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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돈 되는 세관공매 입찰자는 몰리지만…

감정가에 범칙금 붙어 일부는 시중가보다 비싸…무턱대고 사업자등록 하면 손해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돈 되는 세관공매 입찰자는 몰리지만…

돈 되는 세관공매 입찰자는 몰리지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세관위탁물품 판매장 내부 모습. 진열된 상품들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명품이나 고가 시계를 매장 판매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세관공매에 있다면?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이러한 이유로 세관공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세관공매란 여행자 또는 사업자가 기준을 초과하거나 불법적으로 들여온 물품 중 보관 기간이 1개월 이상 지난 것, 수입물품 가운데 반입일로부터 1년이 지나고도 수입 통관이나 해외 반송이 이뤄지지 않은 것 등을 관세청에서 개인과 사업자등록업체를 대상으로 경매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물품을 현장에서 보고 입찰해야 했지만, 2005년 12월부터 물품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전자입찰(유니패스 · portal.customs.go.kr)을 도입해 온라인으로 편하게 입찰할 수 있게 하자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세관공매는 관세청에서 진행하는 체화공매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보훈공단)에서 진행하는 공매로 나뉜다. 일단 전국 각 공항에서 압수된 물품들을 전문 감정인이 감정하고, 그 가격에 범칙금을 더해 공매에 올리는 것이 체화공매다. 일주일 간격으로 6회까지 공매가 진행되는데 낙찰되지 않을 때마다 10%씩 가격이 떨어진다.

마지막 6회 공매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한 물품은 국고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한 뒤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품은 폐기하고, 심사를 통과한 상품만 위탁기관인 한국보훈복지유통사업단으로 넘어간다. 보훈공단 공매에서도 체화공매와 마찬가지로 낙찰될 때까지 열흘에 한 번씩 10%의 가격 하락 과정을 거친다.

세관공매에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관세청 웹사이트에서 공매공고를 검색해 개괄적인 정보를 살펴봐야 한다. 공매공고에는 가장 대표적인 서울과 인천공항세관을 비롯해 부산, 양산, 평택 등 전국 세관에서 예정된 체화공매 일정이 모두 올라와 있다. 한 예로 인기가 높은 주류의 경우 3월 인천공항세관에서 2015년 제1차 장치기간 경과 물품 주류 매각공고를 올렸는데, 이를 살펴보면 ‘발렌타인 17년산’ 등 각종 주류 84병에 대한 공매가 3월 19일부터 4월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 2층 FTA 고객지원센터에서 진행됐다.



체화창고에서 직접 확인해야

돈 되는 세관공매 입찰자는 몰리지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위탁 판매하는 세관공매 물품들. 시중가보다 높은 경우도 많다.

세관공매 물품은 대체로 전자입찰 사이트에 목록과 사진이 공개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사이트에 접속해 물건을 확인하려 하면, 설명이 부족한 데다 사진도 달랑 한 장만 올라와 있어 어떤 물품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일부는 매각공고에 품명이 적혀 있지만 정작 전자입찰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관심 있는 물품이라면 해당 관세청의 체화창고를 방문해 물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물품 공개는 공매입찰 하루 전 오후 1시에서 5시 사이에만 진행된다.

입찰하고자 마음먹었다면 공매 당일 선택한 물품에 대해 입찰 금액을 작성한 뒤 입찰서 제출 전 입찰금의 1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후 입찰가격이 공매 예정가격 이상인 사람 가운데 최고가로 입찰한 경우 낙찰자로 선정하고, 동점자가 발생한 경우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유찰자는 보증금 납부 시 써냈던 계좌로 보증금을 돌려받고, 낙찰자는 잔금을 납부하면 물건을 손에 넣는다. 만약 낙찰자가 대금을 완납하지 않으면 보증금은 국고 귀속 처리된다.

아무도 나서지 않아 유찰된 물품은 차후 공지 없이 다음 차수로 넘어가고, 체화공매 이후에는 보훈공단 공매로 넘어간다. 보훈공단은 인천과 양산에 물품을 모아두는 창고 두 곳과 함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세관위탁물품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입찰 희망자는 이곳에 진열된 상품을 보고 질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혹은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보훈공단은 위탁판매처로, 공매에 따른 수익은 국고 귀속분을 뺀 나머지 수수료 부분만 국가유공자를 위해 쓰인다.

물품 상태를 확인하고자 3월 30일 보훈공단 세관위탁물품 판매장을 찾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판매장 내 물품은 얼마 되지 않았다. 주류 20병 남짓과 명품가방 10여 개, 명품시계 20여 개 등이 눈에 띄었고 나머지 화장품, 장난감, 의류, 매트 몇 점이 있을 뿐이었다.

최정원 보훈공단 유통사업단 운영 · 판매 과장은 “요즘은 소비자들이 해외 직접구매를 많이 하면서 밀수도 줄어들어 물량이 많지 않다. 실제로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된 후 이곳 세관위탁물품 판매장까지 내려오는 물품이 많이 줄어든 편”이라고 설명했다.

돈 되는 세관공매 입찰자는 몰리지만…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대에서 명품가방을 검색하는 모습.

전자입찰 회원만 3만 명

인기가 많은 제품은 주류와 명품가방, 명품시계인데 진열된 상품은 일반 시중 가격보다 10~40%가량 비쌌다. 프라다 사피아노 백의 경우 크기에 따라 250만 원 안팎의 금액으로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진열된 상품은 499만 원이었다. 명품시계 로렉스 데이저스트 모델도 종류에 따라 시중 가격이 1200만 원 안팎인데, 진열된 상품의 가격은 1500만 원에 이르렀다. 이는 감정가격에 범칙금까지 합산한 가격인 데다 유찰이 몇 차례 진행되지 않아 가격 낙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과장은 “방송 프로그램과 언론에서 ‘세관공매가 돈이 된다’는 내용만 접하고 이곳을 찾는 분들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몇몇은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먼 길 왔더니 어떻게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냐’며 항의하고 돌아가기도 했다”면서 알려진 바와 실상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최 과장은 “인터넷 전자입찰 페이지를 확인하고, 유찰을 몇 차례 지켜본 뒤 구매 의사가 생기는 시점에 마지막으로 확인차 방문할 것을 권한다. 또 새 제품이 아닌 중고품도 있고, 흠집과 얼룩이 있는 물품도 있으므로 인터넷 사이트에서만 보고 입찰에 나서지는 마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세관공매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최 과장은 “현재 보훈공단 전자입찰 사이트(www.bohunshop.or.kr) 인터넷 회원 수는 3만 명에 이른다. 또 사업자등록 희망 업체 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는 마치 횡재수를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세관공매 기술을 강의하는 전문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난 탓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세관공매’를 입력하면 연관검색어로 ‘세관공매 강의’가 뜨는데 일부 학원의 경우 강의 회당 10만~20만 원씩 수업료를 받고 ‘혼자서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공매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잘만 하면 로또 수준의 돈을 벌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단 사업자등록을 하고 수입 화물을 대량으로 낙찰받은 뒤 이를 되팔아 차익을 얻으려는 사람도 있는데 물품이 없어 입찰에 나서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또 낙찰받았다 처분하지 못하면 곤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5.04.06 982호 (p50~51)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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