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6

2015.02.16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PK 출신 4인방 지역 쟁탈전 예고…나이·경륜 너무 많거나 너무 적거나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전예현 내일신문 기자 whatisnews@naver.com

    입력2015-02-13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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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2년도 안 돼 20%대로 떨어졌다. 뒤집어 해석하면 국민 10명 가운데 7명 가까이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탐탁해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통령 인기가 크게 떨어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관심사도 ‘포스트 박근혜’로 향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등이 유력 차기주자로 거론된다. 국외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본인의 손사래에도 꾸준히 차기주자로 언급된다.

    기업에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기법 가운데 하나가 ‘SWOT 분석법’이다. 기업의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을 분석해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대권을 향해 뛰는 차기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가진 강점과 기회를 살리고, 약점과 위협 요인을 제거해야 대통령선거(대선) 레이스에서 승리할 수 있다. 2017년 12월 대선을 향해 뛰는 여야 차기주자들의 강점과 약점,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SWOT)을 살펴봤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여당 지도자 프리이엄+PK 출신은 강점…강한 보수 이미지와 친박계 거부감은 부담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최대 강점은 ‘여당 지도자 프리미엄’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한 이후 본격적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들어섰다. 올해 초까지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 중 줄곧 수위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그는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PK(부산·경남) 출신. 부산에는 16명의 여권 의원이 있다(정의화 국회의장은 무소속이나 새누리당 출신이므로 일단 여권으로 분류). 이 중 일부가 ‘친박근혜(친박)계’이지만 만약 김 대표가 대선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탈 경우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칠 공산이 크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비박근혜계’를 끌어안아 당내 기반을 넓혀왔다. 또 보수혁신특별위원장에 경쟁자로 여겨지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영입해 ‘통 큰 이미지’까지 얹었다. 만약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성공해 총선에까지 혁신 바람을 일으킬 경우 김 대표는 ‘보수 쇄신 대표주자’ 브랜드를 갖게 된다.

    하지만 김 대표의 ‘보수 구심점 전략’은 약점이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김무성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겠지만 대선가도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김무성 대표의 ‘보수혁신’이 당내 경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대선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중도 실용주의’를 내세워 당선했고,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각종 공약으로 ‘중도 이미지’를 구축했다”며 “반면 김 대표는 중도를 잡아도 모자랄 판에 본인 스스로 ‘보수 아이콘’을 표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도 “김무성 대표의 ‘강보수 이미지’는 수도권 및 젊은 층의 지지율을 획득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대선 여론조사에서 올해 초까지 지지율 1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과 젊은 층을 포함한 전국 지지율이 여전히 숙제로 남은 것. 한 여론조사전문가는 “김무성 대표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획득해본 적이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확장 가능성은 있는데 문제는 너무 오래 지지율이 정체돼 있으면 치고 올라갈 탄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중의 관심이 있을 때 상승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집권 3년 차 여당 대표’의 딜레마도 안고 있다. 야당 차기 대선주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워 존재감을 드러내기 쉽다. 그에 반해 집권 여당 대표는 정권 성공을 도우면서 현재 권력과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모순된 상황을 헤쳐 나가다 오히려 스텝이 꼬일 위험이 있다. 일부 ‘친박계’ 인사는 “김 대표가 박근혜 정부 성공을 돕고 있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김 대표의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 발언을 놓고 “야당 대표가 할 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한 것이 대표적 사례.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태호 의원 등 PK 출신 잠룡들이 김 대표 지지기반을 잠식하고 있는 점은 위협 요인이다. 차기 총선은 김 대표가 대선가도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지만 결과에 따라서는 가시밭길로 바뀔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올 들어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젊은 군 장병을 만나는 ‘깜짝 이벤트’를 연출했고, 1월 새누리당 취약 지역인 전북 전주를 1박2일 일정으로 방문해 명예 전북도민증도 받았다. 약점을 보완하며 강점을 극대화하려는 김 대표의 대선 전략이 국민 마음을 얼마나 파고들지 주목된다.

