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신 헬퍼 대표. [구자홍 기자]
헬퍼가 주로 하는 일은 뭔가.
“해외 유명 화장품 기업들로부터 위탁받아 중국시장에서 유통되는 모조품을 주로 단속한다. 우리의 지식재산권 보호는 크게 다섯 단계로 이뤄진다. 모조품 등 권리침해 제품에 대한 조사와 단속을 자체적으로 진행한 뒤 모조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어디인지, 어느 공장에서 만드는지 파악해 공안 등 사법기관과 공조해 물품을 압수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형사 단속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모조품과 밀수품의 유통을 막고자 해관(관세청)과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모조품 생산 및 유통업자에 대한 형사처벌 이후에는 민사소송을 통해 침해된 권리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금까지 어떤 기업들과 협력해왔나.
“시세이도, 에스티 로더, 로레알, 샤넬, 프라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제이준코스메틱 등의 기업과 장기적으로 협력해왔다. 최근 몇 년간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짝퉁 한국 화장품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단속과 지식재산권 보호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린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한 모조품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정관장 등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건강식품에서도 모조품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몇 건의 모조품을 단속했나.
“지난해에는 400여 건을 적발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한국 브랜드를 위조한 것이다. 2015년 적발 건수 242건 가운데 한국 제품은 47건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300건 가운데 156건이 한국 브랜드 제품일 만큼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짝퉁 한국 마스크팩이 많다.”
광저우 화장품 도매시장에서는 한국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흉내 낸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구자홍 기자]
모조품 단속이 쉽지 않을 텐데….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조품을 발견하면 유통 경로를 추적한 뒤 사법기관과 공조해 창고와 공장 등을 급습한다. 원래 모조품 유통은 오프라인에서 더 많았는데,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활동 공간을 바꾸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모조품은 어떻게 단속하나.
“의심이 가는 샘플을 여러 개 구매하고, 보관 창고와 생산 공장 등을 찾아내 단속한다. 자세한 노하우는 영업비밀이라 얘기해줄 수 없다.”
모조품 유통 피해를 예방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보안라벨 등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NBST와 업무 협조 관계를 맺었는데….
“NBST의 온라인 플랫폼 데이터와 우리의 오프라인 단속 능력이 결합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모조품 단속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 당국도 짝퉁을 막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소비자가 정품을 확인할 수 있는 NBST의 보안라벨이 확산되면 모조품이 설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중국 업체들에도 NBST의 앞선 보안라벨을 소개할 예정이다. 보안 기능이 강화되면 중국 제품도 짝퉁이라는 오명을 벗고 제품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모조품 단속 이후 처벌 과정은 어떻게 되나.
“행정 단속과 사법 절차 두 가지로 이뤄진다. 제품을 압수해 파기한 뒤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행정 단속이고, 제조와 유통업자를 구속시켜 처벌받게 하는 것이 사법 절차다. 어느 쪽을 택할지는 피해를 본 기업과 협의해 진행한다. 우리는 행정소송과 법률소송을 모두 대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별도의 변호사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모조품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보호하려는 의식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식재산권을 보호받으려면 의장 등록과 상표권 등록은 기본이다. 그런데 이런 절차를 밟지 않고 무턱대고 제품부터 유통시키는 경우도 있다. 모조품을 발견한 뒤 대응하려면 이미 늦다. 최소한 보안라벨로 진품과 모조품을 소비자가 직접 구별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