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으면서도 우리 책에 무한 애정
대한민국 사람으로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를 모를 리 없다. 만일 모른다면 그 사람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거나 학교교육이 잘못됐을 것이다. 신채호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외곬의…
200705012007년 04월 27일900권 책에서 지식의 정수를 뽑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는 오로지 인용으로만 이루어진 책이다.‘임원경제지’는 893종의 책에서 골라 뽑은 자료로 구성되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책이고, 당시로선 최신간이 대량 포함돼 있다. 하지만 서유구가 893종의 책만 읽은 …
200704172007년 04월 16일18년간 세상 등지고 ‘풍요 사회’ 건설법 총정리
조선 후기 벌열(閥閱)이라 하면 권력을 독점한 세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다른 모습도 보인다. 벌열은 다른 말로 경화세족(京華世族)이다. 곧 대대로 서울에 살며 벼슬하는 가문이다. 경화세족의 문화는 일반 백성은 물론…
200704032007년 03월 30일빛나는 천재성 책으로 말하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유명한 사람이다. 굳이 이 자리에서까지 다산에 대해 발언을 보탠다는 것이 부질없게 느껴질 정도다. 더욱이 나는 다산의 저작을 작심하고 공부한 적이 없다. 다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
200703202007년 03월 14일임금도 꺾지 못한 독창적 글쓰기 고집
지난 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정조는 1792년 10월19일 대사성 김방행(金方行)에게 유생 이옥(李鈺, 1760~1812)의 응제문(應製文)은 순전히 소설 문체를 사용한 것이라 지적하고, 사륙문(四六文) 50수를 제출해 과거의 문체…
200703062007년 03월 05일학문의 편협성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전 호에서 언급한 문체반정은 사실상 사상투쟁이었다. 명말청초 문집, 서양학, 천주교, 고증학, 소설, 소품 등은 직·간접적으로 주자학이 독점한 진리를 해체하려 했다. 어떻게 이 이단적 사유의 유통을 막을 것인가. 베이징(北京) 유리…
200702132007년 02월 12일책 좋아하면서도 탄압 ‘두 얼굴의 왕’
정조는 “보지 않은 서적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책을 좋아한 호학(好學)의 군주였다. 즉위하기 전 세손(世孫) 시절 ‘절강서목(浙江書目)’을 입수해 체계적으로 베이징(北京)의 서적을 수입했으며, 즉위 후 즉시 ‘사고전서(四庫全…
200701302007년 01월 24일연암의 문학적 독창성 “이건 아니잖아”
시(詩)는 자하(紫霞)에게서 망했고, 문(文)은 연암(燕巖)에게서 망했으며, 글씨는 추사(秋史)에게서 망했다는 말이 있다. 한시는 자하 신위(申緯)에게서 더 나아갈 경지가 없어졌고, 산문은 연암 박지원(朴趾源, 1737~1805)에…
200701162007년 01월 10일못 말리는 책 욕심 … 중국 책시장에 원정 쇼핑
우리의 책벌레 이덕무도 드디어 베이징(北京)으로 간다. 정조 2년(1778) 3월의 일이었으니 홍대용보다 13년 뒤다. 사람들은 흔히 이덕무와 가까웠던 박지원(朴趾源)이 이덕무보다 앞서 중국에 갔다 온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인즉 이…
200701022007년 01월 02일벼슬 욕심 버리고 책에 파묻혀 한평생
이덕무(李德懋, 1741~1793)는 서파(庶派)였다. 그 자신이 서자라는 말이 아니다. 그의 직계를 거슬러 올라가 서자가 있으면 자동적으로 그 후손은 서파가 된다. 조선시대에 서파라는 것은 관료로서의 출세 길이 막힌다는 것, 사회…
200612192006년 12월 13일책에 대한 열망 국경 뛰어넘어
베이징(北京)의 유리창(琉璃廠)은 18세기 말 규모를 더 키워 그야말로 천하의 서적이 집적(集積)되는 거대한 서적시장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베이징에는 유리창 외에 다른 서적시장도 있었다. 융복사(隆福寺)가 그곳이다. 융복사는 명나라…
200612052006년 11월 30일중국 지식인들과 세상을 논하다
영조 41년 을유년 겨울, 곧 1765년이다. 이해 홍대용(洪大容, 1731~1783)은 숙부 홍억(洪檍)을 따라 베이징에 간다. 홍대용 이전에도 사신단(使臣團)은 수없이 많았고, 또 홍대용처럼 공식 사신이 아니라 사신의 자제로서 …
200611212006년 11월 20일세상을 고민한 책, 실학의 고전이 되다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이란 이름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필경 교과서를 통해 배운 대로 ‘실학’이란 명사와 ‘성호사설(星湖僿說)’이란 책이름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성호사설’의 내용에 관해…
200610312006년 10월 25일중국에 사신 행차 때마다 책 사는 데 올인
앞서 허균이 중국에서 책을 대량 구입했던 일에 대해 말하면서 나는 적잖이 미진했다. 그는 북경에서 책을 어떻게 구입했던가. 서점이었던가? 그러면 그가 찾아간 서점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했던 것인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조선 왕…
200610172006년 10월 16일주자학에 통달한 인물을 이단이라니…
지난번 허균에 대해 쓰면서 조선은 이단이 없었던 사회라고 했는데, 이단이 아니면서 이단으로 몰려 죽은 사람이 있으니 이 또한 희한한 일이다. 서계 박세당(朴世堂, 1629~1703)이 그 사람이다. 박세당은 이른바 국학 분야를 연구…
200609262006년 09월 21일허균이 성리학의 이단? 천만의 말씀!
허균은 1614년 봄 중국에 가서 ‘임거만록(林居漫錄)’을 비롯한 문제의 책을 가져왔고, 이듬해 책의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중국에 들어갔다. 이때 구입한 책들은 어떤 책들이었을까? 종계변무(宗系辨誣)에 관련된 책 몇 종은 이름…
200609122006년 09월 11일‘임거만록’ 책 조작했나 안 했나
20세기 허균(1569~1618)의 이미지는 진보 색깔이 강하다. 문학 창작에서 작가의 개성을 힘주어 말한 사람, 성리학의 윤리에 길들지 않은 사람, ‘호민론(豪民論)’을 써서 민중 저항을 은근히 찬양한 사람, 그 저항의 실례로서 …
200608292006년 08월 28일우물 안 조선, 세계로 안내하다
책한 권을 소개하자. 지봉(芝峰) 이수광(李光, 1563~1628)의 ‘지봉유설(芝峰類說)’이다. 중·고등학교에서 암기식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라면, ‘지봉’ 하면 ‘이수광’, ‘이수광’ 하면 ‘지봉유설’이 절로 떠오를 것이…
200608082006년 08월 07일사고,베끼고,수입해서라도 “내 책으로”
책모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거저 받는 것이다. 나 역시 명색이 공부를 한다 하여, 학계 선후배에게서 귀중한 연구물을 종종 거저 받는다. 출판사에서도 가끔 책을 보내준다. 이렇게 해서 서재에 쌓인 책이 제법 된다. 하기야 엄밀히 …
200607252006년 07월 24일어떤 책이든, 누구 책이든 “내 손안에”
임진왜란으로 인해 조선 건국 이후 2세기 동안 축적되었던 전적(典籍) 문화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경복궁이 불타면서 고려로부터 전해 내려온 전적과 조선 건국 이후 2세기 동안 생산된 방대한 문헌들이 하루 만에 잿더…
200607112006년 07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