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하고 시원한 ‘제주의 미각’
자리젓은 깅이젓·게웃젓과 함께 제주의 3대 젓갈 중 하나다. 자리젓은 자리가 재료다. 자리젓 한 중발을 풀어놓으면 온 방안이 그 향기로 후끈하게 달아오른다. 향기 아닌 느랏내가 진동하면 곰삭지 않았다는 증거다.제주의 봄은 자리에서 …
200109132004년 12월 20일화개장터 화끈하게 달군 소주
1년 반 동안 진행한 술기행의 마지막편이다. 순전히 술과 기행이라는 두 글자가 어울릴 것 같아 시작한 일이었다. 술 좋은 곳은 물이 좋고, 물 좋은 곳은 산이 좋고, 산 좋은 곳은 경치도 좋을 터이니, 경치에 취하고 술에 취해보자는…
200109132004년 12월 20일산 내음 듬뿍… 무공해 건강식
곤달비·참나물·참취·둥글레·원추리·고사리·더덕 등 우리 나라 산나물 종류만도 500여 종이지만, 이 가운데 곤드레나물로 찐 밥은 제주에 가서 ‘깅이죽’(바닷게죽)만큼이나 먹어보기 힘든 음식이다.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정선간 국도의 비…
200109062004년 12월 16일소리까지 고소한 지리산의 별미
웃고 있는 돼지머리는 분명히 상서롭고 해학적이며, 그 주둥이에 지폐를 물려주는 ‘고사’ 행위는 부의 상징을 의미한다. 하나같이 무슨 복권에 당첨됐거나 횡재했다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돼지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200, 300…
200112272004년 12월 14일얼큰 매콤 이 맛… 꿈엔들 잊힐리야
추어탕(鰍魚湯)이란 말은 어감이 참 좋다. 가을이란 말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희끗 싸락눈이 비치는 날 텅 빈 들판에 나가 열십(十)자로 금간 논바닥을 장두칼로 파면 주먹만한 우렁이가 나왔다. 어떤 때는 나물 바구니로 무초롬하게 판 …
200112202004년 12월 13일가을~겨울이 제 철 … 맹물로 씻으면 맛 떨어져
굴은 육질이 부드럽고, 영양이 많아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특별히 신선도를 보고 골라야 한다. 몸집이 통통한 것이 좋고 광택이 나는 유백색에 검은 테가 진해야 신선한 굴이다. 물이 좋지 않은 굴이라도 물에 하루쯤 담가두면 싱싱해 보이…
200412162004년 12월 10일바다 비아그라 ‘식탁의 누드쇼’
날씨가 쌀쌀해지면 떠오르는 정경 중 하나가 통영 바닷가에서 채취한 굴을 까고 있는 아낙네들의 모습이다. 먼발치에서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궁금해하며 바라보다 다가섰을 때 인심 좋은 아주머니한테서 굴 껍데기째로 얻어 후루룩 삼킨 …
200412162004년 12월 10일‘쑥향’ 그윽한 ‘칼슘의 보고’
청둥오리는 예부터 사냥새(엽조)로 이름 높은 철새다. 9~11월 우리나라에 오는 새다. 시베리아, 캄차카, 홋카이도 등지에 서식하며 잡식성이다. 그러니까 지구촌의 동북아시아 일대를 철 따라 오고 간다.불포화 지방산으로 고기가 맛있고…
200112132004년 12월 03일값싸고 질 좋은 ‘영양의 보고’
겨울 바다에 삼치 떼가 솟구쳐오르는 모습은 가위 장관이다. 청명한 햇빛 아래 물결을 가르며 수백 마리씩 뛰어오르는 모습은 동해안의 밍크고래 떼나 더 멀리는 남태평양의 참치 떼가 솟구치는 모습같이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여수항에…
200112062004년 12월 01일순한 치즈·고기 요리와 잘 어울려
보졸레 누보의 상큼한 맛과 풍부한 과일 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양념이 강하지 않은 음식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는 소시지나 닭, 돼지고기를 기본으로 하는 서양요리가 잘 어울린다. 이때 소스가 너무 기름지거나 겨자, 크림 성분이 …
