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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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국 출전으로 판 커진 ‘코파 아메리카’ 챔피언은?

[위클리 해축] 메시 출격 아르헨티나 유력 우승 후보… 브라질은 최근 ‘최악의 1년’ 보내

  • 박찬하 스포티비·KBS 축구 해설위원

    입력2024-06-1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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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주관하는 ‘코파 아메리카’는 1916년 시작된 유서 깊은 대회다. 6월 20일~7월 14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세계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킬 제48회 코파 아메리카가 열린다. 그간 대회가 중구난방 치러지면서 챔피언 명예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평이 있었다. 그럼에도 진정 권위 있는 대회로 거듭나려는 아메리카 대륙 축구계의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회 통합 여론에 규모 키운 코파 아메리카

    2021년 7월 10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2021년 7월 10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2021년 대회에선 2004년부터 4차례 준우승에 그친 아르헨티나가 극적으로 우승해 메이저대회 잔혹사를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아르헨티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우승했고 리오넬 메시는 ‘GOAT(Greatest Of All Time)’로 올라섰다. 축구 황제 대관식의 예행연습이 대륙 챔피언을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에서 치러진 셈이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는 2016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열린다. 2016년 대회는 코파 아메리카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규모를 키워 크게 성공했다. 16개 국가가 참가한 가운데 관중 동원이나 스폰서, 중계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최고 대회라는 찬사를 받았다. 올해 대회는 당시처럼 기념할 거리가 있진 않지만, CONMEBOL과 북미·중미·카리브제도축구연맹(CONCACAF)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아메리카 대륙이 다시 하나로 뭉쳤다.

    그동안 아메리카 대륙을 한데 묶어 축구대회를 열자는 여론이 적잖았다. 북중미 골드컵과 남미 코파 아메리카를 합치자는 것이었다. CONCACAF는 미국, 멕시코를 제외하면 꾸준히 실력을 뽐내는 대표팀이 부족하고, CONMEBOL은 전반적인 실력은 월등하지만 10개 회원국으로 단일 대회를 치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동안 코파 아메리카가 12개 팀(4개 팀씩 3개 조 편성)으로 구색을 맞추느라 북중미 미국·멕시코뿐 아니라, 아시아 일본이나 카타르까지 초청하는 촌극을 벌였을 정도다. 차라리 CONCACAF와 CONMEBOL이 통합 대회를 열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이유다.

    축구계에서 상업성 확보를 위한 ‘규모 경제’가 중시되면서 아메리카 대륙의 대회 통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러피언 챔피언십은 2016년부터 참가국을 24개로 늘렸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모두 대회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이런 배경에서 올해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 10개국과 북중미 네이션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미국, 멕시코, 캐나다, 자메이카, 파나마, 코스타리카가 대륙 챔피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코파 아메리카 역사상 16개국이 겨루는 2번째 대회다. 2016년과 비교하면 아이티가 빠지고, 얼마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된 제시 마시 감독이 이끄는 캐나다가 들어왔다. 8년 전 대회도 성대했지만 그사이 북미 지역 축구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덕에 대회 흥행은 떼놓은 당상으로 보인다.



    우루과이 경쟁력 눈여겨볼 필요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 최고참으로 합류한 루이스 수아레스. [GETTYIMAGES]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 최고참으로 합류한 루이스 수아레스. [GETTYIMAGES]

    코파 아메리카 우승 후보는 어느 팀일까. 2016년 뉴저지에서 승부차기 실축으로 우승을 놓친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이번에도 우승 후보 1순위다. 2021년 코파 아메리카와 이듬해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한 선수단이 대부분 자리를 지키고 있어 전력에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이들 선수는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긴 하지만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좋은 컨디션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카타르월드컵이 마지막 활약 무대 같았던 1980년대 삼총사 메시, 앙헬 디 마리아,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실력도 여전하다. 특히 메시는 국내에 소식이 뜸할 뿐, 최근 미국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그대로 팀을 맡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몇 차례 팀을 떠날 듯한 뉘앙스를 풍겼지만 여전히 감독 자리를 지키고 있다.

    흔히 아르헨티나의 강력한 대항마로 브라질을 꼽는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브라질보다 우루과이의 경쟁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이후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부임하면서 대표팀 전력이 무섭게 상승 중이다. 이미 2026년 북중미월드컵 예선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연거푸 격파해 심상찮은 활약상을 보였다. 비엘사 감독은 대표팀 세대교체를 단행했고,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높은 활동량과 기동성을 바탕으로 빠르고 강한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소속팀 리버풀에서와 달리 스트라이커 다륀 누녜스의 골 결정력이 팀 경쟁력을 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는 가운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 CF로 이적해 여전한 골 결정력을 뽐내는 1987년생 루이스 수아레스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도 흥미롭다.

    카타르월드컵에서부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브라질도 분명 가능성 있는 우승 후보다. 브라질은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치치 감독이 물러나고 페르난두 지니스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면서 지난해 최악의 1년을 보냈다. 네이마르가 장기 부상을 당한 사이 대표팀은 남미 예선 3연패, 4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믿기 어려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심지어 홈에서 라이벌 아르헨티나에 무득점으로 무릎을 꿇었을 정도다. 다행인 것은 경험 많은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이 부임해 팀이 속성으로 정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비 안정감은 조금 흔들리지만 전방 공격으로 상대에 맞서려는 모습이 꽤 강하게 느껴진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뛰게 된 평균 연령 21세의 공격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 엔드릭이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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