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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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선도지구 사업성, 분당이 가장 매력적

9만6000채에서 15만5000채로 탈바꿈… 주민 동의율도 가장 높아

  •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입력2024-10-2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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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도지구 공모를 계기로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9월 29일 국토교통부(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같은 달 23~27일 진행된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 공모’에 총 99개 구역(15만3000채 규모)이 몰렸다. 선도지구로 지정될 물량 2만6000채의 5.9배에 달한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되는 물량은 원칙적으로 경기 분당 8000채, 일산 6000채, 평촌 4000채, 중동 4000채, 산본 4000채다.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여건에 따라 1~2개 구역을 추가 지정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최대 물량은 3만9000채에 달할 전망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아파트 단지. [뉴스1]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아파트 단지. [뉴스1]

    분당 평균 주민 동의율 90.7%

    1기 신도시 중에서도 분당은 선도지구 공모 대상인 ‘특별정비예정구역’ 67곳 중 47곳(5만9000채)이 참여했다. 공모 신청 구역의 평균 주민 동의율은 90.7%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높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단지는 수내동 양지마을(한양3·5·6, 금호1·6, 청구2단지)로 총 4406채 규모다.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한신 4264채, 서현동 시범단지 우성·현대 3713채, 수내동 파크타운 3025채도 대단지에 속한다. 일산은 특별정비예정구역 47곳 가운데 강촌마을, 백마마을 등 총 22곳(3만 채)이 신청했다. 규모는 분당 다음이지만 주민 동의율은 평촌보다 낮은 84.3%였다. 평촌의 경우 특별정비예정구역 19곳 중 은하수·샛별마을, 샛별한양1·2·3단지 등 총 9곳(1만8000채)이 참여했다. 1기 신도시 중 가장 적은 단지가 신청했으나 주민 동의율은 분당 다음인 86.4%로 나타났다. 중동은 특별정비예정구역 16곳 중 미리내마을, 반달마을A 등 총 12곳(2만6000채)이 공모에 도전했고 주민 동의율은 80.9%였다. 산본은 특별정비예정구역 13곳 중 퇴계1·2차와 율곡주공, 장미·백합·산본주공 등 총 9곳(2만 채)이 공모에 참여했다. 제출된 구역들의 평균 주민 동의율은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은 77.6%였다.

    국토부는 제출된 제안서를 검증 및 평가하고 각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11월 재건축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되는 즉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할 수 있도록 ‘특별정비계획 수립 패스트트랙’도 도입한다. 선도지구 공모를 앞두고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분당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장은 10월 대출 규제 시행으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다만 선도지구가 확정 발표되면 해당 단지를 중심으로 추가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1기 신도시에서도 재건축 유망 지역이 어디일지에 쏠린다. 일반적으로 재건축 사업은 용적률이 낮은 노후 단지를 고층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늘어나는 가구(아파트와 상가)를 일반분양해 사업비용을 충당한다. 따라서 재건축 성패는 일반분양 물량과 용적률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와 분양가, 대지지분에 따른 사업성에 달렸다. 여기에 금융비용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속도도 추가 변수다.

    그런 점에서 선도지구로 지정될 경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다. 1기 신도시를 동시에 재건할 경우 대규모 이주에 따른 전세대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자체가 인허가 시기를 조정해 물량을 배정할 경우 첫 사업과 마지막 사업의 시차는 10년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따라서 11월 선도지구로 지정되는 단지는 다른 곳에 비해 재건축 추진 시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이점을 안고 재건축 출발선에 먼저 서는 단지의 투자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다만 선도지구 지정 열쇠는 국토부와 지자체가 쥐고 있다. 실제 선도지구 발표 전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재건축 내재가치, 즉 사업성에 영향을 끼치는 각종 요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재건축 사업 속도차 최대 10년 전망

