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사실적인 글을 쓴 기자
더 저널리스트 : 어니스트 헤밍웨이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영진 옮김/ 한빛비즈/ 256쪽/ 1만6000원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기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기자로서 그가 어떤 기사와 칼럼을 썼…
201708302017년 08월 28일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차의 위협
자율주행차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천재 과학자의 꿈으로나 여겨지던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새 실용화 직전 단계까지 발전했다. 전면적 자율주행은 아니더라도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아도 되는 크루즈 같은 자율주행 기능은 이미 여러 자동차에…
201704262017년 04월 25일역사를 움직인 진짜 보통사람은 어디 갔나
언제부터인가 ‘보통사람’이라는 말은 정치적 문구로 기억된다. 한 정치인이 이 구호를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한 역사 때문일 테다. 하지만 보통사람은 이렇게 소비되기엔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단어다. 과연 어떤 사람이 보통사람일까. 한 시대…
201704122017년 04월 12일가족다움, 엄마다움
모든 가족은 소설이나 영화 소재가 될 수 있다. 비밀 없는 가족이 없고, 부끄러운 일 하나쯤 가지지 않은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작가가 가족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곤 한다. 잭 니컬슨처럼 누나인 줄 알았던 여자가 엄마인 …
201703292017년 03월 28일신의 침묵, 인간의 믿음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의 절창 ‘님의 침묵’은 부재하는 임의 존재를 침묵 속에서 찾는 시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임. …
201703152017년 03월 13일지옥 같은 전장에서 빛난 신념의 힘
핵소(Hacksaw) 고지는 일본 오키나와 마에다 고지의 절벽이 마치 날카로운 톱 모양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미군은 오키나와를 점령하면 일본을 점령하는 것이고 지긋지긋한 전쟁도 …
201703012017년 02월 27일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생활의 권리
진짜 어른은 고향에 연연하지 않는다. 고향에만 머물고 싶어 한다면 그는 여전히 아이거나 자기 자신이 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영화 ‘스노든’의 마지막 장면, “스노든은 어떻게 될 것이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꽤나 책임 있어 보이는 자가…
201702152017년 02월 13일순수하면서도 강력한 유년의 기억
한때 우리는 간밤에 꾼 꿈 때문에 하루 종일 설레곤 했다. 또 이유를 알 수 없는 악몽 때문에 불안해하던 적이 있고, 아직은 금기시되던 어른의 사랑을 꿈에서 경험하며 남몰래 흥분과 죄책감을 맛보기도 했다. 그랬다. 한때였다. 어느 …
201701112017년 01월 09일퀸카의 비밀, 씁쓸한 현실의 맛
영화 ‘졸업반’ 앞에 붙는 홍보 문구다. 하지만 ‘졸업반’은 우리가 생각하는 졸업반의 낭만 정반대 편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졸업반’의 낭만은 어떤 것일까. 다시 못 볼 것을 마음 아파하며 급우나 은사님과 뜨거운 포옹을 하는 것? …
201612282016년 12월 23일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허구
영화 ‘부산행’이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은 원동력 중 하나는 ‘허구’였다. 시체가 벌떡 일어나 뛰고, 넘어지고, 사람을 공격하는 건 허구다. 무섭긴 하지만 ‘부산행’은 메타포이며 알레고리였기에 안전한 위험이었다. 그런데 영화…
201612142016년 12월 12일리얼리즘과 리얼리티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영국 리얼리즘의 거장 켄 로치의 전형적인 ‘노동자 영화’다.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감독답게 켄 로치는 1960년대 영화계에 진출한 뒤 일관되게 노동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발표했다. 그의 변화된 정치의식은 노동…
201612072016년 12월 06일딸이든 아들이든 난 널 사랑한단다
레이(엘 패닝 분)는 겉으로 보면 영락없는 남자아이다. 남자아이처럼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짧은 머리에 헐렁한 셔츠를 걸치고 다니며, 남자아이들과 은어를 나누고, 매혹적인 여자에게 눈길을 빼앗기니 말이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레이는 …
201611302016년 11월 29일돈과 모래
황야 사이로 길게 뻗은 길을 소 떼가 가로막고 있다. 소 떼를 몰던 카우보이는 사정을 묻는 보안관에게 이야기한다. “농장 근처에 불이 났지 뭐요. 그래서 21세기에 이렇게 말을 타고 소 떼를 몰고 있지요. 이처럼 멋진 직업을 아들들…
201611162016년 11월 11일지금 필요한, 우리가 원하는 자백
5월 최승호 감독의 ‘자백’이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여러 부문을 수상할 때만 해도 사실 조심스러웠다. 정부기관의 문제점을 짚고, 찾고, 따라가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다. 영화 한 편을 상영하는 게 영화제의 운명과도 연관될 수 …
201611022016년 10월 31일멋진 감독이 보여주는 진짜 보수의 가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미국 공화당원이다. 정치적으로 보수성향임을 대내외에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영화를 보다 보면 진정한 보수란 이런 것이겠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삶과 운명, 사랑과 미움에 대…
201610192016년 10월 14일1930년대 속물들에게서 발견하는 우리의 자화상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는 딸에게 이런 말을 한다. “머피의 법칙이란 불행한 일의 연속을 말하는 게 아니야.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만다는 의미지.” 그렇다. 살다 보면 일어날 일은 꼭 일어나고 만다. 그게 행운일 땐 그다…
201610052016년 09월 30일김종관 감독의 ‘최악의 하루’ 외국인을 대하듯 사랑할 때
영화 ‘최악의 하루’는 최악의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원제가 ‘최악의 여자’인 것처럼 말이다. 이 영화는 ‘이야기하기’라는 서사의 본질을 리드미컬하게 재해석한다. 가령 영화는 누군가의 눈을 통해 중계되는 이야기다. 그 누군가는 주로…
201609072016년 09월 02일한국형 재난에서 느끼는 현실적 공포
운전자에게 터널은 달갑지 않은 공간이다. 공기 질이 바뀌어 열린 창문을 닫는 수고를 해야 한다. 터널 내 사고는 무척 위험하다는 사전지식이 공포를 준다. 그래도 터널에 들어가면 금세 나오기 마련이어서 이런 불쾌와 불안은 몇 분을 넘…
201608242016년 08월 19일왠지 익숙한 오합지졸 휴먼스토리
2009년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가 성공을 거뒀다. 의외였다. 지금이야 흥행 보증 배우로 성장했지만 당시엔 하정우, 김지석 같은 주연 배우들이 미약해 보였고, 동계 스포츠를 소재로 한 점도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게다가 스피드스…
201608102016년 08월 05일처절함의 끝에서 만나는 삶의 재건축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사람들이 참 잘 운다. 가족이 죽는 것 같은 극단적 불행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오열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이 곁에 나쁜 사람도 많고 좋은 사람도 많다. 그런데 실제 그런 일이 우리 삶에서…
201607272016년 0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