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년 된 네이버 인기 재테크 카페 ‘월재연’의 대표 맘마미아. 본인 요청으로 얼굴 대신 가장 최근 나온 책과 손이 나오도록 촬영했다. [맘마미아 제공]
대체 ‘월재연’이 뭐기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간증(?)이 이어질까. 다단계인가, 신종 ‘알바’인가. 이 인터뷰는 그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월재연은 네이버 인기 재테크 카페 ‘월급쟁이 재테크 연구카페’의 준말이다. 2011년 1월 개설된 이 카페의 회원 수는 3월 현재 72만 명. 지난해 네이버 대표 인기 카페에도 선정됐다. 어지간한 커뮤니티는 회원 수가 ‘깡패’라지만 월재연이 특별한 것은 자발적으로 재테크 팁을 공유하는 고수가 많다는 점이다. ‘벼락부자’ 같은 허황한 꿈을 좇는 이들보다 ‘푼돈으로 목돈을 만든다’는 현실적 목표를 가진 회원이 많고, 여느 언론사나 아카데미 못지않게 짱짱한 강사진을 섭외해 진행하는 강연도 인기다.
대기업 박차고 나와 만든 곳
취재 목적으로 가입했지만 ‘월급쟁이’ 처지에서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탐독하다 문득 이런 영향력 있는 거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궁금했다. 월재연 필진 또는 대표 이름으로 나온 책만 11권이고, 일부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에 월재연 대표 맘마미아(필명)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요청에 따라 이름과 사진은 비공개했다.월재연 대표님도 ‘월급쟁이’인가요.
“과거 LG에서 임원의 꿈을 키웠습니다. 반복되는 야근과 특근 탓에 개인의 삶과 가정은 뒷전이 되는 상황을 겪었어요. ‘임원이 되는 게 진정한 행복일까’ 고민했습니다. 마침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재테크를 꾸준히 한 덕에 경제적 자유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상태였고, 돈이 아닌 행복을 좇고자 과감히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현재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조그만 기업으로 이직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월재연은 네이버 인기 재테크 카페입니다. 이렇게 클 걸 예상했나요. 처음에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경제적 자유가 없었다면 대기업을 박차고 나올 수 있었을까’ 되돌아봤습니다. 그러다 저처럼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월급쟁이도 재테크를 통해 꾸준히 돈을 모으고 불리면 부자로 은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더라고요. 이에 2011년 월재연을 창설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한결같이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형 커뮤니티로 성장한 것 같아요.”
모든 커뮤니티가 큰 이슈에 따라 가입자 수가 ‘퀀텀 점프’할 때가 있습니다. 월재연은 어땠나요.
“월재연은 70만 회원의 집단지성이 응축된 곳이에요. 절약과 저축부터 펀드, 주식, 경매, 부동산까지 재테크의 모든 것이 총망라된 커뮤니티입니다. 따라서 금리인하, 부동산 가격 폭등, 주식 호황 등 금융 환경에 큰 변동이 있을 때 정보와 노하우를 얻고자 많이 가입하는 것 같아요. 월재연에서 매년 출간하는 경제 서적이나 가계부를 접한 후 재테크 실천력을 더욱 높이고자 가입하는 분도 많습니다.”
가장 최근 월재연이 낸 책은 슈퍼루키 10인이 함께 쓴 ‘1억을 모았습니다’(진서원)입니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필진이 전하는 1억 원을 모으기까지 고군분투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신이 처음 1억 원을 모았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첫 종잣돈=1억’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운 후 절약, 저축과 투자를 병행하면서 돈을 모았습니다. 먼저 가계부 쓰기, ‘냉파’(냉장고 파먹기) 등을 통해 새던 생활비를 합리적으로 때려잡았어요. 그리고 고금리 특판 예적금, 적립식 펀드, 저평가 우량주 등으로 저축·투자 수익을 극대화했습니다. 독한 마음으로 꾸준히 재테크를 실천해 1억 원을 모았을 때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1억 원만 잘 모아도 그 후로는 돈이 무섭게 불어납니다. 부자를 꿈꾼다면 1억 원 문턱부터 꼭 넘어보길 권합니다.”
