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92

2015.06.15

땀으로 가득 찬 희망과 도전의 시간

정규 투어 꿈꾸는 2, 3부 선수들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5-06-15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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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으로 가득 찬 희망과 도전의 시간

    6월 5일 경주신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챌린지투어 6회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골퍼 강재규.

    최근 프로골퍼 이정민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롯데칸타타 오픈에서 시즌 3승째를 거뒀고, 이태희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 2015에서 첫 승을 올렸다. 데뷔 6년 만에 벌써 7승을 쌓은 이정민은 상금왕에 올랐고, 이태희는 투어 데뷔 10년 만에 123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그동안 간절했던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편차는 있지만 그들은 최고 순간을 맛본 선수들이다.

    130여 명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나흘간 열심히 스코어를 줄여도 TV 화면에 한 번 잡히지 않는 선수도 부지기수다. 이틀간 예선전만 뛰고 짐을 싸는 선수가 절반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몇몇 스타급 프로보다 훨씬 많은 프로가 그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LPGA, KPGA가 개최하는 큰 무대에 한 번이라도 서보기 위해 지방 곳곳을 누비는 2, 3부 투어 프로골퍼들의 삶은 고되지만, 희망과 도전의 시간으로 빼곡히 채워진다.

    국내 여자투어에서는 2부를 ‘드림투어’, 3부를 ‘점프투어’라 부르고, 남자투어에서는 2부를 ‘챌린지투어’, 3부를 ‘프론티어투어’라 부른다. 2부는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웹닷컴투어나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시메트라투어처럼 1부 정규 투어 시드를 받지 못한 프로들이 겨루는 무대다. 여기서 상위권에 오른 몇몇 선수에게만 이듬해 정규 투어 시드를 준다. 3부는 정회원 자격을 준비 중인 준회원과 티칭회원 등도 출전할 수 있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에 머무는 투어다. PGA 2승을 거둔 배상문은 2004년 챌린지투어를, LPGA를 누비는 김세영은 2010년 드림투어를 거쳤다. 알곡으로 여물든 쭉정이로 남든, 바로 여기서 선수 진로가 가려진다.

    2, 3부 투어 상금은 얼마나 되고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총 28개 대회를 치르는 올해 KLPGA의 상금 평균이 6억3200만 원인 데 비해 드림투어는 총 20개 대회를 치르며 대회당 7000만 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정규 투어의 10%를 약간 넘는 정도다. 4월 6일 전북 군산컨트리클럽(CC)에서 시작한 드림투어는 지방 골프장을 순회하다 11월 3일 무안CC에서 막을 내린다.

    정규 방송에서 중계하는 대회가 아니어서 내장객이 적은 월·화요일이나 수·목요일을 이용해 이틀간 36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치른다. 120여 명이 출전하는 첫날이 예선이고, 둘째 날 60위까지 본선을 치른다. 시즌이 끝나면 상금 순위 6위까지는 내년 KLPGA 정규 투어 시드권을 받고, 7~15위는 정규 투어 시드 순위전의 예선을 면제받는다. 3부인 점프투어는 16개 대회를 치르는데 대회당 3000만 원 상금이 걸려 있다. 프로는 5만5000원, 아마추어는 10만 원 참가비를 내고 출전해 이틀간 36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시즌이 끝나면 성적 우수자에게 정회원이나 준회원 자격을 부여한다.



    KPGA는 올해 15개 대회에 평균 6억6000만 원 상금이 걸린 데 비해 2부인 챌린지투어는 12개 대회에 대회당 8000만 원 상금이 걸려 있다. 전국 6개 골프장에서 예선전을 하루 치르고 본선 이틀 36홀 스트로크를 합친 사흘간 경기로, 우승 상금은 1600만 원이다. 시즌을 마치면 랭킹 9위까지는 이듬해 KPGA에서 뛴다. 준회원의 경우 매년 성적 우수자 24명을 정회원으로 격상하고, 아마추어인 회원 지망생은 성적에 따라 매년 60명씩 준회원 자격을 부여받는다.

    3부인 프론티어투어는 4000만 원 상금이 걸린 대회를 한 해 12번 개최한다. 우승 상금은 800만 원이고, 60위가 48만 원을 받는다.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 예선, 본선에 참가하려면 경비가 늘 적자지만, 그들은 언젠가는 이정민과 이태희처럼, 더 나아가 배상문, 김세영처럼 트로피를 들어 올릴 날을 꿈꾸면서 오늘도 연습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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