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유민 출신인 대조영은 2000리(약 785km)를 행군해 현재 중국 지린성 둔화시에 도읍을 정하고 발해 전신인 진국(震國)을 선포했다. 강동 24개 주춧돌은 이 지역에 남아 있는 발해 유적으로, 거대한 현무암이 열당 8개씩 3열로 늘어서 있는데 현재 동쪽에서 세 번째 돌이 사라져 23개만 있다. 이와 유사한 주춧돌 유구가 북한과 중국에 걸친 발해 영토 지역 내 여러 곳에서 발견됐는데, 용도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체로 발해의 주요 교통로에 설치한 창고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즉 5개 발해도(渤海道·신라도, 일본도, 압록도, 영주도, 거란도)의 길목에 설치한 대형 물류창고라는 것이다. 둔화시의 강동 24개 주춧돌은 영주도 초입에 있다.
발해는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로, 당시 팽창주의를 지향하며 주변국들을 복속해나갔던 초강대국. 당나라의 등주(산둥반도)를 선제공격해 전투 중 등주자사가 전사했고 그 지역을 초토화했을 뿐 아니라, 산하이관(山海關) 일대를 공격해 당나라 조정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5개 길로 뻗어나갔던 발해의 기상을 우리는 이 유적에서 다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