    1기 신도시에서도 지역마다 아파트 시세 차이가 크다. 가령 이번 선도지역 공모에 참여한 단지 중 분당 서현동 시범우성 전용면적 59㎡ 매매가는 11억 원 정도인 반면, 산본 주공11단지 전용면적 58㎡는 6억 원 수준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금도 이 정도 차이가 난다면 재건축 후 새 아파트 가격 격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5개 1기 신도시의 입지를 따지면 가장 선호도가 높은 곳은 역시 분당이다. 기존 아파트 시세도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재건축에 따른 용적률 증가 가능성을 따져봐도 분당이 가장 매력적이다. 분당은 용적률 184%, 총 9만6000채 규모로 건설됐다. 재건축 후에는 용적률 326%, 15만5000채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용적률이 142%p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당은 1기 신도시 가운데 재건축 사업 잠재력이 가장 커 보인다. 그다음으로 일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용적률은 1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169%이며, 6만1000채 규모다. 재건축 후에는 용적률 300%, 8만8000채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용적률이 지금보다 131%p 늘어나는 것이다. 3위는 평촌으로 현재 평균 용적률은 204%(3만2000채)지만 재건축 시 330%(5만 채)로 126%p 높아진다. 산본은 용적률이 현 207%(3만6000채)에서 330%(5만 채)로 124%p 증가하고, 중동은 기존 용적률 216%(4만 채)에서 향후 330%(6만4000채)로 113%p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분당 못지않은 평촌 재건축 기대감

    재건축으로 증가하는 용적률이 높다는 것은 신축 가구수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그만큼 일반분양을 통해 기존 조합원의 사업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 재건축으로 아파트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분당의 장점이다. 이미 입지가 좋은 분당은 일반분양가 또한 높게 책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분당에서도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에 뛰어든 단지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가 전 고점을 넘어서고 있다. 재건축 후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과거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평촌도 재건축 후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은 일산보다 다소 낮을 전망이지만, 입지와 가격 측면에서 주민들의 재건축 열기가 뜨겁다. 반면 일산을 비롯한 나머지 1기 신도시의 경우 재건축에 따른 미래가치 상승 기대감 못지않게 추가 분담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따라서 이들 지역은 선도지구 선정 결과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분당에서도 투자가치를 눈여겨볼 곳은 어디일까. 필자가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과 별개로 현 용적률과 예상 증가 용적률을 비교해 투자 매력도가 높은 단지를 선별해봤다. 재건축으로 용적률이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야탑동 매화마을1구역 주공3단지다. 현재 101% 수준인 용적률이 326%까지 높아지면 그 증가분이 225%p에 달한다. 해당 지역은 고도제한 규제로 초고층 개발은 어렵지만,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약 52㎡(16평)를 넘어 재건축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구미동 까치1·2단지와 하얀5 구역도 재건축에 따른 용적률 예상 증가분이 175%p를 훌쩍 넘고 입지나 가구당 대지지분도 좋은 편이다. 무지개마을 6구역과 7구역의 경우 대형 평형이 많아서 가구 지분이 크고 증가 용적률도 높은 편이다. 다만 재건축 단지 대형 평형은 매입 단가 자체가 비싸다. 따라서 작게 사서 크게 늘려가야 투자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재건축 투자 측면에선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분당 상업용지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정자동은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는 용적률이 정자동 한솔마을1구역(주공4·5·6단지 등 통합블록 기준 증가 용적률 165%p)과 한솔마을2구역(청구1, LG2, 한일3 등 통합블록 기준 증가 용적률 154%p)을 제외하면 150%p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같은 분당이라도 현재 정자동 아파트 가격이 구미동보다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용적률 증가폭이 적다고 해서 사업성까지 낮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정자동에선 주민 동의율과 기대감이 높은 정자일로구역(임광보성, 서광영남, 계룡, 유천화인, 한라)의 선도단지 지정 결과가 주목된다.

    재건축 선도지구가 발표되면 1기 신도시 단지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곳은 호가가 상승하고 거래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재건축 투자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 점에서 사업성이 투자가치 평가의 중요 잣대가 돼야 한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현 용적률과 향후 재건축 시 기대 용적률, 해당 평형 대지지분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부지런함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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