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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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해외시장 순풍 타고 절호조에 이른 KT&G

2017년 해외 판매 1조 원 첫 돌파 예상 … 2025년까지 현재의 4배가 목표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7-12-26 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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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수출 효자 상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품목이 해외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러시아에선 컵라면이 잘 팔리고 중국에선 조미김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담배도 마찬가지다. KT&G의 해외 매출 실적은 깜짝 놀랄 정도다. KT&G는 2017년 삼사분기까지 해외에서 8025억 원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의 36%가 넘는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17년 해외 매출액은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실적도 호조세다. 이 때문에 KT&G의 향후 주가 전망도 밝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오랜 노력에 해외시장 왕자로

    [사진 제공 · KT&G]

    [사진 제공 · KT&G]

    KT&G가 담배 수출에 뛰어든 것은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이 완전 개방되자마자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모험에 나선 것이다. 국산 담배는 해외 진출 첫해부터 좋은 실적을 거뒀다. 세계 16개국에서 약 1억4800만 개비가 팔려나갔다. 이후 KT&G는 줄곧 해외시장 개척에 힘쓰며 수출 실적을 늘려갔다. 2015년에는 전체 해외 판매량(약 465억 개비)이 국내 판매량(약 406억 개비)을 추월했다. 

    KT&G는 매년 해외 판매량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6년에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총 487억 개비를 판매해 9414억 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보다 1336억 원이나 늘어난 것. 2017년에는 해외 매출만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T&G의 해외 매출액이 2016년 대비 8%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7년 총 해외 매출액은 약 1조200억 원으로 첫 1조 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G의 해외 판매 주력시장은 중동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을 향한 도전은 이 지역에만 머물지 않았다. 2016년 기준 해외 권역별 담배 판매 비중은 중동(54.3%), 아시아·태평양(23.7%), 중남미·유럽(17.4%), CIS(독립국가연합)·중앙아시아(4.6%) 순이다. KT&G는 중동은 물론이고 러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대상으로 현지 맞춤형 판매 전략을 펴고 있다. 

    KT&G는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2017년 일사분기에만 담배 65억 개비를 팔았다. 전년 동기(52억 개비)에 비해 25%가량 판매량이 증가한 것. KT&G 관계자는 “그동안 차별화된 현지 맞춤형 개발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 향후에도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시장에서 사랑받는 국산 담배는 에쎄(ESSE), 파인(PINE), 타임(TIME)이 대표적이다. 에쎄는 해외에 판매되는 KT&G 담배의 과반(58.1%)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파인과 타임은 전체 수출량의 21.2%, 5.6%를 각각 기록했다. 



    KT&G는 2017년 12월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8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번이 7번째 수상이다. KT&G는 2002년 1억 불을 시작으로 2004년 2억 불, 2006년 3억 불, 2011년 5억 불, 2016년 7억 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11월 30일 KT&G 대전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비전 선포식’에서 KT&G는 2025년까지 ‘글로벌 톱4 담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중 · 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해외 판매를 현재의 4배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미주, 아프리카, 유라시아 4대 권역에 지역본부를 설립해 해외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짤 계획이다. 이날 선포식에 참석한 백복인 KT&G 사장은 “(KT&G가) 세계적인 수출기업으로 도약해 국가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탄탄한 국내시장 바탕으로 경영호조 이어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편의점에서 ESSE 담배를 팔고 있다(왼쪽). KT&G의 백복인 사장은 공채출신 첫 CEO로 KT&G를 수출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사진 제공 · KT&G]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편의점에서 ESSE 담배를 팔고 있다(왼쪽). KT&G의 백복인 사장은 공채출신 첫 CEO로 KT&G를 수출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사진 제공 · KT&G]

    KT&G는 국내시장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다국적 담배 기업의 국내시장 진출에도 여전히 시장점유율 60%를 지키고 있는 것. 11월 20일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도 닷새 만에 기기 판매 2만 대를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는 데다 일반 담배와 가장 비슷한 맛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담배를 끼우는 구멍이 타사 제품보다 미세하게 커 타사 궐련도 피울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부 실무자 출신의 전문경영인이 이끌어온 혁신적 변화가 좋은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진단한다. 공채 출신 첫 최고경영자(CEO)인 백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담배산업 전문가들로 ‘브랜드 매니저 시스템’ 운영, ‘품질 실명제’ 등을 내세워 국내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것. 

    안정적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니 KT&G의 주가 전망도 밝은 편이다. 홍 연구원은 “해외 신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전자담배 출시로 내수와 수출 모두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2018년 해외 매출액은 2017년에 비해 11% 정도 늘어나 약 1조1300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KT&G 주식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2017년 하반기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식화하며 관련 투자 종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현금흐름이 우수하고 배당성향이 높은 코스피 종목에 투자자의 관심이 몰린다. KT&G는 잉여현금흐름 비중과 배당성향이 높은 데다 주가 수준이 저평가된 상황이라 좋은 투자처라는 것.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G의 보유 순현금과 견조한 영업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2017년 주당 4000원 배당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및 연말 배당주 등을 고려하면 저가 매수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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