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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20대 총선 D-1년 05

4·29 재보선 관악을, 총선 전초전

[화제의 선거구 | 서울특별시] 여야 일대일 구도면 19대 총선과 유사…一與多野 땐 18대 총선 결과에 수렴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4·29 재보선 관악을, 총선 전초전

역대 총선에서 서울은 전통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 등 야권 우세 성향을 보였다. 2000년 치른 16대 총선과 2004년 17대 총선, 그리고 2012년 19대 총선 결과가 거의 엇비슷했다. 다만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 치른 18대 총선 결과는 역대 총선 결과와 크게 달랐다.

16대 총선에서 서울 선거 결과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17석, 새정연의 모태인 새천년민주당이 28석을 확보했다. 당시 서울 지역 선거구는 45곳이었으나, 17대 총선 이후 48석으로 늘었다.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 의석 분포가 16 대 32였다. 19대 총선 결과는 새누리당 16석, 민주통합당 31석, 통합진보당 1석이었다. 야권연대로 19대 총선을 치렀다는 점에서 17대 총선 결과와 19대 총선 결과는 사실상 16 대 32로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 치른 18대 총선 결과는 사뭇 달랐다. 당시 ‘뉴타운 열풍’에 힘입어 전통적으로 야권 텃밭으로 여겨지던 강북 3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대거 당선하면서 40 대 8(창조한국당 문국현 1석 포함)이란 이변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5년 차에 치른 2012년 19대 총선에서 여야 의석 분포는 전통적 지지 성향으로 회귀했다.

지역구 3분의 1, 5%p 이내서 당락 갈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 4년 차에 치르게 될 2016년 4월 20대 총선의 서울 선거 결과는 어떨까. 19대 총선의 재판(再版)이 될까, 아니면 18대 총선 같은 또 하나의 이변이 연출될까. 선거 전문가들은 20대 총선 역시 19대 총선 결과에 수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4·29 재·보궐선거(재보선) 이후 제3당 출현 같은 야권 재편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제에서다.



4·29 재보선 관악을, 총선 전초전

서울 종로구에서 정세균(오른쪽) 대 정몽준 대결구도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19대 총선에서 5%p 이내 지지율 격차로 당락이 갈린 선거구는 서울 전체 선거구 48곳 가운데 15곳에 이른다. 세 선거구 가운데 한 선거구꼴로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린 것이다. 몇몇 선거구에서는 불완전한 야권연대가 당락을 가르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당시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현 정의당 대표)가 맞붙은 서울 은평을 선거는 49.5% 대 48.4% 결과가 나와 1.1%p 차로 당락이 갈렸다. 만약 2.1%를 득표한 정통민주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선거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을 박빙 승부였다. 정통민주당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소외된 한광옥 현 국민대통합위원장과 김경재 대통령비서실 홍보특별보좌관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돼 급조한 총선용 정당이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49.4%를 얻어 48.5%를 득표한 민주통합당 김영호 후보를 0.9%p 차로 누른 서대문을 선거도 마찬가지. 당시 정통민주당 홍성덕 후보는 1.1%를 득표했다. 불완전한 야권연대 결과로 최소한 두 곳의 선거 결과가 뒤바뀐 셈이다. 반면 중구와 성동갑·을, 동대문갑, 중랑을, 도봉을, 노원을 등 최소 7곳 이상에서는 야권연대 결과로 민주통합당 후보가 5%p 이내의 박빙 승리를 거뒀다.

반대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주도로 치른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명박계 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야권 후보가 신승을 거둔 곳도 있다. 중랑갑·을이 대표적. 중랑갑은 새누리당 김정 후보가 23.8%, 무소속 유정현 후보가 22.9%를 득표했고, 민주통합당 서영교 후보가 40.9%로 당선했다. 중랑을에서는 새누리당 강동호 후보가 43.6%, 무소속 진성호 후보가 4.3% 득표했고, 민주통합당 박홍근 후보가 44.5%로 당선했다. 여권 분열이 곧 야권 승리로 이어진 사례다.

야권 후보 난립=여권 대승

4·29 재보선 관악을, 총선 전초전

서울 노원병에서 재선을 노리는 안철수 의원(오른쪽)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8년 총선 결과는 40 대 8로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의 압승이었다. 여당 압승의 표면적 이유로는 ‘뉴타운 열풍’에 힘입은 강북 3구의 몰표 현상이 꼽혔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야권 후보 난립이 40 대 8의 일방적 총선 결과를 가져온 또 다른 이유였음을 알 수 있다.

18대 총선 당시 종로구에서는 한나라당 박진 후보가 48.4%로 당시 통합민주당 손학규 후보(44.8%)를 3.6%p 차로 누르고 당선했다. 이때 종로 선거구에서는 자유선진당 정인봉 후보가 4.7%, 진보신당 최현숙 후보가 1.6%를 득표했다.

중랑을에서는 한나라당 진성호 후보가 39.5%로 당선했는데, 통합민주당 김덕규 후보가 35.6%, 자유선진당 이용휘 후보가 3.7%, 민주노동당 전권희 후보가 4.7% 득표했다. 한나라당 정양석 후보가 48.2%로 당선한 강북갑에서는 민주통합당 오영식 후보가 44.6%, 창조한국당 김서진 후보가 5.7% 득표했다.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가 48%로 당선한 도봉갑에서도 고(故) 김근태 후보가 46.2%, 민주노동당 김승교 후보가 3.5%를 득표했다. 노원병에서는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가 43.1%로 당선했고,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 40%, 통합민주당 김성환 후보가 16.3%를 득표했다.

즉 야권에 유리한 선거구에서조차 야권 후보가 난립할 경우 여권 후보에게 근소한 표차로 낙선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18대 총선이 야권에 남긴 교훈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필패’였다. 4년 뒤 야권이 야권연대에 목을 맨 이유가 이 때문이다.

20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4·29 재보선에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고, 천정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광주 서을에 출마하는 등 야권에서는 또다시 ‘분열’의 싹이 커가고 있다. 관악을 4·29 재보선 결과에 따라 2016년 20대 서울 총선 지형이 크게 뒤바뀔 수 있는 셈이다.

한 선거 전문가는 “2012년 총선 이후 서울 선거 지형에 영향을 끼칠 뚜렷한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4·29 재보선 이후 제3당 출현 같은 야권 재편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서울의 내년 총선 결과는 19대 총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총선에서 눈여겨봐야 할 서울 선거구는 ‘한국의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구다. 6선에 도전하는 정세균 의원의 수성 여부와 여권에서 누가 대항마로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나섰다 낙선한 정몽준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새정연 안철수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노원병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현상’의 주역인 안철수 의원의 재선을 저지하고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관측 때문이다.



주간동아 2015.04.13 983호 (p18~19)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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