    ■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

    풍부한 정치·행정 경험은 자산…낮은 인지도와 지지도 극복이 과제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의 강점은 국회의원 3선, 경기도지사 재선 경력이 웅변하는 풍부한 행정 경험이다. 정치 신인에게 흔히 제기되는 ‘아마추어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셈. 굵직한 사회적 의제에 대해 미리 학습한 것도 대선가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위원장은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맡아 여의도 정치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는 기회이자 위기란 지적이 많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성공하면 김무성-김문수 두 정치인이 모두 수혜를 누릴 수 있겠지만, 만약 실패하면 김 위원장이 더 큰 책임론에 휘말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2위’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다. 정치 분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 대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차기 대선주자군 가운데 지지율 1위는 김무성, 2위는 김문수 추세가 한동안 굳어져 왔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여권 지지층의 관심은 2위의 1위 역전보다, 강력한 야권 주자를 누를 만한 새로운 주자를 찾는 쪽으로 쏠릴 공산이 크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수도권 출신 보수의 차세대 아이콘…본선 진출 위한 당내 예선 통과가 과제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961년생으로 54세다. 김무성 대표(1951년생),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1953년생)와 비교할 때 젊고 참신하다. 더욱이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재선 서울시장을 지내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보수 지지층에서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추대할 요인을 두루 갖춘 것.

    1월 29일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권 지지층이 오 전 시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이라고 응답한 35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무성 대표가 1위(25.3%)였고, 오 전 시장이 14.9%로 2위를 차지한 것(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 대상, 컴퓨터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한 임의전화걸기(RDD)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오세훈 전 시장이 2011년 8월 시장직 사퇴 이후 3년 반 이상 정치적 공백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은 고무적이다.

    새누리당의 ‘친이(친이명박)’ ‘친박’계 갈등 속에서 중간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그에게 기회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존재는 새누리당 내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 더욱이 그의 시장직 사퇴로 박원순, 안철수라는 두 명의 야권 차기주자를 키웠다는 원죄도 안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그의 현실 정치 재개에 관심을 갖더라도 정작 새누리당 내에서 그를 따뜻하게 안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가 국내 정치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동안 여권 내에는 차기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여럿 부상했다.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위원장, 여기에 경기도지사, 제주도지사로 나가 있는 ‘남경필’ ‘원희룡’ 두 지사도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차기 경쟁구도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권 내에 차기 대선주자급 인재풀이 넓어진 상황에서 ‘반드시 오세훈이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점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정치는 생물이라 여론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최근 증세 없는 복지 논쟁 와중에 여권과 국민 사이에서 오 전 시장의 3년 반 전 시장직 사퇴에 대한 진정성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그의 차기주자 부상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 요인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강력한 친노 지지기반…강점이자 표의 확장성 가로막는 약점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강점은 높은 인지도와 강력한 지지층이다. 그에게는 바위처럼 단단한 지지그룹, 즉 ‘친노’(친노무현)가 존재한다. ‘친노’ 그룹은 쉽게 지지를 철회하거나 다른 주자로 옮겨가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게다가 ‘고공전’에도 능하다. 뉴미디어 기술과 감성전략을 잘 활용하는 데 ‘친노’만한 집단도 없을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 대표가 야권 취약 지역인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그의 대선가도를 밝게 하는 요인이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 등 PK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면 부산발(發) 문재인 바람이 불 개연성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부산대첩’을 벌여야 할 맞상대 역시 부산 출신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이기 때문.

    문 대표의 약점은 역설적으로 지나치게 강한 ‘친노’ 이미지다. ‘친노 트라우마’를 가진 원내외 정치인들이 그를 경계하고 있다. 게다가 호남 지역 일부 인사는 노골적으로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그가 여전히 ‘친노 프레임’에 갇힌 행보를 보일 경우 야권 내부에서부터 문재인 리더십을 흔들려는 시도가 표면화할 공산이 크다. ‘범비노(비노무현)’ 인사들이 ‘친노 필패론’을 주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즉 ‘친노’는 그에게 기회이자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문 대표는 친노 프레임을 깰 기회를 쥐었다.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당선하면서 당직 인선권과 향후 총선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된 것. 그가 ‘탕평인사’를 통해 ‘친노-비노 논란’을 종식하고 인재 영입을 통해 외연 확대에 성공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뀔 수도 있다.

    ■ 박원순 서울시장

    PK 출신 재선 서울시장 강점…뚜렷한 성과 안 보이고, 당내 취약한 기반 한계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점은 ‘재선 현직 서울시장’이라는 점이다. 재선은 풍부한 행정 경험을, 현직 서울시장은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상징한다. 더불어 그는 다른 야권 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출신으로 ‘여의도 정치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층’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선거운동 당시 배낭 차림, 서울시 직원들과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은 ‘탈권위주의적’ 면모로 호응을 얻고 있다. 그의 경력과 이미지를 보면 기성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이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부분이 비교적 적다.

