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오석준 후보자. [동아일보DB]
오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다. 윤 대통령의 결혼식과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윤 대통령과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가끔 마주치기는 했지만, 유달리 친분이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오 후보자는 “대학교 다닐 때 식사를 하면 술을 같이 나누고는 했다”며 자신의 결혼식에 윤 대통령이 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 파주 출신인 오 후보자는 서울 광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현 서울서부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법원에서 유일하게 대법원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2차례(2001년, 2008년) 지낼 정도로 언론 대응 능력과 소통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13년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지난해 2월부터 제주지법원장으로 근무했다.
오 후보자는 2020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징역 15년 및 벌금 180억 원을 선고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오 후보자가 지금까지 내린 판결도 도마에 올랐다. 2011년 운송수입금 8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를 해고한 건 정당하다고 한 판결과, 2013년 85만 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면직 처분을 받은 검사에 대해선 징계 수위가 가혹하다며 취소 판결을 내린 게 특히 논란이 됐다. 관련 질의에 오 후보자는 “그분(버스 기사)이 제 판결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우려에 대해 공감한다.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외에는 장애인의 사회복지서비스 신청에 대해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거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14명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사의 행위에 대해서는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오 후보자는 ‘독자(외아들)’라는 이유로 1987년 육군 이병 제대, 오 후보자의 장남은 ‘군복무 부적합’을 이유로 2017년 육군 상병 제대했다.
앞서 국회에 낸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재산으로 총 34억6984만 원을 신고했다. 오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17억 원)를, 배우자는 서울 종로구 사직동 단독주택과 종로구 내수동 오피스텔 등 공시가격 1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했다. 자동차는 오 후보자 명의로 2011년식 HG그랜저와 2021년식 제네시스 G80을 보유했다. 예금은 오 후보자 4억9720만 원, 배우자 9518만 원, 장남 1637만 원이다.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오 후보자의 배우자는 장녀에게 빌려준 1억6200만 원을 빠뜨렸다. 이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지난해 재산사항 증감 변동만 하다 보니 깜빡하고 놓쳐 올해 신고한다고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에 앞서 오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사형제 폐지나 국가보안법 존치 등 사회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이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사형제에 대해서는 “사형 제도는 국가의 형벌권으로 인간 생명 그 자체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국보법 존폐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 결정을 받은 현행 법률을 존중해 판단하는 것이 합당하다”면서도 “국보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적용이 남용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