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차이나’의 딤섬.
딤섬은 19세기 이후 홍콩에서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전 세계로 알려졌다. 음식보다 함께 나오는 차에 집중한 이들은 딤섬을 얌차(飮茶)라고도 불렀다. 홍콩 사람들은 좁은 거주 공간 탓에 집에서 조리를 거의 하지 않고 외식을 한다. 아침에 간단한 차와 딤섬을 먹고 오후에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딤섬을 먹는다. 딤섬을 만두 일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렇듯 차와 함께 곁들이는 간단한 음식을 가리킨다.
딤섬은 크게 짠 계통과 단 계통으로 나뉜다. ‘딤섬=만두(교자)’라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된 데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딤섬 가운데 각광받는 스타가 대부분 교자 계통이기 때문이다. 딤섬계 패왕은 단연코 샤자오(蝦餃)다. 우리나라에선 하가우라 부르는 딤섬이다. 밀가루 전분만 모은 청미엔(澄麵·일명 등분)과 전분을 섞어 만든 샤자오 피는 투명하고 졸깃하다. 새우로 만든 연분홍 속살이 보여야 제대로 만든 샤자오다. 피를 얇게 만드는 것이 기술이고 얇게 만든 피를 14번 정도 주름을 잡아야 고수로 인정받는다. 피가 얇으면 얇을수록 속과 피가 한 몸처럼 결합돼 먹기 좋기 때문이다. 여러 겹 잡힌 주름은 졸깃한 피에 식감을 더한다. 졸깃한 식감과 감칠맛 나는 새우의 결합으로 탄생한 샤자오의 맛은 왜 샤쟈오가 딤섬계 패왕인지를 보여준다.
‘홍연’의 차사오바오(위)와 ‘바오차이’의 봉선선육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웨스턴차이나’는 샤자오와 더불어 딤섬의 쌍벽이라 불리는 사오마이(燒賣)를 잘하는 식당이다. 사오마이는 교자 일종으로 위쪽에 구멍이 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 교자 속에 들어 있는 재료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새우살을 다져 넣고 위에 게살로 장식한 전통 방식의 사오마이는 진하고 짠맛이 난다.
사오마이나 샤자오는 모두 찜통에 넣고 쪄내는 교자 일종이다. 피 반죽이 제일 중요하고 다음으로 쪄내는 시간과 찜기 강도가 음식 상태를 결정한다. 강한 찜기라야 제대로 된 딤섬을 만들 수 있고 따뜻한 딤섬이라야 제대로 된 딤섬으로 평가받는다.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있는 ‘바오차이’를 찾아가면 돼지고기, 목이버섯, 죽순 등으로 속을 채운 봉선선육교, 통새우를 춘권 피로 싸서 튀겨낸 당초운탄 같은 독특하고 다양한 딤섬을 먹을 수 있다.
한국인에게 얌차 문화가 대중적으로 소비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교자를 먹을 수 있는 딤섬 문화가 서서히 뿌리 내리고 있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