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8

2016.03.09

IT 리더들의 스마트폰 엿보기

이미나 렌딧 홍보이사

삶 자체가 온라인 스마트폰은 최고의 비서

  • 정보라 더기어 기자 j@borashow.com

    입력2016-03-04 15:51:08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미나(46·사진) 렌딧 홍보이사는 늘 바쁘다. 스타트업계 마당발이자 홍보의 여신으로 꼽히는 그는 기자뿐 아니라 업계인들 사이에서도 인맥의 다리 노릇을 한다. 그에게 오는 연락은 전화와 문자메시지, 메신저, e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 등 시간과 형태를 가리지 않고, 그가 쫓아다니며 확인해야 할 업계 소식은 기사와 SNS를 넘나들면서 퍼진다. 이런 그에게 스마트폰은 훌륭한 비서다.



    벤처 성공신화의 숨은 주역

    스타트업계에서 이미나 홍보이사는 전설적이다. 몸담은 회사가 한국 인터넷산업에서 인수합병(M&A)의 신화를 썼기 때문이다. 그는 1999년 검색회사 엠파스의 홍보팀장을 맡으며 정보기술(IT)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입사
    3년 만에 엠파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됐고, SK커뮤니케이션즈는 M&A를 통해 네이버와 다음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이후 사이버토크주식회사와 홍보대행사 오피큐알을 거쳐 또다시 검색회사에 입사했다. 이 회사가 바로 2006년 네이버에 350억 원에 인수된 첫눈이다.
    그 뒤 입사한 기업도 굵직한 M&A 소식을 터뜨렸다. 구글에 인수된 테터앤컴퍼니, KT에 인수된 엔써즈, 탭조이에 인수된 파이브락스(5 Rocks). 이 중 테터앤컴퍼니와 파이브락스는 한국 기업으로는 드물게 해외 기업에 매각됐다. 특히 테터앤컴퍼니는 국내 기업 최초로 구글에 인수돼 지금도 입에 오르내린다.
    가는 곳마다 성공신화를 쓰니 스타트업계가 그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몸담고 있는 렌딧은 개인 간 대출과 투자를 중개하는 서비스다. 투자사 알토스벤처스로부터 15억 원을 투자받으며 관심을 모았는데 그의 입사 소식이 전해지자 더욱 화제가 됐다.
    그의 화려한 경력에 대해 어쩌다 운 좋게 얻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이사를 한 번 만나고 나면 그런 의혹은 사라질 것이다. 그는 회사 대표의 일정과 비전, 철학을 꿰고 있음은 물론이고, 업계의 대소사와 인사 이동까지 파악하고 있다. 주변 기업과 인물을 추천하는 데 인색하지 않아 업계 마당발로 평가받는다. 뜨는 기업이 어디인지, 곧 관심을 끌 서비스가 무엇인지 그에게 귀띔해달라고 해봤다.



    클라우드와 SNS를 업무에 적극 활용

    몸담은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소식에도 ‘빠삭’한 건 그의 삶이 온라인이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스마트폰을 쓰는 지금을 ‘황금기’라고 말한다. 전화 한 통, e메일 한 통을 놓칠 수 없는 그에게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을 넘나드는 서비스가 쏟아지는 지금이 일하기 가장 좋은 때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다 되거든요. 저장은 드롭박스와 구글 드라이브에 하고, 직원들과 슬랙으로 소통하며, 운더리스트로 일정을 관리해요.”
    드롭박스와 구글 드라이브는 클라우드 저장소인데 모바일과 PC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웹브라우저를 오가며 쓰는 데 최적화된 서비스다. 개인용과 기업용 모두 제공하기 때문에 소규모 팀뿐 아니라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도 기업 계정을 개설해 사용한다. 슬랙은 최근 스타트업 사이에서 퍼지는 사내 메신저다. 각종 서비스를 연동해서 쓰기 편리해 개발자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다. 운더리스트는 독일 회사가 만든 일정 관리 앱으로 편리한 기능과 클라우드 동기화가 특징이다. 이 회사는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돼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이 이사가 쓰는 앱만 들여다봐도 스타트업 동향이 보인다. 그의 스마트폰이 곧 스타트업 풍향계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 이사는 SNS도 남다르게 활용한다. 요즘 기업과 미디어는 서비스별로 SNS 계정을 만들고, 업계 주요 인물 또한 SNS로 자신의 근황이나 회사 소식을 전한다. 흐름이 이렇다 보니 이 이사는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페이스북 앱부터 연다. 그는 페이스북이 골라서 보여주는 페친(페이스북 친구) 소식이 아닌, 본인이 직접 주제별로 사람과 페이지, 그룹 등을 분류해 동향을 파악한다.
    “얼마 전 파이브락스가 탭조이라는 외국계 회사에 인수되면서 탭조이와 비슷한 회사를 모아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영어 뉴스만 모아서 보는 리스트도 있고요. 꼭 봐야 하는 계정은 이렇게 리스트를 만드는 거예요. 저는 신문 대신 페이스북 앱을 봅니다.”
    남다르게 쓰는 건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미국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아 기대를 모으는 핀터레스트라는 서비스가 있다. 화보집 같으면서도 잡지 느낌을 주고, 주제별 이미지를 검색하기에 최적화한 서비스다. 이 이사는 이 서비스를 인터뷰가 잦은 회사 대표를 위해 사용한다. ‘남자 패션’ 같은 키워드로 대표에게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나 패션 센스를 얻는다. 기사를 저장하는 용도로도 쓰는데 대표의 인터뷰 기사나 회사가 소개된 기사를 모은다. 이렇게 모은 기사는 회사 역사를 한눈에 파악하기 좋게 타임라인으로 정렬된다.



    이미나 렌딧 홍보이사가 업무에 활용하는 7가지 앱01 구글 번역
    업계 동향을 알려면 외신 읽기는 필수다. 구글 번역에는 문장과 문단은 물론, 웹사이트를 통째로 번역하는 기능이 있다.

    02 네이버 사전&번역기
    하루 한 번 영어 단어 퀴즈 알람이 온다. 알람 시간은 원하는 시간으로 맞춰 설정할 수 있으며, 퀴즈를 풀고 난 성적과 단어는 나중에 찾아볼 수 있다.

    03 데이원
    클라우드-모바일 일기장이다. 이미나 이사는 이곳에 그날의 업무를 기록한다.

    04 마이크로소프트 셀피
    피곤하든 피곤하지 않든 회사 대표를 대외적으로 말쑥하게 보이고픈 게 홍보 담당자의 마음. 이 애플리케이션(앱)은 인물 사진을 화사하게 보정하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05 운더리스트

    독일에서 나온 일정 관리 앱. 클라우드 동기화 기능과 디자인 때문에 인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할 일을 하루, 한 주, 한 달 주기와 인물을 주제로 정리하는 게 이미나 이사의 노하우다.



    06 핀터레스트

    웹 콘텐츠를 잡지처럼 보여주는 데 특화한 앱으로, 이미나 이사는 근무하는 회사에 관한 기사가 온라인으로 공개되면 이곳에 스크랩한다. 인터뷰가 잦은 회사 대표에게 꼭 맞는 패션을 이 앱에서 찾는다.

    07 녹음과 음악 재생 앱

    홍보 담당자는 때로 회사 대표의 입이 돼야 한다. 회의나 인터뷰 중 대표가 한 말을 녹음한 뒤 수시로 들으며 대표의 생각과 회사의 방향에 대해 공부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