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에서 전시한 다양한 탄약(왼쪽)과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드론의 모습. [박해윤 기자]
11월 2~3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국방·드론 산업대전’(산업대전)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첫 대회는 국방과 방위산업 위주로 진행된 데 반해, 올해는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드론산업이 추가됐고 대회 규모와 전시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드론도 국방의 일익 담당할 것
내빈들이 국방부 부스에서 군용 드론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해윤 기자]
이미 국방용 드론을 만들어 납품하고 있는 성우엔지니어링, 항우연 등은 대형드론을 선보였다. 프로펠러가 4~8개인 드론 외에도 일반 헬기와 비행기를 축소한 듯한 드론, 뜰 때는 프로펠러가 헬기처럼 움직이다 날 때는 일반 비행기와 모양이 같아지는 고정익 무인기 등도 소개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회전익은 이륙이 쉽지만 비행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고정익은 회전익에 비해 비행시간이 길고 운용도 쉬운 편이라 정찰·감시 등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농약 살포, 건물 촬영 및 안전 감리 등 다양한 산업용 드론도 전시됐다.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율비행을 하거나 일정 구간을 배회하며 움직이는 물체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등 ‘똑똑한’ 드론 기술과 제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고압송전선에 올라타 자동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드론, 전자파를 쏴 적의 드론을 무력화하는 드론건 등 이색적인 드론 관련 제품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드론시장을 대부분 중국이 장악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이는 레저·촬영용 드론에 한정된 얘기고 산업용 드론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다. 국내 업체에서 좋은 기술과 제품이 많이 나온다면 한국이 드론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미에서 열린 이유
참가 기업 시상식에서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왼쪽에서 네 번째)과 수상 기업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박해윤 기자]
이번에 선보인 드론축구는 드론들이 각각 움직이며 상대 골문으로 들어가면 이기는 경기. 행사장에 가설된 경기장에서 드론이 빠르게 이동하며 박진감 있게 충돌하는 모습은 어린 관람객들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또 직접 드론을 만들어보고 날릴 수 있는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초등학생도 쉽게 조립이 가능해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금세 작은 드론을 하나씩 완성했다. 드론축구가 끝나면 경기장 내부에서 직접 만든 드론을 날릴 수 있었다.
관람객 이지현(35·여) 씨는 “아이가 대형드론이나 국방 장비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직접 드론을 만든 뒤 드론 과학자가 되겠다는 아이를 보니, 오늘 견학은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행사 관계자들은 이번 산업대전이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구미에서 열렸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백승주 의원은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방위산업과 전자산업의 양축으로 구성됐는데, 전자산업이 부진에 빠진 현 시점에 드론이라는 새로운 촉매제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이번 산업대전은 의미가 깊다”며 “침체된 구미 경제가 드론이라는 날개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세용 구미시장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구미 8대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미시 측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산업대전의 규모를 키우고 내실을 더 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세계적 석학을 초청해 포럼을 열고, 제품평가대회 등도 확대해 방위 및 드론 기업들이 꼭 참가해야 하는 대회로 만들겠다”며 “관람객을 위해 행사도 더욱 다양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