모에게 멀티메일로 전송하는 수법까지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널리 알린 트위터리언은 “트위터에 올린 가족사진을 통해 가족의 나이, 성별 등을 파악한 후 더욱 실감나게 속여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도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실제 외국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한 범죄가 수차례 발생했다. 2010년 3월 영국에서 성폭행 전과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17세 소녀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치아가 거의 없고 몸집이 왜소한 33세의 성폭행 전과자 피터 채프먼은 페이스북에서 건강하고 잘생긴 19세 피터 카트라이트로 가장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웃통 벗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소녀의 호감을 샀고, 결국 ‘번개팅’을 제안해 차 안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같은 해 7월 21일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보험사 ‘모어댄’이 범죄 경력이 있는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2%는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고 SNS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TGIF가 포털과 구분되는 대표적 특징이 바로 ‘실시간 개방’이다. TGIF는 글이 작성되면 바로 확산되고 아이폰으로 즉각 확인할 수 있으며, 포털의 ‘실시간 검색’을 통해 바로바로 검색할 수 있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누리꾼의 지탄을 받았던 ‘축포녀’(북한이 남편 생일에 축포를 쏘았다고 발언), ‘명품녀’(피란을 가더라도 짐을 명품가방에 싸겠다고 발언) 등은 모두 SNS 실시간 검색으로 드러난 ‘희생양’이다. 이러한 실시간성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SNS를 통해 짧은 시간에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에 내장된 GPS(위성 위치확인 시스템)를 이용한 사생활 노출 가능성도 높다. 최근 많은 어플리케이션이 아이폰의 GPS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데, 그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이 ‘오빠믿지’ 어플리케이션이다. 서로 아이폰에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짝을 맺으면 상대방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아이폰 전원을 끄지 않는 한 위치를 감출 수 없고, 위치를 감추면 ‘위치를 숨겼다’는 내용이 상대방 휴대전화로 전송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빠믿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여자친구로부터 ‘오빠믿지’ 가입을 제의받은 장모(28) 씨는 “연인끼리 믿음을 쌓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아무리 연인이라 해도 가는 곳마다 알려주는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사소한 행적을 말하지 않았다가 오해만 쌓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믿음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김봉섭 박사는 “위치 추적은 개인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가 명백히 드러나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주변에 있는 아이폰 사용자를 검색하는 후즈히어(Who’s here), 1km 같은 어플리케이션이나 트위터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내 주변 트윗 찾기’ 등은 개인의 행동 하나하나를 제약한다.
입사하려면? 트위터도 검증하라!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하다 보니 SNS도 관리가 필요하다. 얼마 전 한 대기업 최종면접에서 원모(28) 씨는 “자네는 트위터를 하나? 한다면 팔로어는 몇 명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친구들과 안부를 주고받는 데 트위터를 이용해 팔로어보다 팔로잉한 사람 수가 많았던 원씨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안 한다’고 거짓말을 할까 생각하다가 ‘혹시 면접지가 이미 내 트위터를 본 거 아닐까?’ 걱정돼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몇몇 기업에서 입사지원서에 미니홈피, 블로그 등을 기입하라고 요구했지만 최근에는 SNS를 기입하라는 경우가 늘었다.
6월에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5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1.5%가 입사지원서에 SNS 주소를 기재하게 했다고 밝혔다. SNS를 적게 한 이유는 “실제 생활 모습이나 사회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복수응답 가능, 68.1%), “지원자의 신상을 자세히 보려고”(40.5%) 등이었다. 실제 지원자의 SNS를 확인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전체의 19.5%에 달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겉보기에 좋고 성적이 좋아도 SNS에 욕설이 있거나 사회에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뽑기를 머뭇거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담당자는 “최종합격 이후 지원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진짜 가고 싶은 회사는 떨어지고 가기 싫은 데만 됐네’라고 글을 올린 것을 발견하고 고민했다. 다음부터는 꼭 전형과정 전부터 SNS를 점검할 생각”이라 말했다.
많은 유명인사가 트위터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두산 박용만 회장의 트위터 캡처.
회사 간부와 트위터 팔로우 관계를 맺은 양모(31) 씨는 “얼마 전 트위터에 ‘서울시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 의견을 썼더니 보수 성향의 간부가 트위터로 ‘자네의 생각이 틀렸다’면서 조목조목 따졌다. 정말 할 말을 잃었다”며 “이제 말단직원은 SNS에 정치적 의견도 올릴 수 없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양씨는 “주변에 회사 사람과 트위터 관계 맺기가 싫어 ‘트위터 절필’을 선언하거나 회사용 아이디와 별도의 개인용 아이디를 만들어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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