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7학년도 대학 입시는 정시모집만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배치표(지원 참고표)나 상담 프로그램에 나온 점수만으로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대학별, 전형별 모집인원 증감 같은 변수에 따라 합격선이 예상보다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합격선 상승 요인 전국 4년제 대학 196곳이 2017학년도 정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10만3145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3017명 줄어들어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자연계 지원자는 2만4000여 명 늘어 자연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이 선호하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는 선발 인원이 5~10% 줄었다.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외국어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도 25~30%나 감소했다. 특히 서울시립대는 인문계 45%, 자연계 30% 줄어들었다. 선발 인원 감소는 곧 합격선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또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 정원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2017학년도 전국 교대 선발 인원은 총 1858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78명 줄었다. 서울교대가 32명 준 것을 비롯해 춘천교대는 78명이나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부산, 광주, 공주, 경인교대는 감소폭이 적다. 결과적으로 교대 지원자는 2016학년도 평균 점수가 올해는 합격 커트라인이 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시는 가·나·다군별로 지원하는데, 각 대학이 일부 학과의 군을 이동해 합격선을 높이는 전략을 쓰곤 한다. 예를 들어 건국대는 지금까지 가군과 나군에서만 모집했으나 2017학년도부터 자연계열 다군 모집을 신설했다. 특히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에 따라 신설된 KU융합과학기술원 8개 학과(미래에너지공학, 스마트운행체공학, 스마트ICT융합공학, 화장품공학, 줄기세포재생공학, 의생명공학, 시스템생명공학, 융합생명공학) 신입생 140명(정원 333명)을 다군에서 선발하기 때문에 합격선이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홍익대는 아예 나군 모집을 폐지하고 다군에 주력하기로 해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인문계열 520점 이상 고득점자 1460명 중 63%인 931명이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았다. 즉 이들은 서울대를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점수임에도 한국사 때문에 다른 대학을 선택해야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2017학년도부터 한국사가 필수가 돼 서울대 인문계를 선택하는 학생이 증가한 만큼 경쟁률이 높아지고 합격선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격선 하락 요인 ‘불수능’ 여파로 대학별로 수시 이월 인원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합격 현황을 보면 2016학년도 67명이던 도가 2017학년도는 57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한 경우가 137명이나 돼 다른 지역 상황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 상위권 대학 논술전형과 교과전형에 응시한 학생 가운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도 적잖다. 이에 따라 수시 이월 인원이 많아지면 그만큼 학과 경쟁률도 떨어진다.
또 의학전문대학원이 다시 의과대로 전환되면서 선발 인원이 늘어났다. 가군은 456명에서 476명으로 20명 늘었고, 나군은 348명으로 38명이나 증가했다. 다만 다군은 224명으로 2016학년도에 비해 15명 감소했다. 한편 한의예과는 나군 선발 인원이 크게 늘었다. 2016학년도 134명에서 58명 늘어난 192명을 선발한다.
가천대, 경기대, 한성대는 수학 가형 응시자만 선발해 수학 나형을 치른 인문계 학생은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합격선이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수학 나형까지 허용한 국민대는 합격선이 상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