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영 기자]
김 교수는 금오공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플러스(LINC+) 사업단 부단장으로, 이번 산업대전의 산파역(役)을 했다. 국회와 국방부, 경북도, 구미시 등을 찾아 대회 참여를 요청했고, LINC+ 사업단 직원들과 산업대전 규모 및 프로그램을 짜는 등 행사 세부 계획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김 교수는 공공기관 1급 처장으로 근무하다 모교인 금오공대 대학원에 진학해 산업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현장 경험을 살려 이 대학 산학협력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4년 김동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초대 비서실장을, 2016~2017년에는 3D프린팅산업협회장을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자신이 개발한 ‘3축 제어 기능이 구비된 모듈 교체형 다기능 장치’ 기술을 한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등 산학연(産學硏) 모범 교수로 손꼽힌다. 금오공대가 지역 산학협력의 모범 대학이 된 데도 그의 기여가 컸다. 10월 18일 오후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 연구실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드론봇, 자주포, 드론 群舞
9월 6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2018 국제3D프린팅코리아엑스포’에서 전시부스를 둘러보는 김영형 금오공대 교수(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진 제공 · 금오공대]
“지난해 ‘제1회 국방 ICT융합 산학관군(産學官軍) 협력대전 및 정보화컨퍼런스’를 통해 국방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신기술을 알 수 있었다면, 이번 2회 대회에는 국방 분야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불리는 드론을 추가했다.”
이유는 뭔가.
“드론 등 무인이동체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4차 산업혁명의 결정체로 꼽힌다. 여기에 구미국가산업단지는 3513만3000㎡ 면적에 3185개사가 입주(2017년 10월 기준)한 명실상부한 내륙 최초 산업단지다. 전기, 전자기계, 통신장비, 모바일, 태양광, 방위산업, 신소재산업 등 다양한 업체가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국방과 드론 사업 분야에 참여할 수 있고, 정부 부처와 대기업, 중소기업은 구미 부품소재 기업들과 협업할 수도 있다. 이번 산업대전이 구미와 경북의 미래 경제생태계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듣고 보니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 간 실질적인 협업의 장이 될 수도 있겠다.
“그렇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 협업’을 하는 장으로 준비했다. 예를 들어 기업 관계자는 대회 ‘참여기업 제품설명회’에 참석해 자사 제품과 기술력을 프레젠테이션(PT)한다. 정부 부처 조달 담당자와 대기업 임원 등이 심사위원을 맡아 평가하는데, 그 자리에서 기술 협력과 구매도 할 수 있다. ‘비즈니스 매칭’이 이뤄지는 거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LED(발광다이오드) 제조 회사나 카메라 모듈 제조 회사는 드론업체가 필요로 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계약을 맺어 납품도 가능하다. 여기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매년 상·하반기에 개최하는 기술이전설명회도 이번 대회에 맞춰 진행한다. ADD가 개발한 신기술을 소개하고 민수사업화를 위한 이번 설명회에 관련 기업인들의 관심이 크다. 이외에도 국방 정보통신기술(ICT) 강연회, 제조사와 수요처의 비즈니스 매칭, 드론 축구 시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경북도민에게도 좋은 볼거리가 되겠다.
“평소 보기 어려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대형 드론, LIG넥스원의 무인헬기, 한화지상방산의 K9 자주포와 지상로봇, 육군 드론봇 전투단의 ‘미래 전장(戰場) 체험’ 등 다양한 전시는 물론, 육군 군악대 공연과 의장대 사열, 드론 만들기, 드론 군무(群舞) 시연 등 풍성한 볼거리도 준비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찾는 좋은 체험현장이 될 것이다.”
국내 경제는 물론, 구미국가산업단지도 대기업이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대회가 구미와 경북의 지역 산업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보기술(IT) 중심의 도시 구미는 백색가전과 모바일 산업이 위축되면서 이젠 신(新)산업으로 옷을 바꿔 입어야 한다. 구미 산업지형을 변화시킬 동력을 국방·드론산업에서 찾아보고 제2의 부흥을 모색하는 거다. 또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기관과 대기업의 신기술은 지역 기업들의 눈높이를 높이고 새로운 의욕을 갖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자극제라면….
“글로벌 기업 노키아가 망하면서 핀란드가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듯, 구미도 대기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술 중심의 기업체를 육성해 부흥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본다. 대기업이 자선사업가가 아닌 만큼 경제논리로 구미 산업단지에 머물게 하든지, 아니면 신산업으로 대체해야 한다. 이제 구미의 기존 기술 기반 위에 국방·드론같은 새로운 산업을 덧칠할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가 구미 경제의 미래를 생각하는 실질적인 마인드 전환점이 될 거라 본다.”
경제부흥 모색하는 자리
[사진 제공 · 금오공대]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실과 국방부, 경북도, 구미시, 동아일보 등 여러 기관에서 도와줘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참가 기관과 기업이 많아 당초 예상한 80개 부스를 넘겨 ‘살짝’ 고민이 되지만 보람을 느낀다.(웃음) 산업대전을 지역 업체나 대학이 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기관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구미지역 최고 대회로 발전시키고 싶다. 침체된 지역경제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구미시민과 경북도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LINC+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데.
“교육부가 판단을 잘한 것 같다. LINC 사업은 인력 양성에 치우치지 않고 산업과 어떻게 결합하느냐를 고민하는데, 이번 대회도 LINC 사업 덕에 가능했다. 대학과 기업이 공동 연구개발(R&D)을 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산업대전이 끝나면 11월 15, 16일 구미코에서 ‘C-Idea EXPO 2018’(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엑스포)을 개최한다. 학생들의 아이디어 작품을 기업에 공개하고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작품은 기술 이전을 하는 대회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