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고객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로봇을 개발해 자동차 전시장에 비치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이런 경우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감으로써 매매 타이밍에 따른 위험을 축소하고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 성장주를 추천하는 이유다. 그중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IBK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31만 원이다.
먼저 현대차는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이뤄내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시장에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성장이 더디고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의 행보를 보면 글로벌 메이커 가운데 디지털 전환에 매우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 자율주행업체, 로봇회사에 이르기까지 M&A(인수합병)도 활발하다.
특히 현대차의 디지털 전환은 한 차원 더 멀리 내다본 대응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빌리티 변화에 대응해 적절한 미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그룹의 방향성을 자동차 50%, 플라잉카 30%, 로봇 20%로 제시하면서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로 변모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이제 어느 누구도 “현대차가 미래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는 거 아닌가”라고 묻지 않는다.
2021년 아이오닉5 전기차 출시 본격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를 거치면서 경영 능력을 키웠다. 특히 기아차 사장 시절(2005~2009) 내부 반대에도 피터 슈라이어라는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를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전격 영입해 ‘K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정의선식 디자인 경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계기가 됐다. 또한 미국에서는 금융위기 당시 인슈어런스(Insurance)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개발, 글로벌 자율주행 상위업체 앱티브와 합작사 설립, 사족보행 로봇개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등 그동안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
자동차업계의 미래전략으로 일컬어지는 CASE 전략(Connected 양방향 연결성 / Autonomous 자율주행 / Shared & Service 차량 공유와 서비스 / Electric 완전전동화)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을 보더라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칠 만하다. 특히 전동화 부문에서 판매 순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친환경차 부문(BEV+PHEVs)에서는 2019년 글로벌 판매 순위 8위에서 2020년 1~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4위 수준으로 올라왔다.
특히 올해는 한 단계 더 ‘레벨업’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한 아이오닉5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출시하는 업체는 폭스바겐, 현대차, GM 등에 불과할 정도로 기술적으로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차는 앱티브와 합작사 설립으로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상위권의 기술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추후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율주행 전기차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실적 면에서도 수년간의 수익성 하락을 마무리하고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2021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 11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업이익률도 2018~2020년 2~3%대에서 2021년 5%대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IBK투자증권 전망). 막연히 미래에 대한 기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 실적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