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쉽게 흥분하는 반려견은 다른 강아지를 보면 큰 소리로 짖거나 달려드는 등 문제 행동을 나타낸다. [GETTYIMAGES]
그렇다면 흥분한 반려견에게 보호자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우선 반려견을 진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흥분한 반려견은 사람이나 다른 강아지를 무는 등 공격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매년 개 물림 사고가 수십~수백 건씩 발생하는데요.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자는 반려견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훈련시켜야 합니다.
“기다려” “앉아” “엎드려” 같은 명령어를 반려견에게 인지시키는 게 첫 번째 단계입니다. 보호자가 “앉아”라고 지시했을 때 반려견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해놓는 거죠. 그다음에는 반려견의 호흡과 심박수가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2~3분가량 옆에서 기다려줘야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반려견에게 이 같은 명령어를 쉽게 학습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일단 멈춤’ 기다려 훈련
“기다려”는 반려견의 문제 행동에 일차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는 명령어입니다. 기다려 훈련이 잘 된 반려견은 흥분 상태일 때도 보호자의 말에 멈칫하고 하려던 행동을 멈추기 때문입니다.기다려 훈련을 위해서는 먼저 사료나 간식이 필요합니다. 보호자가 사료가 담긴 그릇이나 사료를 손에 올리고 반려견 코에 가까이 댄 뒤에 떼면 그것을 먹기 위해 반려견이 앞으로 걷기 시작할 것입니다. 종종 사료를 달라며 짖는 강아지도 있습니다. 이때 무서워하지 말고 반려견이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한 손으로 반려견을 살짝 밀어냅니다. 반려견이 손을 넘어오려 해도 팔 전체를 사용해 막습니다. 조금씩 상황에 적응해갈 때쯤 “기다려”라고 굵고 짧은 목소리로 반복하면 어느 순간 사료를 그냥 둬도 반려견이 먹지 않은 채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잘 기다렸을 때는 보상으로 사료를 먹게 해주면서 훈련을 지속합니다. 그러면 이후에는 반려견이 사료 없이도 보호자의 “기다려”라는 말에 반응하게 될 것입니다.
#‘자리에 털썩’ 앉아 훈련
앉아 훈련은 보호자가 반려견의 시선보다 높은 곳에서 사료나 간식 등을 바라보게 할 때 쉽게 이뤄진다. [GETTYIMAGES]
앉아 훈련을 할 때는 보호자가 반려견의 시선보다 높은 곳에 있어야 합니다. 반려견이 보호자보다 아래쪽에 있어야 “앉아”를 쉽게 알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사료나 간식을 쥔 보호자의 손을 반려견에게 가까이 가져가 냄새를 맡게 합니다. 반려견이 냄새를 맡은 뒤에는 손을 위쪽에 있는 보호자의 눈 부근으로 옮깁니다. 그러면 아래에 있는 반려견의 시선이 위를 향하면서 저절로 뒷다리를 굽혀 앉게 될 것입니다. 반려견이 앉지 않는다면 사료를 움켜쥔 손을 보호자 얼굴보다 더 높게 올리면 됩니다. 반려견이 앉는 순간을 놓치지 말고 사료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후에는 “앉아”라고 소리 내 말하면서 손을 눈 쪽으로 가져가는 행동을 연결시킵니다.
#‘호흡 조절’ 엎드려 훈련
“엎드려”는 반려견의 가슴과 배를 바닥에 닿게 해 호흡과 심박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명령어입니다. 또 여러 명령어 중 “엎드려”가 가장 고난도에 해당돼 일단 여기까지 교육받은 반려견은 아무리 흥분한 상태여도 보호자 지시에 따라 스스로 흥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엎드려 훈련은 앉아 훈련과 달리 반려견의 시선을 낮춰야 합니다. 따라서 보호자도 앉은 자세로 반려견과 눈높이를 맞추는 게 좋습니다. 먼저 보호자는 앉아 있는 반려견 앞에 사료나 간식을 두고 손바닥으로 덮어서 가립니다. 그다음 손을 앞뒤, 양옆으로 움직이면서 반려견의 관심을 끕니다. 반려견은 냄새를 맡으려고 시선과 자세를 낮추게 되는데, 반려견의 몸짓을 잘 지켜보다가 배와 가슴이 바닥에 닿는 순간 손으로 가렸던 간식을 열어 보여줍니다. 그러면 반려견은 자연스럽게 엎드린 자세를 취해야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후 “엎드려”라는 말과 행동을 연결해 반복 훈련시키면 반려견이 엎드린 자세를 확실히 익히게 될 것입니다.
명령어 훈련을 할 때는 처음부터 길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단은 자세가 나오게만 하고 그 뒤 3초, 5초, 10초, 15초, 20초, 30초, 1분 이상으로 연습을 해나갑니다. 물론 반려견의 흥분을 가라앉히려면 2~3분은 안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하루 2~3번 사료와 간식 시간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