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를 모으는 세차장 카페는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써 고급스럽고 트렌디하게 꾸며놓고 있다. 사진은 워시존 개러지 구의점. [홍태식]
#2 연애 1년 차 회사원 강모(29) 씨가 애장하는 야밤 데이트 장소는 인테리어가 예쁜 세차장 카페. 더위로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여자친구와 함께 서울 근교에 자리한 넓은 규모의 세차장으로 더위를 식히러 간다. 뻥 뚫린 도로에서 드라이브를 즐기다 카페에 도착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게 1차 코스. 그 후 셀프 세차까지 하면 색다른 데이트가 된다고. 각종 손세차 용품도 판매하고 있어 편하게 세차할 수 있다.
세차장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차를 닦는 곳이 아닌,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갖춘 복합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프리미엄 매장을 표방해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것은 기본이고 간단한 간식거리와 음료를 파는 카페는 물론, 반려동물 워시존, 바비큐 파티 장소 등 이색 시설을 갖춘 곳도 많다.
이런 곳을 일명 ‘세차장 카페’라고 부르는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며 핫 플레이스로 등극하고 있다. 비싼 차일수록 손세차를 즐기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가 더해져 방문자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 비용은 셀프 세차의 경우 1시간에 1만~2만 원대로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는 평이다.
서울 광진구에 자리한 프리미엄 실내 세차장 ‘워시존 개러지 구의점’의 장경수 대표는 “세차도 일종의 취미나 즐기는 문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집마다 차고가 있어 집에서 직접 세차하고, 동남아 등지에서는 고급차일수록 세차를 남에게 맡기는 분위기가 대세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에게 고급차는 단순히 자동차가 아닌, 자신을 쇼잉오프(showing-off)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것. 그래서 비싼 차일수록 마치 자신을 가꾸듯 직접 세차하는 특이한 풍조가 생겨났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피부를 위해 화장품에 투자하는 것처럼, 세차장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을 보고 외국인들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며 “다채로운 시설을 갖춘 프리미엄 세차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에 놀러 갈 장소가 마땅치 않거나, 열대야로 잠을 설친 이들이 즐겨 찾을 만한 ‘어른들의 놀이터’ 같은 세차장 카페가 수도권에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세차는 기본, 수제버거도 맛본다
세차장 카페에는 대부분 간단한 디저트와 음료를 맛볼 수 있는 카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은 워시존 개러지 구의점. [사진 제공 · 워시존 개러지 구의점, 홍태식]
특히 이곳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셰프가 만드는 수제버거 전문점 ‘캘리 파파스 다이너’ 덕분이다. 세차를 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데,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버거 맛집’으로도 알려져 있다. 2층에 스타일리시한 카페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편하게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음식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음료는 오전 8시부터 그다음 날 새벽 2시까지 판매한다.
바비큐 파티와 강아지 목욕까지 동시에
바비큐 파티와 모임을 할 수 있는 대규모 세차장 카페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사진은 워시 스퀘어. [사진 제공 · 워시 스퀘어]
세차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목욕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 공간이 되고 있다. [사진 제공 · 워시 스퀘어, 워시 801, shutterstock]
워시 801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펫 워시’ 공간 덕분. 이곳은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욕조 2개, 드라이룸 2개가 있다. 보통 대형견을 많이 목욕시키는데 예약은 따로 받지 않는다. 욕조는 기본요금 5000원(10분), 추가요금 1000원(2분당)이고 드라이룸은 기본요금 4000원(20분), 추가요금 1000원(5분당)이다. 카페 801에서 1회 목욕용품 세트(수건, 1회용 샴푸, 면봉, 앞치마)도 3000원에 판매한다. 세차 부스 9개 외에도 자동세차가 가능한 기계식 터널 세차장도 준비돼 있다. 셀프 세차는 기본요금 3000원(4분)이며, 24시간 운영된다.
강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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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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