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밥상을 차리는 주부들은 한 끼쯤은 손을 놓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주부들의 짐을 덜어준 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이 국내에는 1980년대 처음 등장했다. 당시 집에서 직접 해먹기 번거로웠던 카레, 햄버그스테이크, 스프 등 서양식 간편식 요리는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간편식 시장은 다양화됐고, 2000년대 들어 1인 가구가 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식품유통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 3000억 원으로 5년 전에 비해 3배가량 커졌다. 업계는 올해도 30% 이상 성장해 조만간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간편식 시장을 최초로 개척한 기업이 바로 오뚜기다. 1981년 국내에 첫 즉석요리인 ‘3분 카레’를 선보인 것. 카레 요리를 집에서 간편히 먹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3분 짜장’ ‘3분 햄버그’ ‘3분 미트볼’ 등을 잇달아 출시했고, 현재까지 간편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2014년에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렌틸콩을 주원료로 한 ‘3분 렌틸콩 카레’을 내놓은 데 이어 ‘3분 인도카레 마크니’ ‘3분 태국카레 소스 그린’ 등을 선보여 대중의 다양한 카레 입맛을 만족시켰다.
혼밥족 입맛 사로잡은 컵밥
홀로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족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수는 520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년 전 164만 명이던 때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2000년대 들어 혼밥족의 불편을 덜어줄 즉석밥이 첫 등장했다. 이후 반찬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는 덮밥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졌다. 오뚜기는 2004년 즉석밥 시장에 진출하면서 소스와 짝을 이룬 20여 종의 세트밥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현재 3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9월 간편한 컵밥 제품으로 김치참치덮밥, 제육덮밥 등 6종을 내놓았고, 석 달 뒤 진짬뽕밥, 부대찌개밥, 올해는 쇠고기미역국밥, 북어해장국밥, 사골곰탕국밥, 양송이비프카레밥 등 7종을 추가 출시하면서 현재 15종의 컵밥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컵밥은 혼밥족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 컵밥의 특징은 큼직한 건더기에 있다. 빨리 데워 먹는 간편식은 건더기가 작아야 잘 익는데, 오뚜기는 축적된 기술력으로 건더기가 큼직해도 잘 익도록 했다. 또 3분 요리에서 적용한 고유의 조미 노하우로 쇠고기미역국밥, 북어해장국밥, 사골곰탕국밥 등 국밥류 컵밥에는 농축 액상소스를 사용해 국물 맛을 더욱 진하고 깔끔하게 만들었다.
오뚜기 냉동밥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냉동밥 시장은 오뚜기, CJ제일제당, 풀무원이 20%대 초반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새우볶음밥’ ‘중화볶음밥’ 등 ‘오뚜기 볶음밥’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키면서 1년여 만에 시장 점유율 20%에 올라 다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