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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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에게 국가유산청은 ‘감(感) 맛집’

[김상하의 이게 뭐Z?] SNS 게시 글 자주 화제… 캐릭터 디자인·굿즈 등 Z세대에 주목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5-08-0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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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영 제공Z세대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세대다. 굿즈뿐 아니라, 디지털 영상을 손수 제작하고 폰트도 나눈다. 요즘은 자막을 보며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직접 영상 포맷을 바꾸기도 한다. 어디서 본 듯한 마케팅은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드는 Z세대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이번 주 까다로운 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은 유행을 소개한다.

    #영화관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든다

    CGV가 새롭게 출시한 먹거리 컵냉면. CGV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CGV가 새롭게 출시한 먹거리 컵냉면. CGV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생기면서 영화와 드라마를 좀 더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눈에 띄는 지점은 시들해진 영화관 인기다. 한 번 입장하면 끝까지 계속 봐야 하는 데다, 영화 관람 도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소음을 내는 ‘빌런’을 종종 마주치는 영화관과 달리 OTT로는 원하는 날에 원하는 속도로 영화를 볼 수 있다. 한 편에 1만4000~1만6000원에 달하는 티켓 가격을 아끼는 건 덤이다.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자 영화관도 바뀌고 있다. CGV는 뜨개 상영회를 열었다. 뜨개질을 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일반 좌석과 달리 빈백이 있고, 자리 옆에는 뜨개용품을 올릴 수 있는 개별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뿐 아니라 영화관 먹거리로 컵냉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나무젓가락 높이만 한 긴 플라스틱 컵에 시원한 육수, 가느다란 면발, 김 가루가 들어 있다. 컵에 담긴 냉면이라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갔다는 평가다.

    메가박스는 영화관 전석을 리클라이너로 교체해 1000원만 내면 낮잠을 잘 수 있도록 꾸몄다. 경쟁사를 겨냥한 이벤트도 내놓았다. CGV가 시스템 이전 작업으로 7월 14일 하루 휴무하자 메가박스는 공식 홈페이지에 ‘7월 14일에도 메가박스 정상영업 중!’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날 메가박스에서 타 영화관 VIP 회원임을 인증하고 영화를 관람하면 팝콘을 무료로 주는 이벤트였다.

    #브랜드가 ‘이것’까지 준다고?

    국가유산청이 개방한 ‘국가유산 3D 에셋’이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국가유산청 홈페이지 캡처

    국가유산청이 개방한 ‘국가유산 3D 에셋’이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국가유산청 홈페이지 캡처

    국가유산청은 Z세대에게 감(感) 맛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시 글이 자주 화제가 되고, 캐릭터 디자인·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가 Z세대에게 주목받는다. 이벤트 하나도 대충하는 법이 없다. 국가유산청의 프로필 사진인 경산토기의 눈이 어디인지 맞히는 참여형 게시 글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최근엔 국가유산청이 개방한 디지털 데이터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가유산청이 공개한 데이터 48만 건 중 활용도가 높은 분야는 ‘국가유산 3D 에셋’으로 게임, 영화, 엔터테인먼트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 공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를 끌자 국가유산 3D 에셋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생겼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는 경복궁 근정전, 일월오봉도 등 다양한 한국 문화유산이 나온다. 애니메이션을 다 본 사람들이 직접 이 에셋을 다운받아 활용한 후기를 X(옛 트위터)에 남기며 링크를 공유하고 있다. 출처만 표기하면 상업적·비상업적 2차 저작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까맣게 탄 인기 캐릭터들

    여름을 맞아 태닝한 산리오 캐릭터들. 올리브영 제공

    여름을 맞아 태닝한 산리오 캐릭터들. 올리브영 제공

    요즘 유행하는 캐릭터 피부색과 나의 여름철 피부색이 크게 다르지 않다. 키티, 폼폼푸린 등 인기 캐릭터들이 태닝한 버전으로도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하와이에서 ‘태닝 키티’가 유행하면서 키티의 원조 국가인 일본에서도 오리지널 키티보다 태닝 키티가 더 자주 보일 정도다. 햇빛을 받으면 태닝 색깔로 바뀌는 키티는 물론, 맥도날드 해피밀 장난감으로도 태닝 키티가 나왔다. 올해는 올리브영이 태닝한 캐릭터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했다. 올리브영을 이용하지 않는 Z세대는 드문 만큼, 곧 Z세대는 태닝 캐릭터를 하나쯤은 가질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우사기’도 태닝 유행에 탑승했다. 햇볕에 그을린 우사기는 얼핏 보면 빵 모양 같기도 하다. X에서 유행하는 캐릭터 ‘밥알이’도 태닝 캐릭터 계열에 합류했다. 여름에만 볼 수 있는 이색 상품인 태닝 캐릭터는 Z세대 사이에서 제철 굿즈로 인기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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