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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이 대중화되려면 무엇보다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컬링 선진국으로 불리는 캐나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컬링을 즐긴다.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컬링장이 하나쯤은 있어 전국에 2200개가 넘는다. 컬링 동호회도 1000개 이상 운영 중이며, 20만 명 넘는 학생이 학교에서 컬링을 즐긴다. 선수로 등록된 인구만 150만~200만 명에 이른다. 캐나다 방송 CBC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이 불참한 아이스하키 경기 중계를 줄이는 대신 컬링을 전체 중계의 45%까지 늘렸다.
반면 우리나라는 컬링 등록 선수가 700~800명에 불과하다. 경기장도 서울 태릉빙상장과 경기 이천훈련원, 강원 강릉·경기 의정부·경북 의성 등에 위치한 컬링장이 전부. 컬링장 설립과 운영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인데, 경기장 수가 워낙 적다 보니 일반인은 물론이고 선수들조차 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컬링을 취미로 즐기는 일반인은 2016년 기준 1700여 명(대한체육회 통계)에 그친다. 대부분 동호회 회원인데, 문제는 이들 역시 컬링장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 현재 일반인이 컬링장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컬링선수 출신 지도자가 1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게다가 국내 컬링장에는 기구 정비나 정빙(얼음정비) 작업을 도맡아 하는 인력이 없어 이용자가 후처리까지 하는 상황인데, 컬링선수조차 훈련 후 코치와 함께 정빙작업을 해야 할 만큼 열악하다. 빙질 관리 차원에서라도 선수급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평창동계패럴림픽 장애인컬링팀을 이끄는 백종철 감독(2007 창춘동계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은 “지금은 일반인이 컬링을 즐기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협회나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면 좀 더 많은 사람이 컬링을 생활스포츠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장애인·비장애인 20여 명으로 구성된 동호회에서 활동 중인 백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취미나 생활체육으로 컬링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컬링의 대중화를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컬링 강연회 등도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컬링은 비싼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스키나 스노보드에 비하면 저렴한 편에 속한다. 개인이 구비해야 할 장비는 고무 소재의 특수신발 정도. 가격은 30만 원 이상이지만 한번 사면 5년가량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스톤과 브룸이 경기장에 갖춰져 있을 때 얘기다. 컬링 스톤의 개당 가격은 180만~200만 원이고, 브룸은 개당 10만 원 선이다.
최근 들어 스크린골프처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크린컬링’도 관심을 끌고 있다. 컬링 스톤을 밀어 투구하면 주변에 설치된 센서가 스톤의 속도와 회전 등을 감지해 예상 경로를 스크린에 표시해준다. 좁은 실내공간에서도 경기가 가능한 만큼 컬링의 대중화 속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