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보기에 친구가 많았으면 하는 마음에 SNS ‘좋아요’나 댓글에 엄청 집착해요. 여자친구가 없는데도 예쁜 여자 사진을 여자친구라며 올리기도 하고요. 제 마음은 이게 아닌데 자꾸 이런 행동을 하게 되네요. 저 정말 관심병에 걸린 걸까요?”(중3 남학생)
“친구들이 페이스북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는지 확인하려고 수시로 휴대전화를 보느라 업무에 차질이 있을 정도예요.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해 게시물을 과장해 올릴 때도 많고요. 그런데도 댓글이나 ‘좋아요’가 달리지 않으면 몇 시간 있다가 게시물을 삭제해버려요.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차라리 SNS를 끊고 싶은데 그것마저 잘 안 돼요.”(26세 직장인)
관심병 증후를 보이는 사람을 일컬어 일명 ‘관종’(관심종자의 줄임말)이라 하는데, 이들의 목표는 단연 SNS 스타다. 심지어 자신의 게시물에 일정 개수만큼 ‘좋아요’가 달리면 ‘차에 깔리겠다’ ‘전구를 먹겠다’ ‘생쥐를 씹어 먹겠다’ ‘락스를 마시겠다’ ‘오물로 샤워하겠다’ 등 혐오스러운 공약을 내걸고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 이도 등장하고 있다.
유명인 중에도 ‘관종’으로 불리는 이가 더러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불륜스캔들’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강용석 변호사와 파워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를 들 수 있다. 한때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제발 부디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던 김씨는 최근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혼자 고무줄놀이를 하는 모습, 맷돌로 콩을 가는 모습 등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동영상을 올려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그가 올린 영상물에는 댓글 수백 개가 달렸고, 조회 수도 만 단위가 넘어간다. 김씨의 이런 행동에 대해 한 정신과 전문의는 방송에서 “일종의 자아도취 심리다. 사회적으로 위축될수록 이 같은 심리가 나온다”고 설명한 바 있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전 멤버 설리도 SNS를 통한 파격 행보로 연예인 대표 ‘관종’으로 불린다. 설리는 남자친구 최자와의 ‘침대 셀카’ 사진 공개를 시작으로 술에 취해 소주병 뚜껑을 여는 사진, 입안 가득 생크림을 짜 넣는 영상, 속옷이 그대로 비치는 치마 사진 등을 올려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가수 구하라와 ‘존슨즈베이비오일’이라고 적힌 핑크색 티셔츠 속에 함께 들어가 포즈를 취해 또 한 번 ‘롤리타’ 논란에 휩싸였다.
관심병은 일부 특정인에게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SNS에 하루 수십 개 게시물을 올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느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극적인 반응을 얻고자 게시물을 거짓으로 만들어 올리는 경우라면 관심병까지는 아니어도 ‘SNS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신과 상담까지 받는 사람도 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통 이런 환자는 자존감이 낮거나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설령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아도 이내 공허함과 허전함,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또다시 SNS로 친밀감의 욕구를 채우려 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람들은 오프라인상에서 인간관계를 맺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우울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도를 넘는 관심으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관심병에서 해방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윤대현 교수는 “관심받길 원하는 게 인간 본성인 것처럼, 외로움 또한 인간의 타고난 감정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책 ‘미움받을 용기’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현대인 상당수가 자신의 약점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보일 수 있는 용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윤 교수는 인간관계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많은 이에게 관심을 받기보다 진정으로 자신을 위로해주는 친구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 관계에만 집착하지 말고 오프라인상에서 만남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SNS로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하다면 아예 SNS를 접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SNS는 삶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다. SNS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고 느껴진다면 SNS를 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의 SNS를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별문제 없이 SNS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도 온라인상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언제든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손 전문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SNS상의 대화를 한 번 필터링한 뒤 받아들이는 훈련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친구들이 페이스북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는지 확인하려고 수시로 휴대전화를 보느라 업무에 차질이 있을 정도예요.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해 게시물을 과장해 올릴 때도 많고요. 그런데도 댓글이나 ‘좋아요’가 달리지 않으면 몇 시간 있다가 게시물을 삭제해버려요.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차라리 SNS를 끊고 싶은데 그것마저 잘 안 돼요.”(26세 직장인)
알고 보면 SNS 스트레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들이다. 이 밖에도 인터넷상에는 친구나 가족이 ‘관심병’에 걸린 것 같다며 호소하는 내용의 글이 넘쳐난다. 사춘기 청소년부터 30, 40대 직장인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는 것. 관심받고 싶은 마음이야 인간 본성이라지만, 도를 넘어선 언행으로 타인의 반응을 유도하는 경우는 일명 ‘관심병’이라고 부른다. 의학적으로 규정된 병은 아니지만 이때 나타나는 행동이 성격 장애와 유사한 점이 많다. 그래서 정신분석가는 대부분 관심병을 ‘연극성 인격장애’ 혹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같은 의학용어로 부른다. 이는 지나치게 극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일삼아 연극을 하는 듯한 장애를 뜻한다.관심병 증후를 보이는 사람을 일컬어 일명 ‘관종’(관심종자의 줄임말)이라 하는데, 이들의 목표는 단연 SNS 스타다. 심지어 자신의 게시물에 일정 개수만큼 ‘좋아요’가 달리면 ‘차에 깔리겠다’ ‘전구를 먹겠다’ ‘생쥐를 씹어 먹겠다’ ‘락스를 마시겠다’ ‘오물로 샤워하겠다’ 등 혐오스러운 공약을 내걸고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 이도 등장하고 있다.
