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동차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예술로 승화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예술가 손끝에서 창조된 물건이든, 브랜드에서 출시한 상품이든 말이다. 자동차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는 자동차라는 대상이 단순히 예술적 표현의 매개체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용성과 상업성을 가진 상품으로서도 기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긴다. 우리는 무엇을 예술 작품이라고 하는가. 작가의 의도가 담겼고 그 의도가 사회적 맥락에서 해석되거나, 개인의 깨달음을 촉진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하는 경우다. 화가의 그림, 조각가의 작품, 혹은 현대 예술가의 설치 미술이 모두 이 틀 안에 들어간다. 자동차 역시 이러한 예술적 매개체로서 기능한다. 디자인, 기술, 자동차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한 사회의 문화적 흐름과 가치관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가 상용화된 상품으로 자리 잡았을 때 그 예술적 측면은 때론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그럼 보편적 메시지를 자동차에 담아 팔면 수익성이 생기지 않을까. 그럴 수 있다. 사회의 주류가 된 메시지를 담는 방식이다. 인류의 평화, 환경보호, 행복한 인생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메시지로서 얼마나 강렬할지, 보편적 가치를 얼마나 신선하게 표현할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평범한 마케팅에 불과할 여지도 다분하다. 차라리 기업이 이왕 예술적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면 전위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렇듯 예술을 동반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그만큼 힘든 과정이기에 예술적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자동차 제조사에는 박수가 절로 나온다. 그들의 용기, 도전에 대한 찬사다.
최근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는 하이엔드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을 알렸다. 2025년부터 완전한 전기차 전문 브랜드가 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새로운 전동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하이엔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재규어는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재규어는 브랜드 정체성과 시장 포지셔닝 재정립에 나서고 있다. 창립 90주년을 맞아 새로운 로고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했는데, 브랜드를 상징하는 새로운 심벌은 모노그램 형식으로 제작됐다. 지팡이 손잡이처럼 둥근 모양은 재규어(Jaguar)의 ‘J’와 ‘r’을 형상화한 것이다. 과거 위엄 있는 재규어 가문의 문양과 달리 세련됨과 고풍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기존의 ‘그라울러’ 배지는 사라지고 수평선 배경에 옆으로 뛰는 재규어 마크도 등장했다. 엠블럼 속 재규어는 여전히 날렵하다. 세련되게 표현한 새로운 로고도 신선하다. 여기에 “아무것도 모방하지 마라(Copy nothing)”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의 모델이 등장하는 브랜드 필름도 제작했다. 재규어는 영국의 고전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하이패션 같은 현대적 감각으로 변모하고 있다. 여기서 재규어가 전통 자동차 제조사에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지향적인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을 얼마나 착실히 쌓아왔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재규어의 새로운 시도에 소비자들 반응은 호불호가 나뉘었다.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렬하고 독특한 기존 재규어 이미지가 사라져 브랜드 정체성이 희미해졌다는 의견이다. 다른 브랜드 로고와 비슷하고, 개성이 없다는 평가도 들려온다. 전통적인 재규어 팬들의 반발도 더러 있다. 오랜 시간 재규어를 사랑해온 팬들에게는 변화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추억이 담긴 로고가 바뀐 것을 환영하지 않는 것이다. 자동차보다 패션 브랜드 같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반응은 변화를 시도한 기업이라면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새 전략, 새 출발에 대한 평가는 2025년이 되고 재규어의 새 제품이 출시돼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재규어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 예술적 창조성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재규어가 예술적 시도를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된다. 앞에서 말했듯, 자동차 브랜드의 예술적 시도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건 더욱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브랜드에는 발전이 있을 것이다. 나아가 자동차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다. 물론 이것도 2025년이 돼야 알 수 있다.
“아무것도 모방하지 마라(Copy nothing)”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의 모델이 등장하는 재규어의 브랜드 필름.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제공 ]
양날의 검이 되는 자동차의 예술성
특히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상용차가 그렇다. 소비자가 브랜드의 의도나 메시지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동의하지 않는 메시지가 담긴 수천만 원짜리 물건을 대출 받아서 구입하고, 매일 운전하면서 온몸으로 경험한다는 것은 마음 불편한 일이다. 물론 이런 자동차는 애초에 사지 않았을 개연성이 크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더 중요한 요인이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는 일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기에 차량의 성능, 안전성, 가격 등이 구매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만약 자동차가 지나치게 예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그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이 자동차는 단지 비싼 ‘예술품’으로 비칠 뿐이다. 판매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상용차에 예술적 요소를 가미하는 일은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목표를 충족하려는 시도처럼 여겨진다. 하나는 예술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수익성을 담보하려는 시도다. 기업이 예술적 시도를 성공적인 수익으로 가져가려면 소비자의 니즈와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는지가 중요하다.
그럼 보편적 메시지를 자동차에 담아 팔면 수익성이 생기지 않을까. 그럴 수 있다. 사회의 주류가 된 메시지를 담는 방식이다. 인류의 평화, 환경보호, 행복한 인생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메시지로서 얼마나 강렬할지, 보편적 가치를 얼마나 신선하게 표현할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평범한 마케팅에 불과할 여지도 다분하다. 차라리 기업이 이왕 예술적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면 전위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렇듯 예술을 동반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그만큼 힘든 과정이기에 예술적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자동차 제조사에는 박수가 절로 나온다. 그들의 용기, 도전에 대한 찬사다.
재규어, 창립 90주년 맞아 새 로고 공개
세련되게 표현한 재규어 새 로고(왼쪽)와 모노그램 형식으로 제작한 새로운 브랜드 심벌.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제공 ]
이와 함께 재규어는 브랜드 정체성과 시장 포지셔닝 재정립에 나서고 있다. 창립 90주년을 맞아 새로운 로고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했는데, 브랜드를 상징하는 새로운 심벌은 모노그램 형식으로 제작됐다. 지팡이 손잡이처럼 둥근 모양은 재규어(Jaguar)의 ‘J’와 ‘r’을 형상화한 것이다. 과거 위엄 있는 재규어 가문의 문양과 달리 세련됨과 고풍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기존의 ‘그라울러’ 배지는 사라지고 수평선 배경에 옆으로 뛰는 재규어 마크도 등장했다. 엠블럼 속 재규어는 여전히 날렵하다. 세련되게 표현한 새로운 로고도 신선하다. 여기에 “아무것도 모방하지 마라(Copy nothing)”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의 모델이 등장하는 브랜드 필름도 제작했다. 재규어는 영국의 고전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하이패션 같은 현대적 감각으로 변모하고 있다. 여기서 재규어가 전통 자동차 제조사에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지향적인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을 얼마나 착실히 쌓아왔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재규어의 새로운 시도에 소비자들 반응은 호불호가 나뉘었다.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렬하고 독특한 기존 재규어 이미지가 사라져 브랜드 정체성이 희미해졌다는 의견이다. 다른 브랜드 로고와 비슷하고, 개성이 없다는 평가도 들려온다. 전통적인 재규어 팬들의 반발도 더러 있다. 오랜 시간 재규어를 사랑해온 팬들에게는 변화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추억이 담긴 로고가 바뀐 것을 환영하지 않는 것이다. 자동차보다 패션 브랜드 같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반응은 변화를 시도한 기업이라면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새 전략, 새 출발에 대한 평가는 2025년이 되고 재규어의 새 제품이 출시돼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재규어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 예술적 창조성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재규어가 예술적 시도를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된다. 앞에서 말했듯, 자동차 브랜드의 예술적 시도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건 더욱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브랜드에는 발전이 있을 것이다. 나아가 자동차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다. 물론 이것도 2025년이 돼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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