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뚫고 핀 ‘자주빛 생명’
요맘때쯤의 초겨울에 우리나라의 중부지방이나 내륙지역에서는 꽃구경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일년 열두 달 중에서도 꽃이 가장 드문 때가 바로 이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겨울날의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제주도에서는…
199912162007년 05월 11일가도가도 은빛길, 끝없는 갈대밭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새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도 안개…
199911252007년 03월 09일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새 천년을 눈앞에 두고 모두들 들떠 있던 세밑에 꽃구경하러 길을 나섰다. “이 엄동설한에 웬 꽃구경이냐”며 의아해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겨울철에도 봄이나 여름철에 핀 기화(琪花) 못지 않게 우아하고도 탐스런 꽃을 감상할 수 있다.…
200001202006년 06월 21일아! 봄꽃 향기에 한없이 취했네
제때에 맞춰 봄꽃을 구경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개화기가 해마다 들쭉날쭉한 데다가 그 기간도 아주 짧기 때문이다. 봄꽃 중에서도 특히 벚꽃은 개화기가 유난히 짧다. 그러니 어느 곳에 벚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꽃구경하러…
200004272006년 05월 19일동백꽃 ‘선홍빛 물감’ 손에 묻어날 듯
거제도는 지금 온통 꽃밭이다. 길가에도, 바닷가 언덕배기에도, 외딴 섬의 비탈에도 막 피기 시작한 꽃들로 눈부시게 화사한 꽃세상이 펼쳐져 있다. 거제도에서도 특히 14번 국도의 종점에 가까운 남부면과 일운면 일대의 산자락과 바닷가에…
200004062006년 04월 28일아! 봄 … 동백꽃이 당신을 부른다
봄은 남녘으로부터의 화신(花信)과 함께 찾아온다. 봄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때이지만, 모지락스럽던 소한 대한 추위도 한풀 꺾이고 입춘과 우수를 지나서면 남도의 항구 여수에는 봄이 머지 않음을 알리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바…
200003092006년 02월 15일살랑살랑 갯바람 꽃잎에 입맞춤
‘바닷가 해당화/ 홀로 피어서/ 하소연한 심사에/ 고개 숙였소/ 소곤소곤 바람이/ 수작을 하면/ 수줍은 어린 맘에/ 얼굴 붉히오’김 억 시인이 쓴 ‘해당화’라는 시인데 호젓한 바닷가에 홀로 피어 여름철 내내 붉은 정념을 토해내는 해…
200006292006년 01월 31일철쭉 ‘연분홍 자태’ 첫눈에 반했네
연인산? 그 이름을 처음 들을 때에는 산 이름치고는 참 경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 다녀온 뒤인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 이름처럼 별 볼일 없는 산이겠구나”하는 생각만큼은 말끔히 가셨다. ‘경기도 제일의 …
200006082005년 12월 23일누가 산속에 화원을 차렸나
봄기운이 절정에 이른 이맘때쯤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야생화치고 화사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나 겨울이 유난히 모질고도 긴 강원도의 깊은 산중에서 피어나는 야생화는 따뜻한 남녘의 야산에 핀 꽃보다 그 빛깔이 더욱 또렷하고 자태 또한 …
200005182005년 11월 14일수줍은 듯 고운 ‘부용 꽃길’
지루한 장마철이 끝나고 삼복(三伏)의 불길 같은 햇살이 작열하는 이맘때쯤은 능소화 백배롱나무(백일홍) 부용의 곱디고운 꽃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철이다. 이 꽃들은 꽃잎이 유난히 탐스럽거니와 꽃빛도 아주 화사한 여름꽃이다. 그러니 한번…
200008172005년 09월 21일물길 따라 흐르는 ‘꽃술의 향연’
요즘처럼 마른장마와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날에는 누구나 물가가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은 그저 바라만 봐도 가슴까지 시원하지만, 바짓가랑이를 걷어올리고 탁족(濯足)을 즐기거나 웃통을 벗어제치고 멱이라도 감는다면 …
200007272005년 08월 03일아! 목화꽃…아련한 情 새록새록
명산 지리산은 높고 크다. 일찍이 지리산에 은거했던 남명 조식(南冥 曺植·1501∼72)도 “(지리산은) 하늘이 울려도 울지 않는다”(天鳴猶不鳴)고 읊조리며 듬직한 지리산을 닮고자 했다. 남명이 떠난 지 수백 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
200009072005년 06월 15일강원도 山水 결정판 예로구나
길의 풍정(風情)은 철따라 달라진다. 천하절승을 가로지르는 길도 그 풍광과 느낌이 극대화되는 시기는 분명히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전국 방방곡곡의 이 길 저 길을 지나다 보면 언제쯤 다시 꼭 와봐야겠다며 가슴에 새겨두는 길을 종종 …
200110252005년 01월 03일차창 밖에 펼쳐지는 한 폭 수채화
뜻밖에 눈이 내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내린 첫눈이다. 그걸 보니 반가움과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잠시 내리는 시늉만 하다가 곧 그쳐버리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도 일었다. 하지만 서해안고속도로의 평택 구간부터 …
200112132004년 12월 03일영호남 情 오가는 ‘고향의 길’
무르익은 가을날엔 절경이 따로 없다. 이맘때쯤에는 잿빛 도심만 벗어나면 형형색색 가을빛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심지어 대구 성서공업단지를 관통하는 30번 국도에서조차 만추(晩秋)의 현란함과 풍성함을 오감(五感)으로 느낄 수 있다. …
200111222004년 11월 23일멋과 풍류 흐르는 ‘남도의 동맥’
18번 국도는 전라남도의 동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길이다. 총길이는 187km로 전라남도의 국도 구간 중 가장 길다. 또한 길이 지나는 곳곳에는 풍광 좋고 인심 넉넉한 남도를 대표하는 명소가 적지 않다. 남도의 두 거찰(巨刹) …
200201242004년 11월 09일겨울 낭만을 달려 東海 바다로
42번 국도의 수도권 구간은 늘 혼잡하다. 특히 인천 남동공단과 반월공단을 거쳐 수원까지 이어지는 수인산업도로 구간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더욱이 제2경인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등과 인접하거나 교차되…
200201032004년 11월 02일눈 닿는 곳 역사의 향기 솔~솔
지도를 보고 길을 찾다 보면 가끔 황당한 일을 겪곤 한다. 지도상의 포장도로가 실제로는 비포장도로인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사실 그건 별로 문제 될 게 없다. 길이란 길은 죄다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요즘엔 어쩌다 만나는 흙길이…
200204042004년 10월 26일눈멀고 가슴 빼앗긴 ‘탐라 비경’
제주도의 봄은 밤손님 같다. 소리소문도 없이 찾아왔다가 슬그머니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언제쯤 시작해 어느 때 끝나는지 종잡을 수 없다. 활짝 핀 수선화, 유채꽃, 복수초를 보며 봄인가 싶다가도 한라산 중턱에 두껍게 쌓인 눈을 보면 …
200203142004년 10월 20일눈길 닿는 곳마다 빼어난 ‘산수화’
우리 국토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짝수 번호의 국도는 서쪽 끝이 시발점이다. 반면 남북을 종단하는 홀수 번호의 국도는 남쪽에서 시작해 북쪽에서 끝난다. 2001년 8월에야 전체 노선이 확정된 59번 국도도 남해안의 광양에서 시작해 동해…
200206132004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