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학곡리 적석총은 경기 연천군 학곡리 돌마돌 마을에서 북동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임진강변의 자연제방 위에 있다. 장축 방향이 25m로 강과 평행하게 조성됐는데, 발굴 조사 과정에서 적석총 상층부 중앙에 시기를 달리하는 4기의 무덤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다곽식 고분이다.
이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곳을 “마귀할멈이 치마폭에 돌을 날라와 쌓았다”는 전설과 함께 ‘활짝각담’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신성시했고, ‘돌마돌’ 이름도 이 무덤에서 나온 것이다. 2002년 발굴 조사 결과 전형적인 백제토기인 타날문(두들림무늬)토기를 비롯해 낙랑계로 추정되는 토기와 경질무문토기가 함께 출토됐고 구슬목걸이, 청동방울, 대롱옥(관옥) 등이 수습됐다. 이 적석총의 축조 방식과 출토된 유물들로 보아 백제 초기인 2~3세기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연천 삼곶리, 우정리, 횡산리 등 임진강변에는 학곡리 적석총과 같은 형식의 무기단식 적석총들이 분포해 있는데 이 무덤을 조성한 주체에 대해서는 소서노와 온조 일행을 따라 남하한 백제 건국자 집단이며, 한성백제의 북부를 지켰던 졸본부여 출신 해씨가의 무덤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눈이 내린 임진강과 적석총 일대 풍경은 아마도 이 무덤에서 잠든 백제 건국의 주인공들이 활동하던 시대의 겨울 풍경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2010년 서설이 내린 새해 첫날, 임진강변의 적석총은 2000년 전 역사를 말해주듯 처연히 누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