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피부임상연구센타가 피부인체적용시험을 실시한 화장품 제품들. [조영철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P&K피부임상연구센타(이하 P&K)에서 만난 장진영 주임연구원은 20대 피시험자의 뺨에 기초화장품을 도포한 후 수분량 변화를 체크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화장품 트렌드는 효능과 안전성. 화장품 회사가 자사 제품에 특정 효능이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알리려면, 먼저 외부기관으로부터 해당 효능이 입증됐다는 피부인체적용시험 결과를 받아야 한다.
의사가 의사와 함께 만든 화장품 임상 전문기업
장진영 P&K피부임상연구센타 주임연구원이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피부인체적용시험을 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P&K는 지난해 매출액 125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24%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이 눈에 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했다. P&K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고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자료가 중요해졌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P&K를 찾는 화장품 회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P&K 고객사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기업과 로레알, 시세이도 등 글로벌 브랜드, 그리고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신생 뷰티 브랜드까지 다양하다. 최근 출시된 시세이도의 ‘얼티뮨 레드 디펜스 세럼’, 트로트 영재 정동원을 모델로 내세운 미네랄바이오의 ‘광분크림’ 등이 P&K로부터 효능 검증을 받은 제품이다. 2012년 ‘얼굴에 바르는 아이크림’ 콘셉트로 첫 출시돼 ‘국민 아이크림’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지금도 많은 인기를 누리는 AHC의 ‘더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도 제품을 리뉴얼할 때마다 P&K로부터 효능 검증을 받고 있다.
P&K는 화장품 소재 및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대봉엘에스의 자회사다. P&K는 모회사의 화장품 소재에 관한 전문성을 십분 활용할 뿐 아니라, 의과대학 의학연구소와 산학협력에 나서면서 경쟁력을 키워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봉엘에스 대표이사로 P&K를 창업한 박진오 P&K 이사회 의장 역시 연세대 의과대학 출신 의사고, 이해광 P&K 대표이사는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경력을 쌓은 피부과학 전문가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P&K는 국내외에서 11개 특허를 등록했으며,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에 31건의 기술개발을 발표했다. 2017년에는 미세먼지 흡착 방지 측정 시험 및 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세계화장품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하고 특허도 등록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화장품 연구개발(R&D) 제1차 피부과학 응용소재 선도기술 개발사업에서 신개념 항노화 시험법 개발 등 3개 과제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P&K는 화장품 인체적용시험뿐 아니라 LED(발광다이오드) 마스크 기기 등 미용기기에 대한 인체적용시험, ‘이너뷰티’ 등 건강기능식품의 인체적용시험, 인비트로(In Vitro·생명체가 아닌 시험관이나 페트리 디시 등에서 수행되는 시험) 시험 서비스에서도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사에 신제품 기획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한다. P&K 관계자는 “최근에는 LED 마스크 효능 검증, 미세먼지 차단과 관련한 안티폴루션 테스트 의뢰가 늘고 있다”며 “LED 마스크 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LG전자의 ‘프라엘’과 ‘셀린턴’도 P&K가 임상시험을 수행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