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처 고성 성벽에 고선지 장군 함성이
새벽녘 쿠처역에 내리자마자 호텔로 갔다. 기차에서 이틀 밤을 지낸 뒤라 움직이지 않는 잠자리에 눕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이나 기뻤다.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지고 싶었다. 그러나 쿠처의 불교사원 유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무…
200605302006년 05월 29일
프랑스의 광적 축구 열기 ‘못 말려’
5월15일 프랑스에선 희한한 ‘강도 미수 사건’이 벌어졌다.파리 북부 교외 생드니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청 직원들이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고 있던 사무실에 복면을 쓰고 총을 든 괴한 두 명이 들이닥쳤다. 괴한들은 직원들에게 책상 아래…
200605302006년 05월 24일
IT 두뇌 총집합 ‘인도의 실리콘밸리’
인도가 세계인의 화두로 등장했다. 중국과 함께 떠오르는 샛별이라며, ‘친디아’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경제전문가들이 2035년엔 ‘제3의 축’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1월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200605232006년 05월 22일
운전자나 보행자나 교통질서 점수 ‘낙제점’
우리나라 사람들은 ‘선진국 국민들은 교통질서를 잘 지킨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뉴욕 생활 10개월째에 접어들면서 내가 느끼는 것은 적어도 뉴욕에서만큼은 이 말이 절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맨해튼에 가보면 안다. 우선 횡단보…
200605232006년 05월 17일
유물 가득하던 고창고성엔 수탈 흔적뿐
기차가 투루판(吐魯蕃) 역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동도 트지 않아 캄캄했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내릴 때를 놓쳐서 다음 역까지 가기 십상이라고 주의를 받았기 때문에 서둘렀다. 투루판 겨울 날씨는 생각보다 매서웠다. 둔황이 서역의 관문이라…
200605162006년 05월 10일
‘어정쩡한 맛’ 짝퉁 한식당 판친다
얼마 전 친구 부부가 일주일간 파리를 다녀갔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저녁 파리 시내 소르본대학 근처 한식당에서 부부와 식사를 했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여행으로 지친 몸을 추스르는 데는 역시 한식밖에 없다”…
200605162006년 05월 10일
인구 2%, 영향력은 20% 미국 움직이는 ‘유대인 파워’
지난해 뉴욕특파원으로 부임하면서 절감한 것 중 하나는 미국 사회에서 유대인의 힘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유대인이 밀집해 있는 뉴욕, 그리고 인근 뉴저지 주에서 유대인 파워는 엄청나다.언젠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휴일이라고 해서 학…
200605092006년 05월 04일
가난·악취·소음 … 그러나 ‘시티 오브 조이’
바라나시 역에서 콜카타(옛 캘커타)로 가는 3028호 야간열차를 기다리는 사이 두 명의 한국 여대생 배낭족을 만났다. 한 학생은 한쪽 다리가 불편해 목발 신세를 지고 있으면서도 인도 비자가 만료될 때(6개월간)까지 콜카타에서 봉사활…
200605022006년 04월 28일
담배 사랑 각별 … 금연법 제정 차일피일
얼마 전 한국에서 온 애연가 두 사람을 각각 파리와 로마에서 만났다.파리에서 만난 애연가는 신바람이 났다. 호텔 방이건 식당이건 어디서든 눈치 보지 않고 담배를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아무 데나 버…
200605022006년 04월 26일
둔황석굴 속에서 “찾았다! 신라의 숨결”
둔황산장이라는 이름과 달리 숙소는 장안시대 성의 외양을 갖추고 있었다. 방의 기둥이나 난간, 계단이 모두 나무로 제작됐고, 침대에는 퀼트로 만든 보가 씌워져 있어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서역의 초입답게 종업원 청년의 얼굴은 아리아계…
200604252006년 04월 24일
텍사스 내스카 경기장서 미국 남부 백인 정서 확인
레드넥(red neck).‘햇볕에 검게 그을린 목’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텍사스 주(州)를 포함한 미국 남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촌사람’이라는 뜻이다. 얼마 전 내스카(NASCAR·미국개조자동차…
200604252006년 04월 19일
‘달리트’ 신분 굴레 벗고 기지개 켠다
뭄바이에 도착했으니 인도문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뭄바이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최고의 관광지임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1911년, 영국 왕 조지 5세 내외의…
200604182006년 04월 17일
품질 훼손 ‘보졸레의 왕’의 추락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프랑스의 유명인 가운데 조르주 뒤뵈프라는 사람이 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독자들이 많을 테지만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이름이다. 그의 별명은 ‘보졸레의 왕(King of Beaujolais)’. 뛰…
200604182006년 04월 12일
잿빛 도시 ‘장안’ 이곳이 천 년 수도 맞아?
여행의 출발점은 시안(西安)이었다. 실크로드의 상징적 도시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크로드의 도시는 시안의 옛 이름 장안(長安)이다.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여 장안을 한나라 도읍으로 정한 뒤, 후한 때 뤄안(洛陽)으로 잠시 옮겼을 때를 …
200604112006년 04월 10일
하버드대 입학하기 성적순이 아니에요
미국 고교 졸업생들에게 3월은 ‘잔인한 달’이다. 각 대학들이 대개 3월까지 지원자들에게 합격 여부를 우편으로 통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3월 마지막 주에는 하버드대학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 대학 합격자 발표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미…
200604112006년 04월 05일
佛 학생시위, 화염병 대신 기타
이달 프랑스의 지성을 상징하는 소르본 대학에서 벌어진 학생-경찰 간 물리적 충돌을 TV로 지켜보며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학생들은 집기를 던지며 저항하는 일이 이 나라에서도 벌어지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200604042006년 03월 29일
인도인 삶에 새겨진 ‘위대한 영혼’
뉴델리는 1911년 행정도시로 건설됐지만 지금은 어엿한 수도라 대통령 궁을 비롯한 각종 국가기관이 들어서 있다. 홀로 우뚝 서 있는 인도문에서 시작해 대통령 궁까지 이어지는 3km에 이르는 길은 폭이 넓고 곧게 뻗어 있어 시원한데,…
200604042006년 03월 29일
문화의 길, 역사의 땅 ‘1만km 대장정’ 출발!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의 영화 ‘행복한 날들’에는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 의붓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며 사는 눈먼 소녀가 나온다. 무능한 중년남자 라오차오는 소녀의 의붓어머니에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녀를 데려와 돌본다. 그러다 나중…
200604042006년 03월 29일
삶과 죽음, 경계 없이 강물에 몸 담그다
힌두교도들의 성지 바라나시. 역에서 빠져나오기 무섭게 사람의 무리에 휩싸인다. 그런 사람들 사이로 자동차와 릭샤(삼륜 택시), 오토바이, 우마차들이 달린다. 한마디로 혼돈이다. 인도는 어디나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은…
200603282006년 03월 22일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주주 수호자’ 전략 구사
뉴욕 맨해튼 강변도로인 FDR을 달리다 보면 강 건너편으로 ‘아이칸 스타디움’이 보인다. 지난해 4월 새로 문을 연 최첨단 스타디움이다. 칼 아이칸(사진)이 공사 비용의 25%에 해당하는 1000만 달러(약 100억원)를 부담했다.…
200603282006년 0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