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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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망하지 않는 장사는 디테일에 달렸다

동아일보사 주최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 3차 현장 중계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7-12-26 16: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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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2월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20층 CC큐브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 3차 행사가 열렸다. ‘매출 활성화 방안’에 대해 강의하는 권영산 오앤이외식창업컨설팅 대표. [김형우 기자]

    2017년 12월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20층 CC큐브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 3차 행사가 열렸다. ‘매출 활성화 방안’에 대해 강의하는 권영산 오앤이외식창업컨설팅 대표. [김형우 기자]

    “여러분, 제품 가격을 어떻게 결정하고 있습니까. 가격을 결정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어요. 가격이 적정한지 고객이 결정하는 고객가치기반, 원가에 마진을 더하는 원가기반, 경쟁제품 가격을 고려해 책정하는 경쟁기반 방법이 있죠. 그런데 대부분 고객가치나 원가기반이 아니라 경쟁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합니다. 불경기일수록 더 가격에 집착하죠. 주변 경쟁업소가 얼마를 받는지 조사해 그곳보다 500원 싸게, 200원 싸게 붙이는 식이죠. 이거 다 같이 죽는 길이에요. 무조건 원가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해야 해요. 통상 음식점 업계 마진은 10%입니다. 매출에서 마진 10%를 뺀 90%가 원가죠. 그런데 종종 이런 언론보도 때문에 헷갈려 하는 분들이 있어요.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 원가는 400~500원밖에 안 된다.’ 한마디로 커피값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인데, 원가 계산은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커피전문점 하는 데 원두 비용만 듭니까. 부재료, 임차료, 인건비, 감가상각비, 세금 등 모든 비용이 원가에 포함돼야 합니다. 그런 비용을 제하고 10% 마진이 나오느냐부터 따져보고 창업해야죠.” 

    권영산(54) 오앤이외식창업컨설팅 대표가 원가기반의 가격 결정 방법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매출에만 신경 쓰다 놓치기 쉬운 대목이기 때문이다.

    원가도 못 건지는 장사를 왜 해?

    12월 12일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 3차 행사가 열린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20층 CC큐브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11월 7일과 27일에 이은 마지막 세미나인 데다 주제가 ‘매출 활성화 방안’이었기 때문. 예비창업자뿐 아니라 장사가 안돼 고민에 빠진 소상공인까지 몰려 세미나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됐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권 대표는 매출 활성화 방안을 ‘LIM 전략’으로 설명했다. LIM이란 Local(지역), Store(점포), Marketing(마케팅)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지역 점포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즉 각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과 상권입지를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설렁탕 한 그릇을 주문받은 뒤 배식까지 27분 걸립니다. 식후 커피 한 잔 마실 시간까지 감안하면 직장인에게 1시간은 빠듯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걸어서 5분 이내에 있는 식당을 주로 이용합니다. 즉 직장인을 타깃(전체 고객의 약 85%)으로 식당을 한다면 회사가 밀집한 곳으로부터 반경 300m 이내에서 점포를 찾는 것이 유리하죠.” 



    그러나 권 대표는 불리한 상권입지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상품력’이라면서 상품 품질(Quality)과 양(Quantity)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방에서 국은 82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 식탁에 놓일 때 75~79도로 먹기에 딱 좋은 온도가 됩니다. 잘되는 식당 주방에 가보면 그릇을 미리 데워놓아 국을 담아내도 쉽게 식지 않죠. 디테일한 서비스의 차이가 매출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또 권 대표는 “고깃집에서 고기 1인분을 150g이라 해놓고 145g으로 속여 내면 5g을 고객이 알까 싶지만 결국 소문이 나고 가게 이미지가 추락한다. 절대로 정량이나 개수를 속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 밖에 식당에서 메뉴별 매출을 6개월마다 분석해 매출이 하위권인 메뉴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잘 팔리는 메뉴를 집중 관리하는 ABC분석법과 품질(Quality), 서비스(Service), 청결(Cleanliness)을 중심으로 점포를 관리하는 QSC지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두 번째 강의는 송현숙(43) 노노스 대표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트렌드 분석’으로, 예비창업자들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당장 적용해볼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 실무 위주로 진행됐다.

    SNS 활용, 모바일 결제 시스템 갖춰야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인 송현숙 노노스 대표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트렌드 분석’에 대해 강의했다. [김형우 기자]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인 송현숙 노노스 대표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트렌드 분석’에 대해 강의했다. [김형우 기자]

    “중소기업 컨설팅을 하다 보면 사장님들이 ‘이 아이템으로 사업이 될까요’라고 물을 때가 많아요. 저는 일단 ‘찾아보겠습니다’ 하죠. 제가 답을 찾는 곳이 빅데이터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안경테’ 관련 비즈니스를 하려 합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안경테’로 검색하면 개인용 컴퓨터(PC)로 월평균 1만2800명 정도, 모바일로 3만8500명 정도가 찾는다고 나와요. 다시 ‘안경태’로 글자 하나 바꿔 검색했더니 PC로 1700명, 모바일로 4300명가량 찾는다고 나와요. 만약 안경테대리점을 하는 분이 아이템을 ‘안경태’로 잘못 입력했다면 앉은 자리에서 잠재고객 4만5000여 명을 쫓아내는 셈이 됩니다. 그러고는 ‘왜 우리 업체가 노출이 잘 안 될까요’라며 광고비를 지출합니다. 또 이 빅데이터는 1년 동안 안경테를 검색한 잠재 고객 수를 비롯해 안경테는 8월이 성수기이고 11월이 비수기라는 사실, 남성은 주로 PC, 여성은 모바일로 검색한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요즘 인기 있는 제품은 ‘티타늄’이고 평균 구매 건수까지 다 나와요. 이를 통해 예비창업자는 매출을 추산할 수 있죠.” 

    한국인이 주로 활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을 꼽을 수 있다. SNS 마케팅에서 성공 포인트는 상품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다. 

    “3년 전 제게 온라인 마케팅을 배운 분이 수산물 장사를 하는데 지금은 네이버 밴드에서 주당 평균 2억5000만 원, 월평균 10억 원 이상 판매하고 있습니다. 밴드의 특징은 폐쇄성이에요. ‘우리만 살 수 있어’라는 특혜 이미지가 마케팅 효과로 이어지는 거죠.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게 인스타그램이에요. 올해 처음 국내 사용자 1000만 명을 돌파했어요. 전 국민의 20%인 셈인데 이들만 제대로 공략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어요. 스타일난다 같은 여성의류 쇼핑몰이 자본금 100만 원으로 시작해 연 매출 680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던 것도 온라인 마켓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018년이 되면 전부 SNS 마켓으로 바뀔 겁니다. 그중에서도 카카오스토어가 치고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유통 수수료를 5% 미만으로 책정해 소상공인들에겐 엄청난 혜택이죠. 대형 온라인 마켓 수수료가 12~20%인 것에 비해 파격적이에요. 또 한 가지 여러분이 준비해야 할 것이 모바일 결제입니다. 한 온라인 마켓의 2017년 매출 14조 원 가운데 78%가 모바일 결제였다고 합니다. 홈페이지부터 만들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세요.”

    이어 송 대표가 소셜데이터로 분석한 DIY 트렌드, 해시태그(#)로 분석한 온라인 트렌드, 유통채널로 본 온라인시장 트렌드를 설명했다. 1시간 40분 연속 강연에도 준비한 내용을 다 소화하지 못하자 송 대표는 동아일보사가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빠른 시일 내 심화된 내용으로 2차 강의를 하겠다며 참석자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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