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사진)는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투자의 전설’로 통한다. 그가 5월 13일~6월 18일 진행된 ‘미래에셋 m.챔피언스 리그’ 실전투자대회 1억 리그에서 26거래일에 138.92% 수익률을 내 1위에 올랐다. 1억 리그는 실전투자대회 중에서도 쟁쟁한 ‘선수’들이 모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회는 최근과 비슷한 조정장에서 진행됐다. 투자자 대부분이 수익을 내지 못해 한숨이 깊던 시기다.
남 대표는 “조정장일수록 시장중심주에 투자해야 수익이 날 수 있다”며 “시장중심주를 발 빠르게 포착해 저가에 매수하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를 만나 11월 주목할 시장중심주에 대해 물었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지호영 기자]
코스피 2900 깨질 가능성 낮아
어떻게 조정장에서 138% 넘는 수익을 냈나.“대형주로는 5주일 만에 138% 수익을 내기 어렵다. 변동성이 큰 종목을 주로 매매했다. 그 주 가장 핫한 이슈 종목, 즉 시장중심주를 트레이딩한 것이다. 물론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변동성 높은 종목으로 수익을 내려면 많이 연습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에 관한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
하락장에서도 시장중심주에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코스피가 50포인트 이상 떨어진 날에도 상한가를 치는 종목은 있다. 단기매매는 실력만 된다면 수익 실현이 바로 된다. 중장기투자는 운이 나쁘면 수익이 날 때까지 길게는 2~3년 걸리기도 하지 않나.”
구체적 방법을 알려달라.
“지금 가장 핫한 시장중심주를 발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다. 최근 전기차 리비안 관련주가 이슈였다. 그중 한 종목이 지난주 상한가를 갔다. 이런 핫이슈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다. 단,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은 피해야 한다. 20% 이상 상승한 종목은 흘려보낸다. 특히 장 초반 올라간 종목은 매수하지 않는다. 더불어 이슈가 일회성인지 아닌지도 체크한다. 이런 단기변동 종목은 빨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도를 늘 준비한다.”
중장기 중심으로 증시에 접근하다 최근 조정장에서 물린 투자자가 많다.
“지난해에는 ‘주린이’도 주식을 매수해 묵히기만 하면 큰돈을 벌었다. 그런 장은 한국에서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다.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시기에는 중장기투자가 답이 아니다.”
조정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10월 셋째 주에 바닥을 확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코스피 2900선은 지킬 것으로 본다. 지수가 오르려면 기관과 외국인 매수가 함께 있어야 한다. 외국인이 매수하기 시작하면 지수가 올라갈 것이다. 11월에는 조금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세가 턴어라운드 하려면 시일이 걸릴 듯하다. 내년 3월은 돼야 턴할 것으로 예측한다.”
턴어라운드 시기를 3월로 보는 이유는?
“중국 부동산기업들의 총부채가 어마어마하다. 헝다 한 곳만 350조 원에 달한다. 이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미친다. 겨울을 앞두고 중국 전력난, 인플레이션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미국 테이퍼링을 포함한 이런저런 악재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4분기는 전통적으로 주가가 강하게 오르기 어렵다.”
한데 지수가 반등해도 왜 내 주식은 안 올라갈까.
“개인투자자는 주식이 떨어지면 무조건 추매한다. 그렇게 투자하면 절대 안 된다. 지수가 떨어질 때는 종목 대부분이 다 같이 떨어진다. 반면 올라갈 때는 다 같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반등할 때는 그 시기에 투자하기 좋은 주식이 올라가게 돼 있다. 오를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11월 반등 전 주목해야 할 섹터는?
“2차전지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얼마 전 지수가 반등하면서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했다. 10% 정도는 기본이고 상한가를 친 종목도 있다.”
2차전지도 분야가 많다. 요즘 핫한 종목은?
“가장 핫하거나 재료 자체가 괜찮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 새로닉스, 켐트로스, 엘앤에프, 천보 등이다. 이런 종목도 10월 초 코스피가 급락할 때 함께 떨어졌는데, 지수가 조금 반등하니 급등했다.”
2차전지 관련주를 매수하고 싶은데 다른 종목에 물려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수수료만 버린다 생각하고 올라갈 종목으로 갈아타야 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카카오도 손절해야 하나.
“(웃음) 그건 좀…. 기아는 7만5000원대였다 8만4000원대까지 급상승했다. 이런 장에서 10% 넘게 오른 것이다. 기아는 물론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도 다 좋은 종목이다. 다시 말해 지금은 팔기 아깝다는 얘기다. 버티고 인내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지수가 더 떨어진다면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면서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GETTYIMAGES]
배당 후 주가 오르는 배당주 찾아야
위드 코로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주도주가 변화할까.“여행주, 항공주, 면세점 관련주가 조금 회복됐는데, 전(前) 고점에는 못 미치고 있다. 본격적인 회복이 아닌 터라, 이들 업종을 주도주라고 칭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항상 시장에서 핵심이 되는 기업을 봐야 한다. 돈을 많이 버는 기업, 실적이 좋은 기업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2차전지 관련주가 시장주도주라고 본다. 그중에서도 ‘역세권’ 종목을 찾아야 한다. 거래량이 많고 돈이 몰리는 종목을 매수하라는 얘기다.”
메타버스 섹터는 어떻게 보나.
“미래가치가 큰 산업이지만, 지금 기업들이 어떤 기술력을 갖췄는지는 다른 문제다.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올라가는 종목이다. 급등할 때 투자해선 안 된다.”
당분간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 배당주로 갈아타는 것도 좋아 보인다.
“배당주는 12월에 매수하는 편이 좋다. 배당을 받은 뒤에도 주가가 안 떨어지는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주가가 내려가면 의미가 없지 않나. 대주주 요건 때문에 12월에 매도 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1월에도 주가가 올라갈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종목이 있나.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배당이 많았을 뿐 아니라, 올해 초까지 주가도 상승했다. 이런 배당주를 찾아야 한다.”
지금 중장기투자는 어떻게 보나.
“중장기투자는 보통 2월에 매수 기회가 온다. 그해 상승할 종목의 주가가 가장 저렴한 시기가 2월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매도는 6월이나 여름께 하는 것이 좋다.”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의 ‘조정장에서 수익 올리는 방법’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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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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