200412022004년 11월 26일상큼한 맛, 늦가을을 적시다
11월 셋째 주 목요일이 되면 프랑스 전역의 식당이나 카페, 슈퍼마켓 등에 ‘보졸레 누보가 도착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붙는다. 포도주 맛도 제대로 모르던 유학 첫해 이 햇포도주를 마셔본다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흥분에 휩싸이곤 했다. …
200412022004년 11월 26일조선시대 사람들은 뭘 먹고 살았을까
①서리가 내린 뒤의 배추를 뽑아 깨끗이 씻는다. ② 배추를 두 치 가량씩 썰어 뜨거운 솥에서 기름으로 볶은 후 식힌다. ③ 식초 간장 설탕을 섞고 팔팔 끓인 뒤 겨자 갠 것을 섞는다. ④ 식힌 배추를 단지에 담고 초겨자장을 부은 뒤…
200112062004년 11월 25일전통에 퓨전 첨가 ‘맛의 백화점’
딸깍발이라는 것은 남산골 샌님의 별명이다.’ 이희승의 산문집 ‘딸깍발이’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진날 갠날 나막신 신고 딸깍거리며 궁상을 떨쳐버리지 못한 남촌의 가난한 선비요, 이른바 깍쟁이를 이르는 말일 터다. 그러나 북촌(北村)…
200111292004년 11월 24일특미 ‘철갑상어회’ 식탁에 오른다
‘자산어보‘에 상어목은 14종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철갑상어의 알(캐비아)을 생산할 수 있는 상어는 철갑장군(鐵鉀將軍), 호랭이상어(내안·耐安), 총절입(悤折立) 중 내안상어가 아닐까 싶다. 바다상어 중 가장…
200111222004년 11월 23일저녁노을 벗삼아 붕어찜 만찬
왜 채석강변에 사는지 묻지 말아라/ 나는 지금 만 권의 책을 쌓아놓고 글을 읽는다/ 만 권의 책, 파도가 와서 핥고 핥는 절벽의 단애/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나의 전 재산을 다 털어도 사지 못할 만 권의 책/ 오늘은 내가 쓴 초…
200111152004년 11월 22일단풍철 별미 은어구이
지리산의 3대 동천(洞天) 중 하나인 화개동천(花開洞天)은 은어가 오르기로 이름난 골짜기다. 섬진강을 수계로 강 위뜸 산마을에 산수유꽃이 지고 강 아래뜸 강마을의 매화꽃, 하구 쪽 배밭의 배꽃도 다 지고 나면, 은어 떼는 떼를 지어…
200111082004년 11월 18일제철 만난 대게, 입맛 살살 유혹
늦바람이 터지고 단풍이 활활 타오르면 설악산 단풍 때문에 동해안이 붐빈다. 그곳에 미식가들이 꼭 들려 가는 곳이 있다. 경북 영덕군 강구면에 있는 강구항 아니면 울진군의 죽변항이다. 강구항에서 죽변항까지는 40km. 이 구간은 우리…
200111012004년 11월 16일부위마다 색다른 맛 ‘49가지 진미’
마지막 고래잡이배를 동해로 떠나보내며 해부장 김씨는 눈물을 보인다김씨의 눈물 방울방울 속으로스무 살에 두고 떠나온 고향 청진항이 떠오르고숨쉬는 고래의 힘찬 물줄기가 솟아오른다고래는 김씨의 친구며 희망청진항 고래를 이야기할 때마다육십…
200202142004년 11월 15일블렌딩 와인, 그 오묘한 맛의 첫 경험
와인(포도주)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에게 와인의 라벨을 제대로 읽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널리 알려진 프랑스 와인이라도 보르도 지방은 ‘샤토 마르고’(Cha?eau Margaux) 등의 제조회사(양조장) 이름이 라벨에 …
200202142004년 11월 15일부드럽고 감미로운 남도 참맛
‘규합총서’에 보면 애저탕은 광주의 명물로 나온다. ‘저육 새끼집’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새끼 밴 어미돼지를 잡아 새끼집 에 든 쥐 같은 것을 정히 씻어, 그 배 속에 양념하여 통째로 찜하면 맛이 그지없이 감미롭다고 했다. 그러나…
200202072004년 1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