    하지만 최근 정국은 차기주자로서 박 시장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박근혜 정부 3년 차를 맞아 최근 중앙정치권이 요동치면서, 상대적으로 박 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많이 떨어진 것. 중앙정치권에서 크고 작은 이슈가 쏟아지다 보니 서울시에서 여러 정책을 내놔도 그리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경쟁관계에 있는 문재인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월 9일 리얼미터의 2015년 2월 1주 차(2~6일) 주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문재인 대표가 1.0%p 상승한 18.5%로 1위를, 박원순 시장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여 1.3%p 떨어진 13.3%로 2위를 차지했다. 박 시장은 여전히 상위권에 랭크돼 있지만 앞서 있는 문 대표와 비교할 때 그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의 격차는 전주일 대비 2.3%p 더 벌어진 5.2%p를 기록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높은 인지도, 옅은 지역색, 노·장·청 고른 지지 3박자…취약한 당내 기반 한계

    차기 대선주자 SWOT 분석해보니…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강점은 독보적인 ‘젊은 층과의 소통 능력’이다. ‘안철수 현상’의 진원지이자 그의 별명 ‘안쌤’을 만든 이들이 바로 청년층이다. 더불어 그는 희생과 양보의 자산을 갖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에게,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에게 이른바 ‘통 큰 양보’를 했다.

    그는 ‘친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노’(반노무현) 인사도 아니다. 계파 프레임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워 표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더불어 부산 출신이면서도 지역색이 옅어 호남이든 수도권이든 특정 지역 출신이란 반감을 살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

    반면 안철수만의 독특한 이력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잦은 양보로 대중이 그의 권력 의지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 다른 주자들에 비해 조직력도 느슨하고 약한 편이다. 안 의원의 핵심 참모 출신 인사는 “대선 이후 캠프 출신 대다수가 뿔뿔이 흩어졌고, 그와 함께 내년 총선 진출을 모색하려던 일부 신예도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과 손잡고 탄생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첫 공동대표로서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도 그에겐 상처로 남아 있다. 다만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킨 유권자들이 아직 ‘안철수 카드’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권에서는 밀려났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게다가 그는 두 번의 큰 선거를 통해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충분히 올려놓았다. 반등의 기회를 잡으면 지지율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갑을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벤처신화’ 주인공으로 ‘부정부패와 거리가 먼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구축한 점도 다른 정치인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뚜렷한 차기주자 부재 속 글로벌 지도자 이미지 구축…고령과 취약한 국내 기반이 약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장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1944년생으로 물리적 나이는 적잖지만, 정치적 이미지는 신선하다. 화려한 경력을 갖췄으면서도 국내 정치판에 낀 적이 없어 새로운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고, 그의 ‘유엔 사무총장’ 이력은 ‘글로벌 프리미엄’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후광효과가 있다.

    △글로벌한 리더 △국내 정치의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 초연함 △세계인이 존경할 만한 한국인이라는 그의 지위는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유독 높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이 정치 지도자에게 바라는 바람(로망)과 맞닿아 있다.

    그의 글로벌 이미지와 안정감은 보수층에게 어필하고, 참여정부 외교부 장관 경력은 진보층이 ‘우리 편’이라고 해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엄경영 대표는 “반 총장은 외교력과 정치력, 북한 관리 능력 등 국가운영에 필요한 통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 총장이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은 한계이자 강점이 될 수 있다. 견고한 지역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은 약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도 비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반기문 현상’과 ‘대선주자 반기문’은 따로 놓고 봐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반 총장의 부상은 마치 ‘안철수 현상’처럼 기성 정치권에 대한 환멸 속에서 나타난 흐름일 수 있기 때문. 따라서 꼭 반기문이 아니어도 대중의 욕구를 채워줄 새 인물이 나타나면 대중의 관심은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 지난 연말 새누리당 일부 ‘친박계’에서 반 총장을 ‘차기 지도자감’으로 띄우자, 그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사전 접촉설’을 흘리며 맞불을 놓았다. 여야 모두 그를 원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반기문 카드’가 필승카드여서라기보다 ‘남 주기 아까운 카드’란 인식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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