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마을’의 채묵밥과 도토리전.
‘개미식당’이 바로 그곳으로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고 24시간 우린 육수로 만든 순대와 국을 판다. 한약재는 돼지고기와 내장의 잡내를 잡는 데 안성맞춤이다. 진한 국물에는 들깻가루가 많이 들어가 있다. 이곳 사람들은 순대나 고기를 초장에 찍어 먹는 습관이 있는데 오래된 전통이라 한다.
제천 IC와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묵마을’은 이름 그대로 도토리묵 전문점이다. 도토리는 오랫동안 구황식물이자 화전민이 즐겨 먹던 식재료였다. 1970년대 중반 완전히 사라진 화전민들은 막국수나 도토리묵을 팔아 생계를 이었다. ‘묵마을’에서는 주변에 있는 월악산과 금수산에서 직접 딴 도토리를 사용한다. 가을 도토리는 며칠 동안 물에 담가 떫은 성분을 빼야 먹을 수 있다. 이맘때는 떫은 성분이 사라지지만 미세한 쓴맛은 남아 있다.
시골집 같은 식당에 자리 잡은 뒤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채묵밥과 도토리전을 시킨다. 멸치로 우린 육수에 도토리묵을 채 썰어 넣고 김치, 김가루, 깨소금, 다진 고추양념을 넣은 채묵밥은 투박하고 건건하다. 함께 나온 조밥과 함께 먹으면 심심하지만 개운한 맛이 난다. 감자전분과 도토리가루를 반죽해 만든 도토리전은 얇고 졸깃하다. 배추김치, 팽이버섯, 고추, 양파 등이 갈색의 전 위에 그림처럼 현란하게 펼쳐져 있다.
제천 시내 ‘금왕식당’은 올갱이해장국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민물 고둥인 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인 올갱이(또는 올뱅이)는 깊고 은은한 맛 때문에 해장국의 대명사가 됐다. 민물에서 나는 물고기나 고둥은 약간의 흙내가 나는 탓에 대개 된장국에 넣어 먹는다. ‘금왕식당’도 예외가 아니어서 올갱이와 된장, 부추를 함께 넣고 끓인다. 이 집이 유명해진 데는 구수한 된장맛과 개운한 올갱이 육수는 물론, 국물에 들어 있는 많은 양의 올갱이도 한몫했다. 올갱이에 밀가루 옷을 입혀 육즙을 보호하는 것도 특이하다.
‘대림숯불갈비’의 특양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