유명인 중에도 ‘관종’으로 불리는 이가 더러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불륜스캔들’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강용석 변호사와 파워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를 들 수 있다. 한때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제발 부디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던 김씨는 최근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혼자 고무줄놀이를 하는 모습, 맷돌로 콩을 가는 모습 등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동영상을 올려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그가 올린 영상물에는 댓글 수백 개가 달렸고, 조회 수도 만 단위가 넘어간다. 김씨의 이런 행동에 대해 한 정신과 전문의는 방송에서 “일종의 자아도취 심리다. 사회적으로 위축될수록 이 같은 심리가 나온다”고 설명한 바 있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전 멤버 설리도 SNS를 통한 파격 행보로 연예인 대표 ‘관종’으로 불린다. 설리는 남자친구 최자와의 ‘침대 셀카’ 사진 공개를 시작으로 술에 취해 소주병 뚜껑을 여는 사진, 입안 가득 생크림을 짜 넣는 영상, 속옷이 그대로 비치는 치마 사진 등을 올려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가수 구하라와 ‘존슨즈베이비오일’이라고 적힌 핑크색 티셔츠 속에 함께 들어가 포즈를 취해 또 한 번 ‘롤리타’ 논란에 휩싸였다.
관심병은 일부 특정인에게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SNS에 하루 수십 개 게시물을 올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느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극적인 반응을 얻고자 게시물을 거짓으로 만들어 올리는 경우라면 관심병까지는 아니어도 ‘SNS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신과 상담까지 받는 사람도 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통 이런 환자는 자존감이 낮거나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설령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아도 이내 공허함과 허전함,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또다시 SNS로 친밀감의 욕구를 채우려 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람들은 오프라인상에서 인간관계를 맺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우울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도를 넘는 관심으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로움도 본성임을 인정해야
그렇다고 모든 원인을 SNS 자체로 떠넘길 수는 없다. SNS를 건강한 소통 창구로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송형석 정신과 의사는 “관심에 대한 집착도 문제지만, 관심을 끌고자 선택하는 소재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 SNS에 끊임없이 자신의 미모나 재력, 권력 등을 뽐내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매우 미성숙하고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그런 식의 관심 끌기에 아무런 의식 없이 동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다. ‘관종’이 관종이라는 이유로 이슈가 되고 심지어 유명인 행세까지 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하는데, 이는 결국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그렇다면 관심병에서 해방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윤대현 교수는 “관심받길 원하는 게 인간 본성인 것처럼, 외로움 또한 인간의 타고난 감정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책 ‘미움받을 용기’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현대인 상당수가 자신의 약점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보일 수 있는 용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윤 교수는 인간관계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많은 이에게 관심을 받기보다 진정으로 자신을 위로해주는 친구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 관계에만 집착하지 말고 오프라인상에서 만남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SNS로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하다면 아예 SNS를 접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SNS는 삶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다. SNS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고 느껴진다면 SNS를 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의 SNS를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별문제 없이 SNS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도 온라인상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언제든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손 전문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SNS상의 대화를 한 번 필터링한 뒤 받아들이는 훈련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