네이버 인기 재테크 카페 ‘월재연’ 메인 화면. [네이버 캡처]
“월급쟁이가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전업투자자처럼 움직여선 곤란합니다. 자칫 잘못하다 본업인 집토끼도, 투자처인 산토끼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방에 ◯◯억’ 같은 대박 스토리를 쫓아서는 안 됩니다. 월급쟁이는 푼돈의 소중함을 깨닫고 절약과 저축을 기본으로 안정적 투자를 통해 차근차근 부를 쌓아가야 합니다. 확률 낮은 한 방 재테크보다 지속가능한 ‘절약→저축→투자’의 선순환 재테크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평소 재테크 공부를 어떤 식으로 하나요. 월재연 고수들의 글을 살피는 것 말고요.
“경제뉴스를 읽습니다. 금융, 증권,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살펴요. 재테크는 모든 분야가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환율, 금리, 코스피, 금값, 원유 가격 등 주요 지수를 꾸준히 확인합니다. 전망, 예측은 무작정 맹신하기보다 저만의 관점에서 읽고, 저만의 생각으로 정리합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경제뉴스를 읽는 습관을 들이면 인사이트가 향상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훌륭한 공부가 됩니다.”
과거에는 초등학생에게 ‘코딩’ 가르치기가 붐이었다면 요즘에는 ‘주식’ 교육이 붐인 것 같습니다. 월재연 회원 성비와 연령대가 궁금합니다. 젊은 사람도 많나요.
“재테크 커뮤니티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여성 비율이 높습니다. 30, 40대가 가장 많고 직장인부터 전업주부,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분이 가입해 있습니다. 최근에는 재테크에 비교적 일찍 눈뜬 20대 사회 초년생이나 1990년생의 가입이 굉장히 늘어난 게 특징입니다.”
거대 커뮤니티를 운영하면 힘든 일도 많고, 이른바 ‘진상’이나 ‘업자’를 가려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성인, 도박, 투기광고 스팸과의 끝없는 싸움은 대형 커뮤니티 운영자의 숙명인 것 같습니다. 월재연에는 하루에만 수천 개 게시글과 수만 개 댓글이 올라오기에 스팸을 가려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게시판별 담당 운영진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스팸 자동 차단 시스템을 통해 깨끗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욕설, 비방, 인신공격 등 예의범절에 어긋난 행위를 발견하면 누구나 신고할 수 있는 제도도 운영 중입니다.”
“생활 밀착형 정보로 선한 영향력 나눌 터”
‘월재연’의 베스트셀러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 실천법’과 ‘맘마미아 가계부’. [진서원 제공]
“매년 출판사 진서원과 협력해 슈퍼루키 책과 가계부 등을 출간할 계획이에요. 꾸준히 사랑받는 책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5년 연속 베스트셀러인 재테크 왕초보 해법서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 실천법’과 품절 대란을 겪으며 5년 연속 1등 국민 가계부로 자리 잡은 ‘맘마미아 가계부’를 소개하고 싶어요. 이 두 권과 함께라면 재테크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 가계 살림을 흑자로 꾸려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자부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월재연을 처음 접한 분들이 있다면 어떤 카테고리부터 섭렵하길 권하나요.
“월재연의 ‘[깨알]재테크 이야기 게시판’부터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종잣돈 마련, 대출 상환, 내 집 마련 등 생생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기에 반성과 동기 부여가 확실하게 될 겁니다. 가계부를 쓰는 분은 ‘[부자]맘마미아 가계부’와 ‘[도전]한 달 10만 원 살기 게시판’을 섭렵하면 좋습니다. 따뜻한 가계부 메이트를 만나 응원, 격려, 축하 등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꾸준한 가계부 쓰기! 혼자 하기는 힘들고 문득문득 자괴감도 들지만 함께라면 재미를 느끼고 다시 일어설 힘이 생깁니다.”
2021년 바람과 재테크 계획이 궁금합니다. 마침 월재연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됐는데요. 앞으로 운영 계획도 알려주세요.
“올해 제 꿈은 버킷리스트를 모두 달성하는 거예요. 매년 1월이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버킷리스트를 작성합니다. 각자 올해의 바람을 진실하게 담아 버킷리스트를 적고 하나 둘씩 실현하다 보면 단순히 돈을 좇는 재테크가 아닌, 행복을 좇는 재테크를 할 수 있습니다. 치열하게 재테크를 하는 이유! 결국 그 끝을 따라가 보면 행복이 있기 때문이죠. 올해 월재연은 대표적인 재테크 네이버 인플루언서로서 블로그와 포스트를 통해 더욱 알찬 경제 전문 창작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유튜브와 네이버 TV를 활용해 유용한 재테크 영상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